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로 생활·예술품 만드는 '새활용플라자' UAE에 설립 추진
박물관에 예술작품 전시도 검토
버려진 페트병을 활용한 작품. 성동구 새활용플라자에 있다. 창의적 아동미술교재로 쓰인다. /서울시 |
서울 성동구 용답동 서울새활용플라자는 '쓰레기의 연금술'을 보여주는 곳으로 유명하다. 지하 2층, 지상 5층으로 된 연면적 1만6540㎡(약 5000평)의 건물에서 각종 폐기물이 생활용품이나 예술품으로 되살아난다. 쓰레기 처리에 골머리를 앓는 해외에서도 견학이 잇따른다.
서울새활용플라자를 중동에도 세워 서울시의 '쓰레기 연금술'을 본격적으로 해외에 전파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지난달 30일 해외 3개국 순방길에 오른 박원순 서울시장은 1일(현지 시각) 아랍에미리트(UAE) 수도 아부다비의 주메이라호텔에서 사니 빈 아흐메드 알 제유디 기후변화환경부 장관 등 정부 인사들을 만나 서울새활용플라자의 건립·운영 경험을 공유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박 시장은 직접 정부 관계자들에게 서울새활용플라자의 운영 원리와 그간의 실적을 소개했다. 박 시장은 "폐기물의 업사이클(upcycle·더 나은 방향으로 재활용한다는 뜻) 산업은 적은 인력과 창의적 디자인으로 도시 문제를 해결하는 미래형 산업"이라며 "환경 분야에서 공감대를 가진 UAE와 지속 가능 도시 구축을 위한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알 제유디 장관은 "효과적인 폐기물 관리는 UAE의 핵심 국가 의제"라며 "서울시와 협력을 확대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1일 오전 10시(현지 시각)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사니 빈 아흐메드 알 제유디 UAE 기후변화환경부 장관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서울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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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는 수도 아부다비와 상업 도시인 두바이 등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인구 급증에 따른 각종 폐기물 처리 문제에 고심해왔다. 새활용플라자에 대해 협력을 먼저 제안한 것도 UAE다. 알 제유디 장관은 작년 10월 한국 방문 때 새활용플라자를 방문한 뒤 폐타이어, 고목, 낡은 자동차 시트가 장신구, 꽃병으로 재탄생해 전시·판매되는 것을 보고 감탄했다고 한다. 이 견학이 계기가 돼 UAE 정부가 "새활용플라자 같은 재활용 정책을 벤치마킹하고 싶다"는 의사를 타진했고, 지난 2월 UAE의 실권자인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가 방한했을 때 박원순 시장과 자원 순환 정책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서울시는 '서울새활용플라자 UAE관' 건립의 실현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시 안팎에서는 "입지는 마스다르 시티(Masdar City)가 적당하지 않겠느냐"는 얘기도 있다. 마스다르 시티는 아부다비공항 인근에 조성되고 있는 친환경 신도시다. 탄소·자동차·쓰레기가 없는 3무(無) 도시를 표방하고 있다. 이런 건립 방향이 새활용플라자의 취지와도 맞아떨어진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새활용플라자에서 만들어진 폐기물 예술품을 루브르 아부다비박물관에 전시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서울시와 서울디자인재단은 내년 1월 열리는 '아부다비 지속 가능 주간(Sustainabi lity Week)'에 맞춰 친환경 메시지를 담은 국내 작가들의 작품을 루브르 관객에게 선보이는 방안을 제안했다. 장기적으로는 루브르에서 폐기물을 소재로 한 한국 작품 기획전을 열고, 박물관 기념품 판매점에 입점시키는 방안까지 구상하고 있다.
서울시의 '쓰레기 연금술' 전파 구상이 본궤도에 오를 경우 원전과 군사 협력 분야에 치중됐던 UAE 외교의 폭이 보다 넓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경란 서울디자인재단 대표는 "새활용플라자의 예술품과 실생활 제품들이 루브르 박물관에 선보이면 서울시의 친환경 정책을 보다 빠르게 UAE와 공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부다비=정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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