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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진주 방화 살해범 ‘이웃갈등’ 올해만 7차례 경찰신고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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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살던 아파트 불지른 뒤

대피 주민에 무차별 흉기 휘둘러

조현병으로 치료받은 전력

비정상적 행동으로 마찰 잦아

경찰 ‘사소한 시비’로만 판단

적극 조처 안해 참극 못 막아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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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새벽 경남 진주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남성이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이웃 주민들에게 흉기를 마구 휘둘러, 주민 5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친 사건이 발생했다. 흉기를 휘두른 남성은 올해 들어서만 7차례나 경찰에 신고되는 등 주민들과 빈번하게 마찰을 빚은 터라, 경찰이 적절한 조처를 취했더라면 이번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새벽 4시26분께 경남 진주시 가좌동 ㅈ아파트 주민 안아무개(42)씨가 4층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른 뒤 흉기 2개를 들고나와 중앙복도 2층 계단에서 대피하는 주민들을 기다렸다. 잠을 자다가 아파트에 불이 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 주민들은 계단으로 황급히 대피했고 안씨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마구 휘둘렀다. 이 사고로 안씨의 흉기에 찔려 황아무개(74)씨 등 5명이 숨지고 강아무개(30)씨 등 6명이 크게 다쳤다. 또한 7명은 연기를 흡입해 부상을 당했다.

불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새벽 4시31분께 소방과 경찰이 거의 동시에 현장에 도착했을 때 아파트는 연기에 휩싸여 있었고 주민들은 밖으로 뛰어나오고 있었다. 제일 먼저 도착한 경찰 4명은 공포탄 2발, 테이저건 1발, 실탄 1발을 쏘며 안씨를 아파트 2층 복도 끝으로 몰아붙인 뒤 경찰봉으로 제압해 붙잡았다. 같은 시각 소방당국은 아파트 4층으로 올라가 안씨 집의 불을 끄면서 동시에 사망자와 부상자들을 병원으로 이송했다.

경찰 조사 결과, 안씨는 가족 없이 혼자 사는 기초생활수급자로 2015년 12월 이 아파트에 입주했다. 그는 직업 없이 온종일 집 안에서 지냈다. 안씨는 2010년 폭력행위 등 혐의로 구속됐으나 조현병 진단을 받아 공주치료감호소에서 치료를 받았다. 안씨는 진주에서도 2015년 1월부터 다음해 7월까지 조현병 치료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안씨는 비정상적 행동으로 주민들과 여러 차례 마찰을 빚은 것으로 파악됐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사람들이 자신에게 벌레를 던진다거나 위협을 한다는 말을 자주 했고 베란다 창문을 열고 욕을 하며 소리치기도 했다. 특히 윗집 사람들과 자주 마찰을 빚었는데 윗집에 찾아가 욕을 하기도 했고 윗집 현관문에 오물을 뿌리기도 했다. 이 때문에 윗집 사람이 개인돈을 들여 현관문 앞 복도에 폐회로텔레비전을 설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안씨는 올해 들어 7차례 경찰에 신고됐는데, 이 가운데 5건이 아파트 주민과의 마찰에 따른 것이었다. 지난달 12일 저녁 윗집에 찾아가 현관문에 오물을 뿌렸고 이 때문에 재물손괴 혐의로 지난 11일 검찰에 송치됐다”고 밝혔다. 안씨 윗집에는 강아무개(54)씨와 조카 최아무개(19)양 등 2명이 살았는데, 이날 안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강씨는 중상을 입고 고등학교 3학년생인 최양은 목숨을 잃었다.

경남 진주경찰서는 “여러 차례 신고가 들어왔지만 지금까지는 단순히 아파트 주민들 간 사소한 시비로 판단했고 정신질환을 의심하지는 않았다. 안씨는 범행을 저지른 이유에 대해 ‘나를 괴롭히는 세력으로부터 방어하려고 했다’고 하는 등 횡설수설하고 있다. 정확한 사건 경위를 밝히는 한편, 피해자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진주/글·사진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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