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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고용지표..정부가 어필하고 싶은 것 vs 세간의 불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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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자료=기재부의 고용지표 요약 설명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3월 취업자수가 25.0만명 늘어났다. 두 달 연속 25만명 이상의 전년비 취업자수 증가를 확인한 것이다.

지난해 연간 취업자수가 9.7만명 증가에 그친 데다 올해 1월만 하더라도 증가자수가 1.9만명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할 때 최근 고용지표 헤드라인이 크게 개선된 것이다.

고용지표가 최악을 벗어나는 듯한 흐름을 보인 것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질적인 측면에서의 아쉬움이 크다는 평가도 여전히 많다.

■ 정부 고용지표에 대해...'전반적 개선'·'변화의 움직임'·'질적 개선' 거론

통계청의 3월 고용지표 발표 뒤 기획재정부는 "취업자가 2개월 연속 20만명 이상 증가하고 고용률도 상승하는 등 부진했던 작년보다는 고용지표가 나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재부는 또 "15~64세 고용률의 증가 전환, 숙박음식업 2개월 연속 증가 등 일시적·정책적 요인을 제외한 고용흐름에서도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된다"고 평가했다.

지난 2월 고용지표가 예상밖의 '헤드라인 서프라이즈'를 보인 뒤 사람들의 평가는 노인 일자리 창출을 통해 수치만 부풀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정부는 3월 지표가 나온 뒤 '정책 요인 제외하고도 (긍정적) 변화 움직임'이 있다면서 기대를 높인 셈이다.

정부는 15~16세 고용률이 18년 6월 이후 지속적인 감소 흐름을 나타냈으나 올해 2월 전년수준을 유지(0.0%p)한 뒤 3월엔 증가로 전환(+0.1%p)한 데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최근 헤드라인 수치 증가에도 불구하고 '질적'인 문제를 제기하는 시각이 일반적이었던 가운데 정부는 질적 개선도 어필했다.

기재부는 "상용직 증가, 청년고용 개선, 고용보험 피보험자 증가 등 고용의 질의 개선세도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청년층 고용도 숨통이 트이고 있다는 데 무게를 뒀다.

기재부는 "청년 쪽은 인구 감소 하에서도 취업자 수가 증가하면서 고용률이 0.9%p 오른 42.9%를 나타냈다. 이는 2006년 3월(43.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노동시장 진입 주연령층인 20대 후분 고용률이 0.4%p 오른 69.7%로 2012년 이후 최대였다"고 밝혔다.

정부는 '20대 후반' 고용률을 따로 언급하면서 2012년 3월(70.2%) 이후 가장 높다는 점을 어필했다.

제조업 취업자수는 12개월 연속 줄었지만 최근 감소폭이 축소됐다는 점을 거론했으며, 서비스업은 정보통신업,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이 견조한 증가세라고 짚었다.

고용이 최악의 국면을 벗어나 '전반적인 개선'을 보이고 있다는 게 정부의 평가다.

■ 정부의 '질적 개선' 주장에 세간에선 '질적 문제' 거론..정부와 온도차 상당

다만 정부가 보는 시선과 금융시장 등 외부에서 시선 사이엔 여전히 꽤 큰 편차도 존재한다.

여전히 장년층을 중심으로 한 정부 주도의 취업자 증가세이며, 내용적인 측면에서 우려도 적지 않은 것이다.

우선 취업자가 60세 이상에서 34만 6천명, 50대에서 11만 1천명 증가했다. 50대와 60대 이상에서 45만명 이상 대폭 증가하는 것 자체가 기형적이지 않느냐는 주장도 나온다.

한국경제의 허리 쪽은 힘을 못 쓰고 결국 세금을 동원한 형식적인 일자리 만들기 아니냐는 비판인 것이다.

한국경제 허리라고 할 수 있는 40대에서 16만 8천명, 30대에서 8만 2천명 각각 줄었다. 30~40대에서 25만명이나 '감소'한 상황에서 고용 개선을 언급하는 것은 과도한 것 아니냐는 따가운 눈길도 있다.

산업 측면에서도 실제 경기 모멘텀을 체감하는 데 한계가 있는 복지 중심의 인위적 일자리 만들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는 인식도 적지 않다.

산업별로 보면 보건업및사회복지서비스업(17만 2천명, 8.6%), 전문과학및기술서비스업(8만 3천명, 7.7%), 농림어업(7만 9천명, 6.6%) 등에서 증가했다.

그간 복지 분야와 농업 쪽에서 두드러진 증가세가 걱정스럽다는 우려도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제조업(-10만 8천명, -2.4%) 일자리가 줄어드는 추세가 멈추지 않고 있는 점 등이 공통적으로 우려하는 바다.

정부의 지적 대로 제조업 일자리수가 1월(-17만명)과 2월(-15만 1천명)보다 줄어든 것으로 사실이지만, 여전히 작년 4분기(-8만 8천명)를 웃도는 수준의 감소를 지속하는 등 상황이 좋지 않다.

한국 경기 모멘텀 회복을 위해 제조업을 중심을 중심으로 30~40대 일자리가 늘어나야 한다고 보는 관점에선 고용지표에 대한 평가가 인색하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두달 연속 20만명 이상의 취업자 증가자를 확인할 수 있었지만, 여전히 60대 이상에서 35만명이나 늘어나는 등 인위적인 증가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면서 최근 고용지표 헤드라인의 개선을 평가절하했다.

다른 채권 딜러도 "고용지표가 채권시장을 긴장시킬 정도로 나아진 것은 없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다만 60대 이상 일자리 증가 등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지난해 보였던 극심한 부진에서는 탈피하려는 모습은 평가해 줄 만하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앞으로도 고용의 구조적인 문제가 크게 나아질 것 같지 않다는 진단은 많은 편이다.

김두언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취업자수 20만명 이상의 흐름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구조적인 문제가 바뀔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그는 "문제는 역시 제조업"이라며 "중국 경기의 하반기 반등이라는 전제 하에 제조업 고용은 반도체 등 취업유발계수가 크지 않은 산업을 중심으로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그는 "경기 후행지표인 고용의 괄목할 만한 증가 기대감은 높지 않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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