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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5 (토)

‘농업인 월급제’ 양극화…보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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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만 월급제…수매하는 벼 담보 대출금

“벼수매로 목돈 쥐는 게 더 보람” 꺼려

당진, 양파·감자로 대상 늘려 신청 증가

명백 유지 또는 폐지·재검토 지자체도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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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의 경영안정을 위해 도입한 ‘농업인 월급제’가 지역에 따라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충남 지역을 중심으로 신청자가 적어 폐지된 곳도 있는 반면, 일부 지역에서는 신청자가 늘어난 곳도 있다. 지역별 농업 특성 등을 고려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업인 월급제는 농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농협과 벼 약정수매(계약재배)를 약속한 농민을 대상으로 출하할 벼의 예상소득 가운데 70%를 월별로 나눠 선지급하는 사업이다. 지급 기간은 4~10월까지 7개월이며, 금액은 월 20만~200만원까지다. 자치단체는 선지급한 월급의 이자(5%)를 지원해 농민은 무이자로 수매대금을 앞당겨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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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산은 재작년 이 제도를 도입했다. 그러나 대상자가 첫해 26명, 지난해 42명에 그치자 올해 이 제도를 보류하고 재시행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서산시 농업정책과는 “농민들이 ‘월급 성격의 수당이 아니라 갚아야 할 대출금’이라며 거부감을 보여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보류한 이유를 밝혔다. 재작년 이 제도를 시행했던 부여군도 올해 사업을 폐지했다. 부여군은 2017년 25명, 지난해 9명이 이 제도를 이용했다. 부여군은 “우리 군의 특성상 수매대상이 아닌 원예농가가 많아 월급제 대상 농가가 적어 이 제도를 시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청양군도 올해 이 제도를 도입할 작정이었으나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도입을 보류했다.

반면, 서천군과 당진시는 농업인 월급제가 활성화하고 있는 지역이다. 서천군은 지난해 이 제도를 저음 도입해 326명이 대상자로 선정됐다. 이어 올해는 22일 현재 423명이 신청했다. 이명란 서천군 농업정책팀장은 “농민들이 농번기를 맞아 자재 등을 사기 위한 영농자금을 마련하려고 이 제도를 이용한다. 이 제도는 이자를 시·군이 납부해주니 농민은 부담 없이 원금만 갚으면 되기 때문에 신청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당진시는 2017년 23명, 지난해 67명, 올해는 85명이 신청해 증가세를 보인다. 구본상 시 삼농정책팀장은 “농협과 계약재배하는 벼농가를 대상으로 농업인 월급제를 시행해야 하는 데 따른 한계가 있어 농협이 수매하는 양파, 감자 재배 농가로 대상을 확대해 수혜 대상을 늘렸다”고 말했다. 예산군은 올해 이 제도를 처음 시행해 16명을 대상자로 선정했다.

이광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조직위원장은 농촌의 농업 구조가 자본력·기술력을 갖춘 기계화 영농법인 등으로 대농화된 점을 월급제 신청 저조의 배경으로 꼽고 있다. 그는 “정부가 농번기에 영농자재 등을 지원하는 데다 소규모 경작 농민도 추수기에 목돈을 얻고 싶어한다”며 “농업인 월급제를 활성화하려면 지역별 농업 특성 등을 고려해 지원 대상을 정하는 등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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