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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해마다 바뀌는 교육장관…교피아 복지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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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개혁 가로막는 교피아 ⑥ ◆

1998년 김대중정부 출범 이후 지난해까지 20년 동안 교육부 장관이 20번 교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권과 장관이 바뀔 때마다 입시 개편을 필두로 한 교육개혁이 추진됐고 정책도 장관의 잦은 교체에 따라 단명했다. 교육부와 사범대를 주축으로 한 교피아(교육+마피아)가 교육개혁을 주저하고 안주하는 배경에는 이 같은 잦은 리더십 교체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1998년 3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재임한 이해찬 교육부 장관부터 김상곤 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2017년 7월~2018년 10월 재임)까지 20명(직무대행 제외)의 교육부 장관 평균 재임기간은 375.9일(1.03년)에 불과했다.

충분한 검증 없이 장관 임명에 나서면서 인사 실패가 반복된 결과다. 논문 이중 게재 의혹으로 김병준 전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2006년 7월 21일~2006년 8월 8일)이 취임 18일 만에 장관직을 그만둔 게 대표적인 사례다.

국회의원 시절 교피아 척결을 외쳤던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해 10월 취임했고 여야와 교육계 안팎을 가리지 않고 교육개혁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교육개혁은 시동도 걸지 못하고 있다. 유 장관 역시 2020년 4월 총선 출마설을 둘러싸고 즉답을 피하면서 교육부 관료들은 체념하고 있다.

지난해 은퇴한 국립대 명예교수 L씨는 "장관이나 수뇌부에 찍히거나 비리로 징계를 받은 인사들이 잠깐 대학으로 몸을 피했다가 다시 본부로 돌아가는 진풍경이 교수 생활 동안 반복됐다"고 전했다. 교육부는 지난달 말 기준 전체 정원 916명 중 33.4%에 달하는 306명이 국립대 사무국장 등 산하기관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몸을 피할 곳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교육부 고위 관료는 "담당 공무원이 5년 후 밑그림을 그리면서도 정작 실현 가능성에 대해선 확답을 내리지 못하는 건 '교육부의 아이덴티티(identity·정체성)'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 정석우 기자 / 원호섭 기자 / 고민서 기자 / 김유신 기자 / 윤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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