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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쪼그라드는 은행 지점들, 저임금 고객센터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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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들이 지점 통폐합 등 '몸집 줄이기'을 서두르면서 취약계층 금융접근성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은행들이 고객불편 최소화를 위해 '콜센터' 인력을 대폭 확대하고 나서고는 있지만, 주로 외부인력 비중이 높은 콜센터를 확대하는 등 사실상 '비용절감'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뉴스핌

주요 시중은행 사옥 [사진=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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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들의 영업점(지점 및 출장소)은 지난해 말 기준 3573개 수준이다. 이는 2015년 말(3923개)에 비해 350개나 줄었다.

이들 4대 은행들은 다음 달까지 41개의 점포를 추가로 축소할 예정이다. 불과 4년여 만에 지점 400여곳이 사라지게 된다.

은행들이 지점에 대한 구조조정을 본격화하고 나선 데는 디지털뱅킹 등 비대면채널이 대세로 자리 잡은 영향이 크다.

디지털뱅킹이 날로 발달하는 가운데 은행 입장에선 높은 비용을 부담해 오프라인 채널을 유지할 이유가 사실 적다. 임대료나 관리비 부담이 큰 영업점 대신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개편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다.

하지만 영업점 축소가 급격하게 이뤄지며 고령층이나 장애인 등 이른바 취약계층의 금융접근성이 크게 악화될 것란 우려가 최근 곳곳에서 제기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등 주요 금융당국 수장들 역시 이 같은 우려를 공개석상 등에서 여러 차례 드러냈다.

이에 대해 은행들은 고객센터 및 비대면 상담 채널 확대 등을 통해 취약계층의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고령자 및 장애인을 위한 지점 전담창구를 운영하고 이들을 위한 전용 콜센터 등을 통해 적극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4대 시중은행의 콜센터 인력은 상당부분 늘어났다. 고객불편 최소화를 위해 은행들이 고객 대응의 최일선에 선 콜센터 기능을 대폭강화하고 나선 영향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15년 말 기준 1000여명에서 이날 기준 약 1200여명으로 200여명 늘렸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역시 같은 기간 50여명과 6명 늘어난 950명, 926명을 상담인력으로 운영중이다. 반면 하나은행은 전체인력이 700여명으로 같은 기간 90여명 줄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일각에선 은행이 비용절감을 위해 콜센터 외연확대에 나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은행 고객센터 직원의 대부분이 외주업체 소속인 탓이다. 은행 콜센터 소속 외주업체 직원은 대부분 단순한 상담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무 특성에 사실상 최저임금에 가까운 월급(180~190만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소속 외주인력은 각각 1000여명과 700여명에 달한다.

은행 콜센터 관련 업계 종사자는 "상담사들의 임금은 통상 최저임금이 기준이고 인상률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따라서 올라간다"며 "은행들이 지점을 줄이는 대신 상담인력을 늘린 것은 비용절감 측면에서 훨씬 큰 이득이란 계산을 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단순 상담서비스에 치중된 콜센터 인력 확충이 고령층 등 취약계층에 실질적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고령층의 경우 비대면 거래는 물론 콜센터 이용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지점 폐쇄의 대책으로 콜센터 인력을 확충하는 것은 긍정적이나 이들에게 실질적 혜택이 돌아갈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rpl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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