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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미·중 무역협상 결판…10일 오후 1시1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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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폭탄’ 발효 땐 협상 파행 의미…시작 전부터 신경전

트럼프 “중국에 돈 뜯기지 않을 것”…관세 인상 공식화

중국, 처음으로 ‘보복’ 언급 “필요하다면 반격 나설 것”

미국과 중국이 9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무역전쟁의 향배를 가늠할 사실상 마지막 라운드 협상에 나선다. 담판 전날 미국은 중국산 수입품 관세 인상을 공식화하고, 중국은 ‘보복’이란 말을 꺼냈다. 서로가 압박 수위를 최대치로 끌어올린 것이다. 세계 경제에도 직접적 영향을 줄 이번 무역협상 결과에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은 이날 이틀 일정으로 워싱턴을 방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등 미국 대표단과 무역협상을 진행한다. 지난 1일 베이징 협상이 끝나고 8일 만에 마주 앉는 자리지만 분위기는 ‘화기애애’에서 ‘일촉즉발’로 바뀐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8일 트위터에 중국 대표단이 미국으로 오고 있다며 “중국에 더는 돈을 뜯기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를 방문한 자리에선 “중국이 합의를 깨뜨렸다.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직격했다. 미국이 문서에 서명할 정도로 진전됐던 합의 초안을 중국이 대거 뒤집었다는 입장이다.

USTR은 이날 관보 사이트에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10일부터 10%에서 25%로 인상한다고 공지했다. 므누신 장관은 “중국이 제 궤도에 복귀한다면 재고할 수 있다”고 했다. 중국 대표단이 워싱턴 땅을 밟기도 전에 ‘관세 폭탄’ 카드를 쥐고 중국의 양보를 압박한 것이다.

중국 상무부도 8일 밤 대변인 담화문을 내고 “(관세 인상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면서 “미국 측이 이를 시행한다면 중국도 부득이하게 필요한 반격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미국의 관세 인상 예고에 “상호 이익이 되는 합의”를 강조했지만 처음으로 ‘반격’ ‘보복’을 언급했다.

중국은 9일에는 미국과 유럽연합(EU)산 고성능 심리스 스테인리스 강관(불수무봉강관)에 적용해오던 반덤핑 관세를 계속 부과할 방침도 내비쳤다. 협상단이 만나기도 전에 양측이 한 치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확전과 종전의 갈림길에 섰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안에 만족하지 않고 관세율 인상을 단행하고, 중국도 맞불을 놓아 전면전으로 치닫는 것이다. ‘10일 0시1분’(한국시간 10일 오후 1시1분)이 되면 협상 상황이 큰 틀에서 가늠된다. 이 시간에 맞춰 고율 관세가 부과된다면 무역전쟁은 확전으로, 유예된다면 종전 또는 협상 연장으로 간다고 볼 수 있다.

미·중 협상의 핵심 의제는 중국 시장에 진입하는 미국 기업에 대한 중국의 기술이전 강요, 지식재산권 침해, 사이버 절도, 기존 관세 폐지 방식 등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부과한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회하길 원한다. 그러나 중국은 전체 관세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미·중은 중국의 합의 이행을 강제 감독할 장치에 대한 이견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분위기가 험악해진 상황에서 워싱턴으로 가는 류 부총리의 협상안에 어떤 내용이 담겼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트럼프 대통령 못지않게 강경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요구하는 일방적 양보안을 중국이 내놓을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이번 협상에서 양측이 타협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미·중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무역전쟁이 확전 양상으로 번지면 글로벌 무역과 금융시장이 급격히 요동치고 각국 경제에도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전체 수출의 24%를 중국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에는 악재다. 미국의 관세 부과에 따른 중국의 수출 부진과 경기둔화는 한국경제에 대한 타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베이징 | 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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