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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이슈 최저임금 인상과 갈등

최저임금 결정 이원화 확정…‘기업 지불능력’ 결국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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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부, 결정체계 개편안 발표

‘신설’ 구간설정위가 변동 폭 정해

결정위에서 최저임금안 심의·의결

청년·여성·소상공인 등 포함 명문화

결정기준 ‘고용에 미치는 영향’으로

노동계 “표현만 달라” 경영계도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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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심의 때 전문가들이 모여 먼저 심의구간을 설정한 뒤 이 구간 안에서 노·사·공익위원들이 결정하는 방식으로 최저임금 결정체계를 이원화하는 정부 개편안이 확정됐다. 초안에 추가돼 논란이 된 ‘기업 지불능력’은 ‘고용에 미치는 영향’으로 바뀌었다.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은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안을 발표했다. 신설되는 구간설정위원회는 최저임금이 노동시장 등에 끼치는 영향을 관찰하고 분석해 최저임금 변동 폭을 결정하는 기능을 한다. 연중 상시 운영되며 노·사·정이 추천한 9명의 전문가위원으로 구성된다. 위원들은 노·사·정이 5명씩, 모두 15명을 추천한 뒤 노·사가 이 가운데 3명씩, 원하지 않는 6명을 제외해 9명을 남기는 방식으로 선정한다. 현행 일원화 구조에서는 노·사 당사자가 전문가를 추천하는 방식이 아니라 당사자 대표로 결정에 참여해왔다.

개편안의 결정위원회는 구간설정위가 정한 심의구간 안에서 최저임금안을 심의·의결한다. 현행 27명(노·사·공익 각 9명)인 위원 수는 21명(각 7명)으로 줄어든다. 지금은 관행으로 추천해온 청년·여성·비정규직·중소중견기업·소상공인 대표를 노·사위원 선정 때 포함시키는 것이 명문화된다. 지금은 공익위원 9명 전부를 정부가 추천하는데, 개편안에서는 공익위원 7명 가운데 4명을 국회가, 나머지 3명을 정부가 추천한다. 임 차관은 “(노·사가 대립하는 경우 사실상 결정권을 쥔) 공익위원 9명 전부를 정부가 추천해 결정 과정이 정부 편향적이란 지적이 많았다. 전반적으로 정부 입김을 줄이는 방향으로 고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초 개편안 초안에 추가된 결정 기준인 ‘고용 수준, 기업 지불능력’은 ‘고용에 미치는 영향’으로 바뀌었다. 초안에 대한 의견수렴 과정에서 기업 지불능력이 “객관성, 구체성이 부족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진 데 따른 결과다. 위축된 고용률 통계가 최저임금 속도조절론의 근거가 되어온 맥락에서 ‘고용에 미치는 영향’ 기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물가인상률 등을 변수로 하는 최저임금 결정산식을 만들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중장기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임 차관은 “구간설정위의 전문가들이 고용률이나 최저임금의 수준별·업종별 영향, 경제성장률 등을 다양하게 고려해 어떤 기준이 적합한지 구체적으로 찾아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용부는 지난달 7일 초안 발표 뒤 전문가토론회 두차례와 국민토론회 한차례 등을 열어 공론화 작업을 벌였다. 9539명이 참여한 온라인 의견수렴도 했는데, 77.4%가 결정체계 이원화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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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은 해마다 3월 말 고용노동부 장관이 최저임금위원회에 이듬해 최저임금에 대한 심의 요청을 하면, 8월5일까지 위원회가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게 된다. 일정상 정부 개편안이 내년 최저임금 심의 과정에 적용되려면 늦어도 3월 말까지는 국회에서 관련 법이 통과돼야 한다.

한편 한국노총은 성명을 내어 “최저임금 결정 당사자를 배제한 채 공익(전문가)위원들로만 구간설정위를 구성해 노사 자율주의를 훼손했고 ‘고용 수준’은 표현만 다르게 ‘고용에 미치는 영향’으로 바뀌어 결정 기준의 하나로 포함됐다”며 “형식적 의견수렴을 명분으로 법 개정을 강행하려는 시도를 지금이라도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경총, 대한상의 등 경영계는 ‘기업 지불능력’이 결정 기준에서 빠진 데 대해 “매우 유감”이라며 “결정체계 개편의 취지를 본질적으로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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