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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국회와 패스트트랙

바른미래당 바라보다 물건너가는 선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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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18일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서 손학규 대표(맨 왼쪽)와 유승민 의원(오른쪽 둘째) 등이 굳은 표정으로 참석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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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정치권이 최근 3개월 이상 추진해 왔던 선거제 개편이 좌초될 위기에 직면했다. 내년 4월 21대 총선까지 1년도 채 남지 않은 시간을 고려한다면 20대 국회에서 선거제 개편은 사실상 어렵다는 전망에 무게가 쏠린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강력한 반대 속에 원내 제3당으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바른미래당이 내부 분열 사태로 선거제 개편에 합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른미래당은 18일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어 선거제 개편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법안, 검경 수사권 조정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는 것에 대한 추인을 시도했지만, 결국 의견 차만 확인한 채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다. 4·3 보궐선거의 참패로 불거진 내홍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당론조차 결정하지 못하면서 결국 '결별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최고위원 3명이 불참하는 반쪽짜리 최고위원회의는 정상 복구가 어려워 보이는 가운데, '제3지대론'을 고수하는 손학규 대표가 민주평화당과 접촉한다는 소문과 안철수 전 대표 세력의 재결성 움직임까지 더해진 탓에 '결별' 전망은 더욱 힘을 얻는 모양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의총이 끝난 뒤 브리핑을 통해 "(더불어민주당과) 잠정 합의된 내용은 검사, 판사, 경무관급 이상 경찰 등 세 분야에 대해 기소권을 남겨두고 나머지는 그대로 (기소권과 수사권을) 분리한다는 방안"이라며 "이 안을 중심으로 (설명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회의 중간에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로부터 소위 '최종 합의안'이라고 말한 안에 대해 부인하는 발언이 나왔고, 바른미래당 내 패스트트랙에 부정적인 견해를 가진 의원들이 이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최종 합의된 내용 자체를 상대 당에서 번복하는 문제가 나왔기 때문에 이에 관해 더 이상 (지금의 안을 전제로) 논의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며 "최대한 빨리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의 공수처 설치에 대한 최종 합의안을 문서로 작성하겠다"고 말했다.

홍영표 원내대표가 "공수처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지녀야 한다는 데 입장 변화가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지자, 비공개 의총의 의미 자체가 없어졌던 셈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곧바로 바른정당계 의원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패스트트랙 패키지 처리에 반대해온 유승민 의원은 "김관영 원내대표는 최종 합의됐다고 주장했으나 홍 원내대표는 전적으로 부인했다"며 "최종 합의했다는 것에 대해 한 사람만 합의했다고 하고 한 사람은 안 했다고 하는데 바른미래당이 바보같이 이런 의총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유의동 의원 역시 "충분히 논의가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왜 자꾸 이런 것을 의총에 올리느냐"며 "당내에 이외에도 어려움이 많은데 이런 것이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했다"고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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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날 의총은 아무런 소득 없이 당내 계파 간 이견만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손학규 대표의 진퇴 문제를 놓고 두 쪽으로 나뉘어 충돌했기 때문이다. 손 대표에 대해 "찌질하다"는 발언 등을 한 것으로 당원권이 정지된 이언주 의원이 의총에 참석하는 과정에서도 소동이 일자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 의원에게 발언권을 제한한 참관만 허락하기로 했다.

당내에서도 사실상 분당 수순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과거 국민의당 안철수계의 움직임까지 감지되면서 이런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한편 이날 원외지역위원장 등 안철수계 인사 90여 명은 서울 마포에서 모임을 갖고 손 대표의 사퇴를 공식 요구했다. 김철근 전 대변인은 "손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총사퇴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즉 손 대표를 옹호하는 국민의당 계열과 바른정당 계열의 대치 상황에서 총선 전에 정계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되는 안 전 대표 측 인사들도 '각자도생'을 꾀하는 상황으로 치달아가는 형국인 셈이다.

이런 가운데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이날 독일에 체류 중인 안철수 전 대표가 귀국하기 전에 손 대표가 평화당과의 통합 문제를 결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안 전 대표 부인 김미경 교수의 안식년이 6월에 끝난다. 안 전 대표가 조기 귀국할 것"이라며 "유승민 의원과 불안한 동거를 하며 바른미래당을 이끌다 한국당으로 같이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명환 기자 /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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