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관산 아래 묵촌마을, 수령 300년 가까이 된 동백나무 143그루..빨간 전구켠듯 군락 이뤄
장흥 묵촌리 동백림에서 한 여행객이 나무들을 바라보고 있다. 동백림 산책길에 떨어져있는 동백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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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흥(전남)=조용철 기자】 푸른 산자락에 둘러싸인 장흥은 따스한 어머니 품처럼 아늑한 기운이 넘친다. 억불산 아래 조성된 편백 숲이 뿜어내는 싱그러운 에너지가 온몸 구석구석 활기찬 기운을 전한다. 국토 정남향에 있는 전망대에 올라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득량만 바다와 간척지를 바라보며 남몰래 나즈막이 소원을 빌어본다.
지리산, 내장산, 월출산, 변산과 함께 호남 5대 명산중 하나인 천관산은 정상 부근에 삐죽삐죽 솟은 바위가 마치 하늘을 다스리는 천자의 왕관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능선에 서면 전남 일원의 모든 산과 멀리 제주도까지 보일 정도로 조망이 뛰어나 계절따라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준다. 봄에는 신록의 신선함과 생동감, 여름에는 기운 넘치는 초원 능선, 가을에는 은빛 찬란한 억새능선으로 바뀌면서 장관을 연출한다.
천관산자연휴양림으로 가다보면 동백나무 2만여그루가 빽빽하게 자라고 있는 천관산동백생태숲과 만난다. 다른 나무가 섞이지 않은 순림형 군락지로 전국에서 가장 넓어 지난 2007년 단일 수종 최대 군락지로 한국 기네스북에 올랐다. 겨울부터 하나둘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해 3월이면 빨간 전구를 켠 것처럼 나무마다 동백꽃이 피어난다.
천관산을 내려와 묵촌마을에 다다랐다. 이곳에도 동백림이 펼쳐져 있다. 이 곳은 여행객들의 사진촬영장소로 유명하다. 장흥 묵촌리 동백림은 수령 약 250~300년으로 추정되는 동백나무 143그루가 1974㎡의 면적에 군락을 이루고 있다.
억불산 자락에 조성된 정남진편백숲우드랜드에는 하늘로 쭉 뻗은 편백 숲, 나무를 배우고 체험하는 목재문화체험관, 야생화와 나무 조각이 어우러진 향기원, 건축 미니어처, 편백소금찜질방 등 다양한 시설이 마련돼 있어 한 바퀴 돌다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높이 솟은 편백 사이를 산책하며 즐기는 무장애 데크길인 말레길은 우드랜드에서 가장 인기 있는 탐방로다. 공중에 설치된 길을 따라가다보면 마치 숲 위를 걷는다는 착각이 든다. 데크길 중간 쯤까지 가면 '사색의 숲'이라고 불리는 치유의 숲과 만난다. 이 길을 걷다보면 억불산 정상까지 이어지는데 3.8㎞ 전 구간이 계단이 없는 무장애 목재 데크가 설치돼 있어 누구나 쉽게 오르내릴 수 있다. 정상에선 장흥 군내는 물론 멀리 천관산과 득량만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억불산 정상까지 다녀오면 대략 왕복 3시간 정도 걸린다.
산림욕을 마치고 남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삼산방조제 너머 언덕에 장흥의 랜드마크이자 해맞이 명소로 유명한 정남진전망대와 만난다. 떠오르는 태양과 황포돛대, 파도를 형상화한 전망대가 조성돼 있다. 전망대에 들어서자마자 반원형 창 너머로 너른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잔잔한 득량만 바다와 섬들, 드넓은 간척지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야외 공간에도 볼거리는 많다. 한반도 모양을 본뜬 바닥 분수, 정남향을 상징화한 '율려', 안중근 의사 동상이 눈길을 끈다. 정남진전망대를 뒤로 한 채 옛 장흥교도소를 찾았다. 옛 장흥교도소는 1975년부터 2015년까지 장흥읍 원도리 9만318㎡ 부지에 연면적 1만230㎡ 건물 42동 규모의 수감시설로 활용됐으나 2015년 장흥군 용산면으로 이전하면서 기존 청사는 한국자산관리공사에 인수됐다. 이에 장흥군은 기능을 상실하고 활동이 정지된 이곳을 '문화예술 복합공간'이라는 옷을 입혀 지역문화 콘텐츠로 재창조 했다. 드라마 '닥터 프리즈너' 이전에도 드라마 '피고인', '친애하는 판사님께', '하나뿐인 내편'과 영화 '프리즌' 등의 교도소 장면은 모두 이곳에서 촬영됐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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