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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노트르담 첨탑 복원재료 `참나무 vs 티타늄`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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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현장에서 활약했던 소방대원 500명이 18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엘리제궁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날 마크롱 대통령은 가시 면류관 등 많은 유물을 지켜낸 소방대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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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저녁(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발생한 화재의 원인을 두고 전기 합선이나 전기 회로 과부하일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18일 A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당국은 화재 현장에 대한 초동 감식을 통해 개보수 공사 목적으로 설치한 비계 쪽에 발화점이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첨탑 보수공사를 위해 설치한 비계의 간이 엘리베이터에 전기를 공급하는 장치에 이상이 없었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다. 비계란 산업현장에서 쓰이는 가설 발판이나 시설물 유지 관리를 위해 사람이나 장비, 자재 등을 올려 작업할 수 있도록 임시로 설치한 임시 시설물이다.

AP통신은 이날 익명의 경찰 관리를 인용해 파리 경찰 조사관들은 전기 합선이 화재 원인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경찰 관계자는 "붕괴 위험 등 안전 문제로 성당 내부에서 정밀 조사는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CNN에 "현 단계에서 누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계 설치 업체인 '유럽 에샤포다주'는 프랑스2 방송을 통해 "엘리베이터가 성당 건물에서 7∼8m 떨어져 있었다"며 "안전 규정을 모두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파리 검찰은 성당 개보수 업체 관계자와 교회 관계자 40여 명을 상대로 대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CNN이 보도했다. 프랑스 당국은 노트르담 대성당이 붕괴하는 것을 막기 위한 안정화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화재 원인과 별도로 노트르담 대성당 복원 방식을 둘러싸고 프랑스 내에서 여론이 엇갈리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노트르담 대성당 복원에 현대식 디자인과 자재를 사용할 뜻을 밝히자 야권에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극우정당 국민연합(RN)을 이끄는 마린 르펜 대표는 이날 트위터에 '#TOUCHEPASNOTREDAME(노트르담을 건들지 말라)'는 해시태그를 달면서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가 제안한 복원 방식에 이의를 제기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필리프 총리는 전날 "화재로 무너져내린 첨탑과 지붕을 교체하기 위해 국제 건축 공모를 실시하겠다"며 "복원될 첨탑이 무너져내린 원래 첨탑과 같은 자재를 이용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도 첨탑 부분 소재를 화재에 취약한 참나무가 아니라 티타늄 등 현대적 소재로 바꿀 것을 제안하고 있다고 FT가 전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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