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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대 만성 염증성 장질환 환자 계속 증가
-육식과 즉석식품 섭취가 증가한 것이 원인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고등학생 김 모군은 대변을 참기 어려워 수업 시간 도중에도 화장실을 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남들보다 속이 예민해 배탈이 나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최근에는 혈변까지 발생했다. 항문 외과를 찾았지만 치질이 아니었다. 소화기내과에서 여러 가지 검사를 해본 결과 크론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크론병은 만성 염증성 장질환의 하나로 소화관 모든 부위에서 발생할 수 있다. 설사와 복통이 흔한 증상으로 나타나며 혈변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특히 최근에는 10~20대 젊은 연령에서 증가세가 뚜렷하다.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차재명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크론병은 10대 발병률이 2009년 10만 명 당 0.76명에서 2016년 1.3명으로, 20대는 0.64명에서 0.88명으로 증가했다. 반면 다른 연령대는 소폭 증가하거나 감소했다.
차재명 교수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육식과 즉석식품의 섭취가 증가한 것이 발병률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에는 염증성 장질환을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도 많았지만 최근에는 질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조기에 진단이 되는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젊은 나이에 크론병이 생긴 경우 더욱 조심해야 한다. 증상부터 예후까지 다양한 측면에서 40대 이상 환자보다 좋지 않기 때문이다. 40세 이후에 크론병이 발병하면 증상도 비교적 경미하고 경과도 좋은 편이지만 10대에 발병한 경우 증상이 심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복통, 설사에 자주 시달리고 장에 염증이 생기면 영양분의 흡수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체중감소나 성장부진 등이 생길 수 있다. 때문에 설사, 복통, 식욕부진, 체중감소 등이 한 달 이상 지속된다면 크론병을 의심해보고 빠른 검사 및 치료가 필요하다.
한편 크론병 환자는 항문주위 질환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고름 주머니인 농양은 크론병 환자 15~20%에서 생기며 장에 구멍이 나서 샛길이 나는 누공은 환자 중 20~40%에서 생길 정도로 흔하다. 이외에는 장이 좁아지거나(협착), 막히는(폐쇄)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크론병은 증상, 경과, 내시경 검사, 조직검사 등을 종합해 진단한다. 차 교수는 “문진과 진찰만으로 100% 확진할 수는 없기 때문에 여러 검사를 통해 크론병을 진단한다”며 “크론병은 완치가 되지는 않는 대신 위장관의 염증을 조절해 증상이 없고 점막이 치유되는 상태로 만드는 것을 치료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크론병은 급성기가 아니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단 병이 악화된 급성기에는 지나치게 피로를 유발하거나 복통, 관절통 등의 증상을 악화시킬 정도로 격렬한 운동은 제한하는 것이 좋다. 장거리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사전에 주치의와 상의하고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약의 이름과 성분, 용량을 인지하고 비상약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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