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상 위기가 예상보다 빨리 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오는 25일 추가로 회사채 발행에 차질이 생기면 유동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25일 '무등급트리거' 가능성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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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은 오는 25일 6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중요한 것은 신용등급이 매겨진 새로운 회사채가 발행되지 않으면 아시아나항공의 회사채는 신용등급이 사라진다는 점이다.
아시아나항공은 295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 가운데 이번에 상환하는 회사채를 제외하면 나머지 회사채는 사모채권이다. 따라서 신용등급이 부여된 회사채는 오는 25일 상환해야 하는 회사채가 유일하다. 새로운 회사채가 발급되지 않는다면 아시아나항공 회사채의 신용등급은 소멸하는 상황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금호가 오는 5월초까지는 시간이 있을 것으로 봤다. 산업은행 등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이 지난 6일로 만료됐던 재무구조개선 양해각서(MOU)를 한 달간 연장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추가 채권 등을 고려했을 때 실질적으로 남겨진 시간은 2주도 안 남은 것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회사채 유효신용등급이 소멸하는 상황은 자산유동화증권(ABS) 조기지급 사유 가운데 하나다.
그동안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 위기가 불거진 뒤 회사채 유효신용등급이 BB+ 이하로 하락하는 조항에만 관심이 쏠렸다.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ABS 조기지급 사유가 발생해 아시아나항공 유동성 위기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당면한 위험 요인은 신용등급 강등이 아니라 신용등급 자체가 소멸해버리는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은 3월말을 기준으로 앞으로 갚아야 할 ABS가 1조988억원이다. '무등급트리거' 조항이 발동될 경우 대부분의 ABS 조기지급 사유가 발생한다. 이렇게 되면 아시아나항공은 만기에 맞춰 ABS를 갚아야 하는 상황에 빠진다. 아시아나항공으로서는 어떻게든 BBB- 등급 이상의 회사채를 추가로 발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아시아나가 공시 사무사채의 발행을 통해 유효신용등급을 유지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미 시장 신뢰를 얻기 어려운 상황에서 공모를 통해 회사채를 모색하기보다는 사모채권을 통한 해결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채권만기가 오기 전에 아시아나항공 본평가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본평가 의뢰가 있는 경우 가급적 잔존 회사채의 만기시점 이전에 하향검토 등급감시 대상 등재 유지 혹은 제외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채권단은 전날 금호측 경영자구안을 '퇴짜' 놓았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금호측이 내놓은 자구계획과 관련해 사재 출연 또는 유상증자 등 실질적 방안이 없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미흡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금호로서는 위기에 내몰린 상태다. 산은은 물론 금융위원회까지 나서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전 회장의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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