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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한국과 중국, 주식과 외환이 따로 노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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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자료=코스콤 CHECK, 중국 상하이지수 흐름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최근들어 중국 주가지수 오름세가 강화할 때 국내 주식시장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양상이 자주 나타나고 있다.

한국의 최대 교역대상국인 중국 주가의 회복세에 국내 시장이 별로 탄력을 못 받는 것이다.

지난해 미중 무역 갈등이 격화되면서 중국 수출이나 주가지수가 부담을 드러낼 때 국내도 타격을 입었다. 이에 따라 중국 상황이 나아지면 국내 경기나 주가 흐름도 좋아질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금융시장에서 나타나는 양상은 한중 차별화다. 중국 주가지수가 연초 이후 크게 오르고 국내도 오른 상태지만, 최근 국내 주가지수는 중국과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때가 많다.

미중 협상이 원만히 이뤄지면, 중국이 미국산 수입품을 늘릴 수밖에 없어 한국의 타격이 예상된다는 진단, 중국A주의 MSCI 편입비중 확대 등으로 국내 주식시장 수급이 우려된다는 예상 등도 나오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최근 중국과 한국의 주식과 환율 움직임이 상반된 쪽으로 흐르는 경우가 많아졌다.

중국과 차별화된 주가와 환율

올해 들어 6일 현재까지 코스피지수는 6.6% 가량 올랐다. 지난 1월 외국인 자금이 대거 들어오면서 예상치 못한 반등세를 보이다가 2월에는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다.

그런 뒤 이달 들어서는 코스피시장에도 미세먼지가 짙어졌다. 전달 마지막 거래일 40p 가량 급락한 뒤 현재 5일 연속으로 지수가 떨어지고 있다.

반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2483.09에서 현재는 3100선까지 뚫고 올라왔다. 상하이지수는 올해 들어 전일(3102.10)까지 25% 상승했다.

중국 주식시장의 대표지수와 국내 시장의 대표지수의 상승률 차이가 3배를 훌쩍 넘는 것이다. 국내 주가지수는 1월만 하더라도 신흥시장에서 가장 힘이 좋아 보였지만, 지금은 기세가 꺾인 모습이다.

지난 1월말 1112원까지 하락했던 달러/원은 현재 1130원 근처로 올라왔다. 최근 코스피 하락과 함께 달러/원은 5일 연속 상승세다. 지난해 말 1115원대에서 올해 들어 13원 남짓 올라와 달러에 대한 원화 가치는 떨어졌다.

달러/위안은 최근 6.70위안 내외에서 등락 중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 6.87위안과 비교하면 위안은 강세 흐름을 이어간 것이다. 원화와 위안의 동조화도 많이 약해진 셈이다.

■ 한국이 중국과 같이 가지 않는 이유

지난해 하반기 미중 무역갈등으로 한국과 중국 주식시장, 환율 등이 동일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변했다.

우선 가장 기본적으로 펀더멘털 차이가 작용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엿보인다.

A 증권사 한 관계자는 "국내 수출이 최근 극심한 부진을 보이고 있다"면서 "중국 수출도 타격을 입었지만, 국내 수출경기를 이끄는 반도체의 부진 등이 유독 두드러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대대적인 경기부양정책을 펴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 상황과 기대 측면에서 중국이 좀더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것 아닌가 한다"고 밝혔다.

국내 역시 최근 재정정책을 강화하는 등 정부의 역할이 커졌지만 시장 흐름만 보면 중국 정책이 상대적으로 더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아울러 중국의 경기 상황이 나아지면 국내 수출 상황도 나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 과거보다 떨어진 것 아닌가 하는 지적이다.

B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미중 무역갈등이 합의 쪽으로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미중의 무역수지 적자 해소는 반도체 등 국내 수출기업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중국이 올해 6%를 하단으로 한 성장을 자신할 수 있는 반면 한국의 경우 불확실성이 더 크다는 점 등을 거론하기도 한다.

여기에 MSCI 신흥 지수의 중국 비중 확대에 따른 한국 주식수급의 부정적인 영향 등도 봐야 한다.

C 운용사의 한 주식매니저는 "중국A주의 MSCI 비중 확대가 국내 수급에 얼마나 악영향을 미칠지 애매한 면이 있지만, 나쁜 재료임에는 틀림없다"고 말했다.

또 중국이 자본시장 개방을 앞당기는 만큼 이에 따른 원화와 위안화의 동조화 성격에 다소간 변화가 올 수 있다는 진단도 보인다.

김두언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한중 동조화가 깨지는 데엔 여러가지 주장이 있다. 우선 위안화 강세가 되고 중국 자본시장 개방이 앞당겨지면서 그 동안 위안화의 프락시 통화 역할을 했던 원화의 위치가 변할 것이란 시각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미중 합의 이후 중국이 반등해도 한국이 수혜를 보는 흐름이 아닐 수 있다는 관점도 있다"고 밝혔다.

미국 당국이 위안화 안정을 원하는 점 등도 달러/위안이 하락한 데 기여를 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인민은행의 추가적인 정책 완화 등에 대한 기대도 있을 수 있다.

■ 미중 무역협상 타결은 주식에 우호적인 재료긴 한데...

다만 지난해부터 계속해서 미중 무역갈등이 국내 주식시장의 악재였던 만큼 두 강대국이 합의에 도달한다면 국내 주식시장은 분위기 반전을 꾀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강하다.

미중이 원만하게 무역갈등을 해결하면 어찌됐든 주식시장에 호재가 될 확률이 크다는 관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단 최근 각종 핑계를 대면서 차익실현을 하고 있어 주가지수 상승탄력이 둔화됐다는 진단도 보인다.

D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투자자들이 기업실적 우려, 중국 A주 MSCI 편입비중 확대에 따른 수급 우려 등을 핑계로 대면서 차익실현을 하는 모습"이라며 "이러면서 최근 주가 상승탄력이 둔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지수가 훅 빠지지도 않는다. 이런 분위기 속에 개별종목 장세가 되다보니 지수가 갇혀 있다. 대형주 중심으로 지수 플레이할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개별 종목으로 수익률 게임을 하는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아무튼 중국 주가가 크게 오르는 모습을 보면서도 국내 주식시장의 상승탄력이 둔화된 데엔 이전에 중국을 바라보던 시각에 변화가 오고 있기 때문이라는 인식이 적지 않다.

김두언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을 보는 관점에 이견이 생겼다는 점에서 최근 한중 시장 동조화가 깨지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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