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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2020 예산방향] 내년 500조원대 '초 슈퍼 예산' 편성?.. 조세부담률↑,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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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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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정부 예산이 사상 최초로 500조원을 넘는 '초 슈퍼 예산'으로 편성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가 26일 '2020년 예산안 편성 지침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 지침'을 발표하면서 재정을 적극적으로 운영키로 했기 때문이다. 현실화되면 문재인 정부 출범후 2년 연속 확장적 예산 편성이다. 그러나 정부는 구체적인 재정 편성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올해 세수 확정 이후 결정할 계획이다. 다만, 정부의 2018~2022년 재정운용계획상 2020년 지출 증가율(7.3%)을 감안하면 내년 지출은 504조원에 달한다. 2017년 400조원을 돌파한 지 3년 만에 500조원을 넘는 것이다. 이는 물가 상승률과 경제성장률을 더한 경제가 성장하는 속도인 경상성장률(4~5%)보다 빠른 증가율이다. 올 상반기에도 미세먼지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이 기정사실화되는 등 확장적 재정 기조로 인해 국민 조세 부담이 늘고 재정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혁신경제, 포용국가 실현.. '초 슈퍼예산' 탄생?
정부가 이날 국무회의를 통해 확정한 '내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 지침'은 경기 대응과 소득재분배, 혁신성장에 중점을 둔 재정의 적극적 운영에 방점이 찍힌다. 지침은 중앙정부, 지자체 및 공공부문이 내년 예산안 편성시 준수 또는 준용해야 하는 가이드라인 역할을 한다.

올해 정부 예산이 청년 일자리, 저출산·고령화, 혁신성장, 안전에 중점 투자가 이뤄졌다면 내년에는 활력 경제, 따뜻한 사회, 혁신 미래, 안전 등 4대 분야에 초점이 맞춰졌다.

여기에 국민편의증진 인프라, 저소득층 사회안전망 확충, 미래혁신 선도프로젝트를 3대 핵심 투자 패키지도 선정, 집중 투자한다.

경기 활성화와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3대 기조를 포함한 포용국가를 위한 실현 과제를 구체화한 것이 특징이다. 재정의 역할을 강화해 이를 견인한다는 것이 정부 복안이다.

안일환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은 "경제 어려움과 소득재분배, 혁신 성장에서 재정이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며 "재정과 민간 부분 사이에서의 역할 등이 있을 수 있는데 세입과 함께 고려해서 고민해 보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상생형 일자리, 사회일자리 등 일자리 창출 지원한다. 생활밀착형 사회간접자본(SOC), 노후 SOC 안전 투자, 서비스·주력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가균형프로젝트 등을 추진한다.

저소득·취약계층 소득 기반을 확충하고, 실업부조 도입 등 고용 안전망 확충, 고교 무상교육 및 저소득층 학자금 등도 지원한다. 4대 플랫폼(수소, 데이터, AI, 5G), 바이오 헬스를 포함한 8대 선도사업 등 신산업 육성,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한다.

노후 경유차 조기 폐차, 친환경차 확대 등 미세먼지 저감 투자를 확대하고, 남북간 교류·협력 확대로 한반도 평화 정착 기반을 마련한다.

■조세부담 커지고,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는 정권 내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2018∼2022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내년 재정지출은 올해 대비 7.3% 증가한 504조6000억원이다. 2021년에는 전년 대비 6.2% 증가한 525조9000억원, 2022년은 5.9% 증가한 567조6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정부 예산은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1년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한 것을 시작으로 2005년 200조원, 2011년 300조원, 2017년 400조원을 각각 돌파했다. 내년에는 400조원을 돌파한 지 3년만에 500조원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

재정 지출이 급증하면서 국민 부담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세수의 비중인 조세부담률은 20.28%에 달한 것으로 계산됐다. 조세부담률이 20%를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정부는 앞으로 조세부담율을 20% 초반 선에서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예산이 늘어나는 속도를 감안하면 국민들의 조세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도 제기된다. 정부는 앞으로 세수가 5년간 60조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내수 부진에 따른 법인세 감소 등 세수호황 기조가 꺾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에따라 지출구조조정 등을 통해 재정운영 생산성을 높여 재정건전성 관리도 병행하기로 했다.

주요 정책 사업 증액 및 신규사업이 발생하면 원칙적으로 해당 부처의 재량지출을 10% 이상 구조조정해 충당키로 했다. 아울러 국세의 지방세 이전과 연계해 국가사업으로 수행하던 3조5000억원 규모 수준의 지역 밀착형 사업은 지방으로 이양한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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