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풍호를 즐기는 2가지 방법-신상 케이블카와 유람산투어
내륙의 바다로 불리는 청풍호를 즐길 수 있는 신상 관광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문을 연 청풍호반관광케이블카를 타고 비봉산에 오르면 봄빛 머금은 푸른 호수와 아름다운 산자락이 장쾌하게 펼쳐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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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나루에서 출발한 유람선은 옥순대교와 옥순봉 구담봉을 운행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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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들이 옥순봉을 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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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용준 여행전문 기자] 청풍호는 1985년 충주다목적댐을 건설하면서 생긴 인공 호수입니다. 국내 최대 인공 호수인 소양호 뒤를 잇는 큰 규모입니다. 충북 제천시와 충주시, 단양군에 걸쳐 있어 제천에서는 청풍호, 충주에서는 충주호라고 부릅니다. 그림 같은 청풍호 풍광을 즐기는 방법은 여럿 있습니다. 산에 올라 한 눈에 청풍호를 담거나 호수를 따라 도는 국도 82호선은 손꼽히는 드라이브 코스입니다. 그뿐인가요. 물살을 가르며 진경산수를 구경하는 유람선투어는 큰 즐거움입니다. 그 중 최고는 비봉산(531m)에서 내려다보는 풍광입니다. 비봉은 봉황이 알을 품고 있다가 먹이를 구하려고 비상하는 모습을 닮았다 해서 붙은 이름입니다. 청풍호 한가운데 우뚝 솟은 비봉산 정상에 오르면 봄빛 머금은 푸른 호수와 아름다운 산자락이 장쾌하게 펼쳐집니다. 최근에 문을 연 관광케이블카를 타면 힘들이지 않고 아름다운 풍경을 내려다보는 호사를 누릴 수 있습니다. 청풍나루에서 관광선(왕복 1시간30분 소요)을 타면 옛 선조들이 극찬한 옥순봉과 구담봉 등 진경산수화를 편안하게 즐길 수도 있습니다. 이외에도 청풍호 주변에는 청풍문화재단지, 청풍호관광모노레일, 자드락길, 청풍랜드 등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넘쳐납니다.
신록으로 물들어가는 이맘때 청풍호수를 찾은 이유는 지난 3월 새로 개장한 청풍호반케이블카 때문이다. 내륙에서 산과 호수를 함께 조망하는 유일한 케이블카다. 힘들게 등산하지 않고 비봉산 정상까지 올라 장쾌한 풍광을 내려볼 수 있다.
지난 주말, 케이블카 하부 승강장인 청풍면 물태리역을 찾았다. 청풍호 드라이브길을 따라 도착한 역은 신상 관광지를 구경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물태리역 옆에 자리한 지름 15m 공 모양 건축물은 케이블카와 같은 날 개장한 시네마(CINEMA)360이다. 영상관 내부를 가로지르는 높이 6m 투명 다리에서 360°풀 스크린 위에 펼쳐지는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청풍호반케이블카는 비봉산 정상까지 2.3km 구간을 왕복 운행한다. 일반 캐빈 33대와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털 캐빈 10대가 시간당 1500명을 실어 나른다. 더구나 캐빈 내 소음과 진동이 거의 없어 매우 안정적이다
승차권을 구입해 크리스털 캐빈에 올랐다. 물태리역을 출발한 케이블카는 순식간에 정상을 향해 오른다. 4면이 유리인 일반 캐빈도 스릴 만점이지만, 바닥까지 투명한 크리스털 캐빈은 아찔하기가 한 수 위다. 탑승을 하자마자 '악' 소리를 지를 뻔 했다. 허공에 몸이 떠 있는 듯 자리에 앉지 못할 정도로 온몸이 찌릿찌릿 저려온다. 한참이 지난 후 안정감을 찾으며 그때서야 전후 사방으로 펼쳐지는 청풍호수와 월악산 등 풍경이 압도적으로 다가온다. 힘들이지 않고 9분만에 상부 승강장인 비봉산역에 도착했다.
아쉬움이 가득한 탑승시간이지만 정상 옥상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청풍호의 모습은 장관이다. 청풍호를 왜 '육지 속 바다'라고 하는지 단번에 알 수 있다. 사방에 다도해 같은 풍경이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것. 섬 가운데 솟은 산에 올라 바다에 점점이 뿌려진 이웃 섬을 보는 느낌이다. 멀리 남쪽으로 월악산과 주흘산, 동쪽에 작성산과 금수산, 소백산 줄기가 아득하게 펼쳐진다. 타임캡슐을 저장하는 박스를 층층이 쌓은 설치미술 작품, 솟대 조형물, 포토 존도 인기다.
청풍호반케이블카를 이용하면 혜택이 쏠쏠하다. 탑승권을 소지하고 의림지역사박물관에 가면 관람료가 면제되고, 제천시 관내 가맹점 4000여 곳에서 현금처럼 사용하는 지역 화폐 '모아'도 받을 수 있다.
비봉산역은 청풍호관광모노레일과 연결된다. 제천 여행 인기 코스인 청풍호관광모노레일은 2012년에 들어섰다. 비봉산을 가운데 두고 케이블카와 반대편인 청풍면 도곡리역에서 출발해 23분 만에 정상에 닿는다. 속도는 느리지만 가파른 곳은 경사가 50° 이상이라 뒤로 넘어갈 듯 스릴이 넘친다.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가 케이블카로 내려오는 패키지는 모노레일 승차장에서 판매한다. 케이블카로 올라가 모노레일을 타고 내려오는 것은 안된다. 케이블카 승차장인 물태리역과 모노레일 승차장인 도곡리역 사이를 순환버스가 시간당 한 대꼴로 다닌다.
산을 내려와 청풍호반을 더 가까이 즐기고 싶다면 유람선을 타보자. 청풍나루에서 단양 장회나루까지 왕복 25km 뱃길을 따라가며 옥순봉과 구담봉의 절경을 감상한다. 케이블카 승차장 가는 길에 청풍나루가 있다.
장회나루를 출발한 유람선은 청평대교를 지나 옥순대교로 향한다. 유람선이 다리밑을 지날때면 웅장함이 압도적이다. 다리를 지나자 바로 옥순봉과 구담봉이 눈앞에 펼쳐진다. 옥순봉은 힘차게 솟아오른 바위 봉우리의 모습을 비가 온 뒤 쑥쑥 자라는 죽순에 빚 댄 이름이다. 올곧음을 중시하는 선비정신이 깃들어 있다.
옥순봉을 지나면 구담봉이다. 거북과 연관된 이름으로 깎아지른 바위 절벽이 거북의 형상이란다. 멀리서 신비한 모습도 가까이서 보면 감동이 반감되기 마련인데, 유람선이 구담봉 아래를 지날 때면 겹겹이 붙고 층층이 쌓인 바위의 모습이 더욱 기묘하다. 자연이 그린 대형 산수화로 빨려 들어가듯 생생하면서도 몽환적이다.
큰 유람선에서도 이토록 압도적인데, 아랫부분이 물에 잠기기 전 나룻배로 풍류를 즐겼을 옛 사람들에게 옥순봉과 구담봉의 웅장함이 어느 정도였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유람선 여행의 또 다른 묘미는 역사적 사실에 입담을 가미해 재미를 더하는 안내방송이다. 수많은 기암 중에서도 더 특이해 보이는 바위는 어김없이 걸맞은 이름에 이야깃거리 하나쯤 덧붙인다.
청풍호수를 즐기는 방법은 또 있다. 바로 드라이브다. 중앙고속도로 남제천 IC를 빠져나와 청풍호로 이어지는 국도82호선은 손꼽히는 드라이브 코스다. 신록이 아름다운 초여름 풍경을 보며 드라이브하는 맛이 좋다.
청풍문화재단지도 빼놓을 수 없다. 충주댐을 건설하면서 제천시 5개 면 61개 마을이 수몰 위기에 처하자, 그곳에 있던 주요 문화재를 한데 모아 조성했다. 향교와 관아, 민가를 이전ㆍ복원하고 수몰역사관과 유물전시관도 세웠다. 고려 때 청풍현이 군으로 승격된 것을 기념해 세운 청풍 한벽루(보물 528호)와 관아로 쓰이던 청풍 금병헌(충북유형문화재 34호)을 포함해 보물 2점, 지방유형문화재 9점, 민가 4동 등이 원형대로 보존되고 있다. 망월루에 오르면 단지 전경과 청풍대교가 한눈에 들어온다.
여유가 있다면 금수산 자락에 위치한 천년 고찰 정방사도 들러보자. 의상대사가 창건한 사찰로 규모는 작지만 빼어난 전망과 고즈넉한 분위기가 매력이다. 거대한 암벽을 등지고 선 법당 앞마당에서 겹겹의 산과 청풍호가 일망무제로 펼쳐진다. 청풍호자드락길 2코스 정방사길을 따라 걸으면 한 시간이 채 못 돼 도착한다. 자동차로 절 아래까지 갈 수도 있다.
제천=글 사진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nu21@asiae.co.kr
◇여행메모
△가는길=수도권에서 가면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남제천 IC를 나온다. 금성면ㆍ청풍면 방면 우회전과 구룡교차로 청풍면 방면 왼쪽 도로를 따라 가다 청풍우체국 앞 우회전 하면 청풍호반케이블카물태리역 주차장이 나온다. 인근에 청풍나루도 있다.
△먹거리=제천은 약초나 산채밥상을 내놓는 집들이 많다. 대보명가, 열두달밥상, 산아래, 예촌 등이 대표적이고 청풍황금떡갈비, 산아래석갈비 등은 떡갈비 한상차림으로 이름났다.
△볼거리=박달재, 청풍문화재단지, 청풍호자드락길, 의림지, 배론성지, 옥순봉, 탁사정 등이 있다.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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