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는 지난 2012년 2월부터 자사가 직접 제작, 배포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하며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콘텐츠 제작까지 영역을 넓혔다. 지난해 75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넷플릭스 제작 영화 ‘로마’가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는 등 오리지널 콘텐츠의 완성도 또한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넷플릭스에 하나 둘 도전자가 생기고 있다. 그 중 오리지널 콘텐츠 강자 디즈니와 하드웨어 강자 애플은 넷플릭스가 독주해 온 스트리밍 시장에 진출한다. 디즈니와 애플이 넷플릭스의 아성을 흔들 수 있을까.
◇ ‘세계적 인지도’ 디즈니, 오리지널 콘텐츠로 승부
2017년 8월 디즈니는 기존에 넷플릭스에게 제공해오던 자사 콘텐츠를 철회하겠다고 발표하며 디즈니만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2019년 현재 넷플릭스에 남아있는 디즈니 콘텐츠는 마블 히어로 시리즈 ‘퍼니셔’와 ‘제시카 존스’ 뿐으로 이마저도 새로운 시즌은 만들어지지 않을 예정이다.
대신 디즈니는 자사 콘텐츠를 온라인에서 스트리밍으로 시청할 수 있는 새로운 스트리밍 플랫폼 ‘디즈니+’를 준비하고 있다. 이에 여러 매체들이 과연 콘텐츠 공룡 디즈니가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의 터줏대감 넷플릭스를 이길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 6일 CNBC는 JP모건 애널리스트 알렉시아 쿼드래니가 "디즈니의 새로운 스트리밍 서비스가 1억6000만명의 가입자를 모을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보도했다. 쿼드래니는 디즈니 스트리밍의 장점으로 ‘필적할 수 없는 브랜도 인지도’와 ‘광대한 프리미엄 콘텐츠’를 제시했다. 또한 쿼드래니는 "이미 디즈니가 넷플릭스에 대한 모든 콘텐츠 공급을 중단했을 때 단기적 매출보다는 장기적 매출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며 "아직 구체적인 가격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디즈니는 디즈니+의 가격을 넷플릭스보다 확연히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고 예상했다.
확실히 디즈니+는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장점이 있다. 여러 외신 매체에 따르면 디즈니의 폭스 인수 효과는 오는 20일부터 발생한다. 그렇게 된다면 디즈니는 기존의 ‘마블’, ‘스타워즈’, ‘픽사’ 프랜차이즈에 더해 폭스의 ‘엑스맨’, ‘아바타’, ‘심슨네 가족들’ 등의 콘텐츠 소유권까지 가지게 된다. 만약 이러한 영상들의 온라인 스트리밍을 디즈니+가 독점한다면 많은 유저들이 디즈니+에 끌릴 수 있다.
지난 7일 밥 아이거 디즈니 CEO는 투자자 미팅에서 "디즈니+가 디즈니의 모든 영상 라이브러리를 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디즈니가 그동안 고수해 오던 ‘디즈니 금고’ 마케팅을 전면 폐지한다는 것이다. ‘디즈니 금고’는 디즈니가 10년에 한번씩 일정 기간 동안 과거 클래식 영상들을 DVD 판매해 ‘구관이 명관이다’라는 느낌을 유지하려 했던 마케팅 방식이다. 미국 매체 쿼츠에 따르면 1920년대부터 2019년 현재까지 디즈니와 폭스의 모든 영상을 모으면 디즈니+는 약 7000편의 TV 프로그램 에피소드와 500편의 영화를 아우른다. 넷플릭스는 현재 약 1000편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프로그램 및 영화를 보유하고 있다.
/쿼츠 |
디즈니+는 올해 안에 공개될 예정이다. ‘마블 시리즈’와 ‘디즈니 실사영화 시리즈’ 등으로 호평 받고 있는 디즈니 오리지널 콘텐츠가 플랫폼 사업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 애플 스트리밍 서비스 도전…또 한번 ‘혁신’ 보여주나
애플은 지난 11일 자사 웹사이트에 ‘It’s show time’이라는 문구와 함께 오는25일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스티브잡스극장에서 열리는 ‘키노트’ 발표회를 예고했다. 이에 여러 외신 매체들은 애플이 넷플릭스에 대항할 스트리밍 서비스를 발표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애플 웹사이트 |
지난 11일 CNBC는 애플이 오는 25일 언론 발표회에서 "새로운 TV 스트리밍 서비스를 발표할 것"이라고 추측하고 "적어도 처음에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유저들에게 무료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공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이르면 올해 4월 혹은 5월 안에 서비스가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애플은 2017년부터 영상 제작 시장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2017년 8월 월스트리트저널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애플이 10억 달러(한화 약 1조1000억원) 정도 투자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2018년 3월 애플이 2017년 10월부터 12편의 프로젝트를 위한 계약을 완료했고, 그 중 9편은 시리즈로 제작된다고 보도했다. 지난 17일에는 애플의 오는 25일 발표회에 제니퍼 애니스톤, 브리 라슨, 스티븐 스필버그 등이 참여한 애플 오리지널 콘텐츠 프로젝트에 관한 정보 공개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애플이 과연 기존의 자사 하드웨어 유저들을 새로운 스트리밍 서비스에 어떻게 끌어들일 수 있을지 이번 25일 발표회를 통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 날 영화 제작자, 할리우드 스타 등 1000여명이 초청받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비록 온라인 스트리밍 사업에 후발주자이지만 애플이기에 또 한번의 ‘혁신’에 대한 기대가 있다.
◇ "애플에 콘텐츠 제공 안할것" "애플과 디즈니, 엄청 늦었어"...견제구 던지는 넷플릭스
이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 경쟁자들의 출연에 넷플릭스의 반격 또한 예상된다. 경쟁자들을 겨냥한 조치는 없지만 넷플릭스가 이들을 주시하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지난 18일 애플의 25일 ‘키노트’ 발표에 대해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최고콘텐츠책임자(CCO)는 "무엇이 공개될지 전혀 감이 안잡힌다"며 "말을 아끼겠다"고 했다고 할리우드매체 데드라인이 보도했다. 이어 사란도스는 새로이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에 뛰어드는 디즈니, 애플 등에 대해 "(넷플릭스는) 500개의 채널과 경쟁해 전세계 거의 모든 가구 안방에 안착했다"며 "새로운 경쟁자들은 굉장히 늦었을 뿐 기존의 경쟁자들과 다를 것이 없다"고 말했다.
같은날 리드 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는 "우리 고객이 우리 콘텐츠를 우리 서비스를 통해 보길 바란다"고 밝혔다고 CNBC가 보도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을 타 스트리밍 서비스에 제공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2018년 4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강연중인 리드 해스팅스 /게티 이미지 |
넷플릭스는 디즈니, 애플 등 공룡기업들의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 참여를 주시하면서도 기존의 사업모델을 이어가겠다는 모양새이다.
디즈니, 애플 외에 미디어 대기업 워너브라더스 또한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또한 기존에 있던 아마존, 훌루(폭스의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 현재 디즈니에 인수됐다) 등의 회사도 경쟁력을 보강해 사업성을 높일 예정이다. 넷플릭스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 주도권이 얼마나 지속될지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박민수 인턴기자(alstn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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