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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이종명 의원 '영웅 조작설'…육군, 이슈화 막으려 "검토중" 답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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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탐사보도 프로그램 의혹 제기 이후

사실 확인하겠다던 육군, 참모차장 주재 대응회의

"5.18 연계 이슈화 예상, 입장표명 최대한 연기"

"기자들 질문에는 검토중 스탠스 유지" 지침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이종명 자유한국당 의원이 군 복무 시절 지뢰를 밟은 동료를 구조했다는 영웅담이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육군 참모차장 주관 관련 대책회의에서 5.18 광주 민주화 운동 기념일을 앞두고 파문을 키우면 안된다며 대응을 자제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지난 2월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북한군 개입 폭동’이라고 발언해 자유한국당 징계위원회에 회부된바 있다.

MBC는 지난 13일 탐사보도 프로그램 ‘스트레이트’에서 당시 이종명 대대장이 지뢰를 밟는 바람에 설동섭 후임 대대장의 후두부에 지뢰 파편이 튀어 2차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이종명 대대장은 후임 대대장 등을 데리고 수색로를 이탈해 지뢰밭으로 들어가 규정을 어기면서까지 위험을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방송에서 전 헌병 고위 관계자는 이종명 의원이 영웅이 아닌 명백한 징계 대상이라는 주장도 했다.

이후 육군 측은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지만, 지난 16일 육군은 김승겸 참모차장 주재의 언론대응 대책회의를 열고 관련 대응을 자제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MBC 보도에 따르면 군 내부 문건을 통해 “5.18과 연계해 이슈화가 예상되므로 육군의 공식 입장표명은 5.18 이후로 최대한 연기하라”, “기자 질문에는 ‘검토중’ 스탠스를 유지하고 이슈가 확산되지 않도록 관리하라”라는 지침이 하달됐다.

이와 관련 17일 육군 관계자는 “현안이 있으면 적절한 시점에 현안에 대한 회의를 한다”며 “현안 점검회의에서 그런 논의 있었다”고 시인했다. ‘5.18 이후 대응하라는 얘기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단 시일 내에 확인될 사안이 아니니 충분한 시간을 두고 검토와 후속 조치를 하는게 좋겠다고 논의된 걸로 안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 16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은 육군의 지침 그대로 진행됐다. 전하규 육군 공보과장은 ‘의혹 보도 이후 확인된 사항이 있느냐’는 질의에 “육군에서 관련 내용들을 검토 중에 있다”고 했다. 사실관계 확인 뿐 아니라 당시 조사보고서 등 자료에 대한 검증 여부에 대해서도 “검토중”이라고 답변했다. 관련 질의응답에서 전 과장은 “검토 중”이라는 답변을 17번이나 했다.

이날 추가 질의에서도 육군 관계자는 “검토하고 있다”, “검토하겠다”는 답변 등 ‘검토’ 관련 단어를 9번이나 사용했다. 특히 ‘조사보고서에 당사자 조사가 없고, 당사자가 방송에 나와서 조사받은 적이 없다고 본인이 주장했다’며 ‘왜 훈장을 받았는지 공적조서도 없으면 재조사해야 하는것 아니냐’ 질문에 “잘 살펴보고 있다”고만 했다.

이데일리

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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