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정취 물씬 시간여행 명소로
서울에서 연희네슈퍼를 방문한 노혜정씨가 남녀 주인공이 앉은 평상에 엄마와 함께 앉아 추억을 만들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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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왔어요?” “그날이 오면’악보를 건네면서 너 포섭하려 왔지 우리 동아리 들어와.”
연희네슈퍼는 2017년 12월 말 개봉해 관람객 700만명을 넘긴 영화‘1987’에서 강동원이 대학 후배이자 신입생인 김태리(연희)를 대학 동아리에 가입시키기 위해 전남 목포까지 내려와 슈퍼 앞 평상에 앉아 만남과 추억을 그린 정서적인 장소로 표출된 장소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연희네 슈퍼는 최근 무소속 손혜원 의원 목포 투기의혹으로 화제가 됐던 목포근대역사건물이 산재한 지역인 원도심 서산동 시화골목 입구에 위치한 곳으로 영화에서는 전반부에서부터 후반부까지 중요한 역할을 한 촬영지다. 경찰조사를 받던 22세 대학생 박종철 열사가 고문으로 숨지는 등 1980년대 민주항쟁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의 생활터전인 셈이다. 영화에서 교도관 역할의 한병용(유해진)이 수감중인 민주화 인사들과 내통하면서 형사들에게 무자비하게 끌려가고, 조카 연희와 나누는 대화나 유씨가 연희 엄마인 누나랑 티격태격 싸우는 사랑이 담겨있는 곳이기도 하다. 영화 하반부에는 연희가 우연히 이 열사가 피를 흘리고 숨졌다는 내용을 신문을 통해 보고 시위현장으로 뛰어가는 모습은 관람객에게 감동을 선사했던 장면이다.
연희네슈퍼에서 단체 관광객들이 사진을 촬영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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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부모님을 모시고 이 곳을 방문한 노해정(49)씨는“최근 영화를 보고 많이 울었고, 마음 속에 많이 남아 목포를 방문하게 되었다”며“90대 노부모와 함께 한 3박4일 여행이 처음이지만 음식과 거리가 다 맘에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서울 여고생 1년이던 1987년, 최루탄이 난무하는 거리였기에 대학 시위대 학생들에게 욕도 많이 했는데 영화를 보면서 충격적이었고 많이 부끄러웠다”며“주인공들이 앉은 자리에 엄마랑 같이 사진을 찍은 시간여행은 참 좋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영화속 연희네 슈퍼는 목포 서산동 보리마당과 시화골목 오르막길 입구에 위치한 곳으로 5ㆍ18 광주민주화운동과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으로 이어진 1980년대 정취가 가장잘 묻어난 곳이다. 특히 언덕이 있는 항구도시 작은마을 연희네슈퍼 인근에는 빨간색 공중전화박스와 택시(스텔라) 등이 배치됐다. 연희네슈퍼는 현재 장사를 하지 않지만 건너편 백양세탁소는 50년 전 세탁소 내부를 리모델링해 알사탕과 껌, 과자, 달고나 등 추억의 과자류를 판매하고 있으며 옛 교복과 교련복을 갈아입기 체험도 하고 있다. 또 연희네 슈퍼 뒤편에는 일제시대 방공호가 있어 복고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곳이다. 주말 평균 200~300여명이 찾고, 여름철에는 500~600명이 찾는 이곳은 시간여행장소로도 인기다. 오래된 전화기, 하이틴 잡지책, 보리차병, 낡은 흑백 TV, 라디오, 해태껌, 화장지로도 사용했던 달력, 담배(아리랑, 한산도), 추억의 과자 등이 진열돼 있다.
목포해설사 전영자(54)씨는“관광객들이 30~40년 전을 회상하며 동행한 자식들에게 설명하는 등 자신만의 여행에 빠지게 된다”며“실제로 별 것은 없는데, 가슴이 뭉클하고 감동을 받아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같이 희열도 느낀다”고 자랑했다.
연희네슈퍼 내부에는 30년 전 추억의 과자나 물품 등을 통해 시간여행이 안성맞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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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글ㆍ사진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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