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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이슈 불붙는 OTT 시장

광고·스포츠중계 안해! 넷플릭스의 마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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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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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는 앞으로도 광고를 도입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또 뉴스, 스포츠 등 생중계 콘텐츠 없이 TV드라마와 영화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전 세계에 스트리밍 구독 혁명을 일으키고 있는 넷플릭스의 리드 헤이스팅스 최고경영자(CEO)가 18일(현지시간) 전 세계 기자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랩스데이' 행사에서 향후 TV드라마, 영화 등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전념한다는 미래 전략을 밝혔다. 또 조선시대 좀비를 다룬 드라마 '킹덤'이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자 한국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작하고 투자를 늘리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했다.

헤이스팅스 CEO는 이날 사업모델 변화를 묻는 매일경제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1억4000만명 가입자가 한 달에 평균 10달러를 낸다. 이 금액으로 콘텐츠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며 "지난 20년간 성장 가도를 달려왔다. 아마존은 40억~50억달러를 콘텐츠에 투자하지만 넷플릭스는 2배 넘는 140억달러를 투자한다. 콘텐츠 제작에 집중한 것이 성장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올해 약 120억~140억달러(약 13조5552억~15조7200억원)를 콘텐츠 제작에 투자할 예정이다. 이 금액을 아마존이나 훌루 등 경쟁사처럼 스포츠 중계권 확보나 뉴스 채널 추가에 쓰지 않고 오리지널 TV드라마와 영화 제작에만 투자한다는 뜻이다. 헤이스팅스 CEO는 "(경쟁은) 넷플릭스 비용에 영향을 미친다. 콘텐츠 제작에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헤이스팅스 CEO는 애플이 다음주에 발표할 새로운 스트리밍 서비스에도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애플은 훌륭한 회사다. 하지만 우리 콘텐츠를 넷플릭스에서만 보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애플이 구독 서비스를 시작하더라도 넷플릭스를 애플을 통해 가입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헤이스팅스 CEO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에서 '스트리밍 콘텐츠 전쟁'이 벌어지는 상황이어서 주목받았다. 디즈니, AT&T(위너브러더스), 컴캐스트(NBC유니버설), 애플이 올해 각각 넷플릭스 대항마를 출시한다.

실제 애플이 오는 25일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리스 위더스푼 등이 출연하는 드라마 등 최소 11편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포함된 스트리밍 서비스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디즈니는 픽사, 마블, 스타워즈, 내셔널지오그래픽 등을 묶어 연말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 플러스'를 시작한다. 워너미디어(위너브러더스, HBO, CNN)를 인수한 AT&T도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를 연내 출시하며 컴캐스트 NBC유니버설은 광고가 포함된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전략을 밝힌 바 있다.

넷플릭스는 한국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헤이스팅스 CEO에 이어 넷플릭스의 2인자로 불리는 테드 서랜도스 최고콘텐츠책임자(CCO)는 "한국 콘텐츠는 최고의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가장 한국스러운 콘텐츠인 '킹덤'은 아시아 외에도 미국 러시아 등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구체적 숫자를 밝힐 수는 없지만 한국 콘텐츠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규모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넷플릭스는 한국 드라마로서는 처음으로 '킹덤' 시즌2 제작을 확정했으며 '페르소나' 등도 곧 공개할 계획이다. 서랜도스 CCO는 "'킹덤'은 한국 전통 의상이 등장하고 무술, 좀비 등 독특한 문화적 배경이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워낙 퀄리티가 뛰어나서 당초 예정에 비해 4개월 늦게 완성도를 높여 개봉했다. '가장 한국적(로컬)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넷플릭스에서 의도적으로 한국 전통문화를 희석하는 내용을 포함했다면 성공하지 못했을 것으로 본다. 토속적이고 진정성 있는 콘텐츠가 해외로 나가는 데 더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또 "그동안 한국 콘텐츠가 해외로 대규모로 뻗어 나갈 만한 무대가 없었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대규모 배급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서 '킹덤'처럼 한국적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릴 계기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LA = 손재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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