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3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류허 중국 부총리 등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차 미국을 방문한 중국 대표단을 만나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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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지난 10개월 동안 중국은 500억달러어치의 하이테크에 25%, 그리고 2000억달러 규모의 다른 상품에는 10% 관세를 미국에 지불해왔다”며 “금요일(10일)에는 10%가 25%로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중국이 우리에게 보내는 3250억달러의 추가 상품에 대해서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았지만, 곧 25%가 부과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과 무역협상이 계속되고 있지만, 그들이 재협상을 시도하면서 너무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안된다”라며 추가 관세 부과 이유를 밝혔다.
이는 미국이 지난해 9월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한 10%의 관세를 오는 10일부터 25%로 인상하겠다는 의미다. 여기에 3250억달러 규모인 나머지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도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위협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해 말부터 계속되고 있는 미·중 간 휴전을 끝내고 무역전쟁을 재개한다는 뜻으로 읽힐 수 있다. 특히 무역협상 타결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나왔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미국 대표단의 지난주 베이징 방문에 이어, 이번주에는 류허(劉鶴)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이 오는 8일 워싱턴을 찾아 고위급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10일쯤 합의안이 발표되면서 협상도 마무리될 것으로 관측됐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무역협상을 앞두고 추가 관세 카드를 통해 중국의 양보를 압박하려는 특유의 압박 전술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막판 협상에서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자 트럼프 대통령이 강수를 들고 나왔다는 해석도 나온다.
추가 관세 카드가 협상 타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두고도 분석은 엇갈린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채드 보언 선임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에서 “이것은 단순한 위협일 가능성도 크다”면서 “그가 패를 잡기 위해 가능한 한 강하게 대응했던 것처럼 보이게 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 반면 타이후이 JP모건 자산운용 아시아태평양 수석 시장전략가는 로이터통신에서 “중국은 만약에 미국이 그들이 원하지 않는 협상 전술을 쓰면 그냥 가버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막판 카드가 중국을 당황하게 만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관세 부가 가능성을 언급한데 대해 중국 당국자들이 놀랐으며 중국은 이번 주 무역협상 일정 취소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베이징 소식통은 “순조롭던 미·중 무역협상의 판을 흔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발언에 중국 당국이 적잖게 당황한 것 같다”면서 “하지만 이 또한 막판 협상에서 딜을 하려는 것으로 보여 중국도 쉽사리 물러설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워싱턴|박영환 특파원 yh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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