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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P] 3선도 우습게 아는 관료들?...여권의 불신, 공무원의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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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오른쪽)와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1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정청 을지로 민생현안회의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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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와 여당의 관료에 대한 ‘속내'를 담은 듯한 대화가 논란이다. 지난 10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나눴던 ‘밀담'이 알려지면서다. 이후 야권에서는 "레임덕을 자초했다"고 비판했고, 여당 지도부는 관료 달래기에 나섰다.

관료에 대한 당·청의 불신은 어찌보면 새삼스럽지 않다. 여당 일각에서는 "공무원은 3선 의원도 우습게 본단 얘기가 있다"며 "국감 때 불러서 크게 혼을 내면 마치 국회의원이 갑질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공무원들은 한 귀로 듣고 다 흘리기 일쑤"라는 말이 나온다. 반대로 관료들은 "우리를 수단으로 생각하는 것"이라며 섭섭함을 토로한다.


정권 초 '공무원 플레이' 논란

지난 2017년 12월 29일 국회 본회의에는 한국광물자원공사법 개정안이 상정됐다. 자본금 잠식상태가 된 광물자원공사의 자본금을 증액하는 내용이다. 여당이 발의한 이 법안에 대해 당시 홍영표 민주당 의원이 "공기업도 잘못 경영하면 문을 닫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반대토론을 폈고 결국 부결됐다. 민주당이 발의하고 민주당이 반대하는 상황이 된 것.

이 법안이 본회의까지 올라오기까지 산업통상자원부는 민주당 의원들에게 "BH(청와대) 오더"라며 설득했다고 한다. 법안이 부결된 뒤 산자부에서 청와대로 파견된 공무원이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한다. 당시 "자원외교 비리와 얽힌 광물자원공사를 수습하기 위해 공무원들이 움직인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같은 해 국회에서 가결된 외감법(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개정안. 상임위(정무위원회)에서 삭제됐던 단서조항이, 법률안 자구·체계 심사를 하는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다시 살아났다. 단서 조항은 '유한회사에 대한 외부감사기준을 시행령으로 정한다'는 내용이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그렇게 되면 외부감사를 받지 않는 유한회사가 생겨날 수 있고, 시행령은 금융위원회가 바꿀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단서조항이 다시 살아난 배경에는 공무원들이 움직인 것 아니겠나"라는 얘기가 나왔다.


당지도부 유화적 태도지만…

새 장관이 겪게되는 관료들의 ‘플레이'도 회자된다. 이른바 전 정권에서 '라인'을 만들었던 관료들의 경우, 이를 깨기 위해 새 장관이 오면 보고를 누락하거나 빠듯한 외부일정을 통해 장관을 ‘길들인다'는 얘기도 정권 초부터 나왔다.

이런 가운데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정부와 새로운 정부가 정책이나 분위기가 달라 적응 못 하는 관료들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화통화에서 "공무원 사회는 상수이고, 결과를 만들어 성과를 내야하는 것은 여당의 몫"이라며 "이인영 원내대표도 관료사회 전체에 대해 언급한 것은 아니고 특정한 사안을 말한 것"이라고 했다. 관료를 향한 유화적 입장인 셈이다.


"우리가 수단인가" vs "5년만 버티자 인식 문제"

그러나 중앙부처의 한 공무원은 "(이 대표의 발언은) 정부 관료를 무시하는 발언이다. 당청의 일반적 시각인 것 같다"고 말했다. 관료들은 자신들을 '수단'으로 보고 공무원의 적응 문제로 보는 시각에 대해 불쾌감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대놓고 불만을 제기할 수 없으니 관료들은 정부의 핵심 정책을 부담스럽게 바라본다. 외교부에서 대일관계 사안이나, 산업자원부에서의 에너지 전환 정책이 대표적이다. 이런 사안을 피해서 다른 부서로 가거나 해외파견을 가기도 한다. 굳이 맡게 되면 사안을 '지시자, 지시일시, 내용'을 메모하면서 혹시라도 있을 수 있는 훗날의 책임에 대비한다는 말도 나온다.

한 여당 보좌관은 "관료 중에는 '정권 5년만 버티자'라는 태도를 보이는 이들이 있는데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김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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