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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OECD 한국 선행지수의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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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경기 비관론이 득세하는 가운데 OECD의 한국 경기선행지수(CLI)가 2개월 연속으로 반등해 주목을 끌고 있다.

1월 OECD의 한국 경기선행지수는 98.96을 기록했다. 지난 12월 데이터가 발표될 때만해도 20개월 연속 하락 중인 상황이었지만, 1월 지표 발표와 함께 2개월 연속 반등한 것으로 수정됐다. 12월 지수는 98.87을 나타냈다.

글로벌하게 보면 여전히 선행지수가 하락 중이다. 미국, 중국, OECD 선행지수 모두 하락세를 지속 중이다.

다만 수출 위주의 한국 경제가 글로벌 경제에 대해 선행성을 띤다는 점 등에서 2개월 연속 반등에 의미를 부여하는 시선들도 엿보인다. 국내 경기의 바닥 시그널이 나왔다면서 기대를 품는 것이다.

OECD 선행지수를 세부적으로 보면 우선 자본재 재고가 빠르게 감소하며 국내 내수사이클이 반등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게 한다. 제조업 재고증가율이 둔화되는 가운데 출하의 감소폭도 축소되며 재고순환지표 역시 개선됐다.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도 나아졌다.

이러다 보니 국내 수출이 여전히 부진을 보이고 있으나 추가적인 악화보다는 바닥을 찍고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란 관측들도 엿보인다.

다만 비관론도 여전하다. 일각에선 선행지수의 페이크 신호에 속을 필요 없다는 말도 하고 있다. 또 글로벌 선행지수가 하락하는 국면에서 한국 지수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무리라는 진단도 보인다.

한편 지난 달 반등으로 나타난 중국 경기선행지수는 데이터가 수정되면서 2017년 7월 이후 하락세를 지속 중으로 정정됐다.

■ 한국 OECD 선행지수 반등, '경기 반등 신호' vs '과도한 해석은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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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경기선행지수는 재고순환지표, 제조업기업경기전망, 자본재재고, 순교역조건, 코스피, 장단기금리차 등 6개 항목으로 이뤄져 있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경기선행지수는 재고순환지표, 소비자기대지수, 기계류내수출하지수, 건설수주액, 수출입물가비율, 구인구직비율, 코스피지수, 장단기금리차 등 8개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내용물 가운데 재고순환지표와 코스피, 장단기금리차 등 3개 항목이 같다. 순교역조건은 수출입물가 비율과 사실상 동일선상에서 봐도 된다. 즉 4개 정도의 구성항목이 동일하기 때문에 통계청이 발표하는 선행지수도 조만간 반등을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정희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OECD 경기선행지수를 이끈 재고순환지표는 통계청 경기선행지수를 구성하는 세부항목"이라며 "자본재 재고 하락 역시 기계류 내수출하로 이어질 수 있는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통계청 경기선행지수의 8개 구성항목 중 설명력이 높은 기계류 내수출하와 소비자 기대심리, 코스피지수, 장단기 금리차의 개선세가 계속 확인되고 있는 만큼 경기선행지수의 반등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 세부항목 중 신규주문과 재고 스프레드는 국내 수출증가율에 선행하는 흐름을 보이는데 최근 크게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다"면서 "국내 수출경기 역시 추가적인 부진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완화적인 통화정책, 중국의 적극적인 재정정책 등도 기대감을 키우고 있는 가운데 OECD 선행지수가 올라오자 기대감이 경기의 바닥권 탈출을 기대하는 관점들이 나오는 것이다.

아울러 중국과 유로존 선행지수의 '하락폭'이 축소되는 상황이어서 2분기엔 글로벌 경기선행지수도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

하지만 국내 재고 레벨이 하락하고 출하 증가율이 재고 증가율을 상회해 경기 기대감을 높인 면이 있지만, 과도한 해석을 경계하는 모습도 엿보인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다른 나라들의 선행지수가 하락한 것과 달리 한국의 선행지수가 상승한 것을 두고 한국 경제가 유독 기대된다는 식의 해석을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 경기선행지수에 포함되는 재고와 재고순환지표는 가격을 반영하지 못하고 물량만을 반영한다"면서 "이는 ASP나 마진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의미다. 한국처럼 반도체 가격이나 정유제품 스프레드가 중요한 제조업 수출국가에서 이는 경기를 확인하기 충분치 않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4년 말~2015년 초에도 한국만 선행지수가 오른 적이 있었지만, 막상 실제 경기 방향이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만큼 이번 지수 반등에도 적극적인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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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선행지수 반등..중국 상황 같이 보면서 주시

선행지수의 경우 수정이 많이 되지만 일단 어느 정도 의미는 부여하면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

OECD가 발표하는 경기선행지수는 매달 수치가 재계산돼 발표된다. 장기 추세요인과 단기 변동요인을 HP 필터링하기 때문에 이미 발표된 숫자도 매달 크게 바뀌는 경향이 있다.

OECD의 한국 선행지수가 반등했지만, 중국 쪽의 변화와 맞물릴 때 경기 회복세에 보다 힘이 실릴 수 있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한국 OECD선행지수 반등은 의미가 있어 보인다"면서 "아울러 하반기 중국 경기의 반등 가능성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 중국 경기 반등이 우선돼야 보다 적극적인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중국 선행지수는 지난 12월 수치가 반등한 것으로 발표된 바 있지만, 하락으로 수정됐으며 1월 수치도 추가 하락한 것으로 발표됐다. 12월 98.34에서 1월 98.31로 내려왔다.

미중 무역갈등 해소가 향후 중국 경기에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일단 최근 낙폭이 줄어드는 데 의미를 두는 모습도 보인다.

김지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OECD 선행지수 하락이 길어지고 있지만 전월차 축소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 선행지수 세부항목 중 상해거래소 회전율이 2월 중 42개월래 최고치로 높아진 점 등이 긍정적인 부분"이라며 "중국의 OECD 선행지수는 2월에 다시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 심리회복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한국 선행지수가 반등해 국내경기가 저점은 지나고 있다는 기대를 가져볼 만하다"면서 "선행지수 세부 항목 중 코스피와 장단기 금리차가 선행지수 반등에 크게 기여했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들 항목의 현재까지 흐름이 양호해 선행지수 반등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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