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7 (일)

白夜의 나라 여름은 축제의 계절… 피오르에 들어서면 눈이 절로 시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무튼, 주말]

러시아·노르웨이 7색 여름 여행

러시아의 하얀 밤, 백야(白夜)는 여름과 함께 시작된다. 노르웨이로 건너가면 피오르와 원시(原始)를 마주할 수 있다. 유럽의 두 나라를 제대로 맛보는 방법을 가려 뽑았다. 이번 여름을 즐기는 두 가지 제안이다.

러시아

"아름다운 밤이었다. 우리가 젊을 때에만 만날 수 있는 그런 밤이었다."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백야'는 이렇게 시작된다. 작가는 해가 지지 않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백야를 배경으로 소설을 써내려갔다. 매일 해가 뜨고 지는 게 당연한 우리에게 하얀 밤은 낯설기만 하다. 러시아의 백야는 여름과 함께 시작된다. 하지(夏至)를 전후한 6월에서 8월까지 낮과 밤의 경계가 흐려진다. 러시아 사람들은 이 기간을 축제처럼 즐긴다. 밤늦게까지 해가 지지 않는 거리를 걷고 음악을 즐기며 춤을 추고 음식을 먹는다. 여름은 활기 넘치는 러시아의 진면목을 만나기에 더없이 좋은 계절. 7가지 감상법을 제안한다.

①황실의 여름 궁전 페테르고프

페테르고프(petergof) 궁전은 여름을 제대로 만날 수 있는 곳이다. 18세기에 표트르 대제가 여름을 지내기 위해 지은 이 궁전은 '여름 궁전'이란 이름으로 더 유명하다. 러시아 황제와 가족들은 에르미타주 박물관이 있는 '겨울 궁전'을 떠나 이곳에서 여름을 보냈다.

800만㎡의 거대한 면적에 바로크 양식의 화려한 건물과 아름다운 정원, 수많은 분수가 펼쳐진다. 그중에서도 하부 정원의 분수 정원이 압권이다. 황금 조각상과 화려한 분수쇼는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하다. 물줄기는 긴 수로를 따라 핀란드만으로 흘러간다. 드넓은 바다가 한 폭의 그림 같다. 여름은 이곳 정원이 초록색으로 가장 빛나는 계절이다. 상부 정원부터 하부 정원까지 다양한 모양으로 가꿔진 정원 산책도 놓치지 말 것.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30여㎞ 떨어진 페테르고프 궁전까지는 페리가 가장 빠르고 편리한 교통수단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옛 해군부 건물 앞에서 탈 수 있다. 페리에서 보이는 풍경도 색다르다. 겨울 궁전인 에르미타주 박물관도 지나치긴 아쉽다. 박물관과 소장 작품의 규모도 대단하지만 러시아 황실의 화려한 궁전을 구경하는 재미가 상당하다.

조선일보

1 에르미타주 박물관(겨울 궁전)은 소장 작품만큼이나 러시아 황실의 화려한 궁전을 구석구석 둘러보는 재미가 크다. 2러시아 지하철은 역마다 개성 있는 인테리어와 조형물이 돋보인다. 섬세한 유리 장식으로 둘러싸인 기둥과 화려한 샹들리에를 볼 수 있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아브토보역. 3 자라지예 공원 전망대에서 바라본 모스크바강과 스탈린 양식으로 지어진 코첼니체스키 아파트. /강정미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②궁전 다리와 바실리섬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수많은 운하와 다리로 이어진 도시다. '러시아의 베네치아' '북쪽의 베네치아'로도 불린다. 이 도시를 여행하며 마주치는 수많은 다리 중에 꼭 건너야 할 게 있다면 '궁전 다리'다. 옛 해군부와 에르미타주 박물관 앞에 있는 이 다리를 건너면 바실리섬이다. 바실리섬엔 멀리서부터 눈길을 사로잡는 2개의 붉은 기둥이 있다. 로스트랄 등대다. 뱃머리 모양의 장식과 조각상이 화려한 높이 32m의 거대한 등대는 하나의 작품 같다. 바실리섬에선 '페트로파블롭스크 요새'도 볼 수 있다. 1703년 표트르 대제가 스웨덴의 침입을 막기 위해 토끼섬에 세운 이 요새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다. 궁전 다리의 진가는 자정이 넘어야 제대로 드러난다. 궁전 다리는 도개교(跳開橋)로, 새벽 시간에 선박의 통행을 위해 다리를 들어 올린다. 이 특별한 풍경을 기다려보는 것도 특별한 추억이 된다.

③상트페테르부르크 백야 축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선 5월 말부터 7월까지 백야 축제가 열린다. 1993년 시작된 이 축제는 백야 현상이 나타나는 북유럽 도시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대표적인 행사로는 유서 깊은 공연장인 마린스키 극장과 콘서트홀에서 펼쳐지는 '백야의 별(Stars of the White Nights)'이다. 오페라, 교향악, 발레 공연이 5월 22일부터 7월 21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네바강에선 붉은 돛을 단 배와 불꽃놀이가 펼쳐지는'붉은 돛 축제(Scarlet Sails)'도 열린다. 에르미타주 박물관 앞 궁전 광장과 넵스키대로 등에서도 러시아 전통 공연과 춤, 카니발 등이 펼쳐진다. 축제와는 별개로 매일 넵스키대로에서 열리는 다양한 거리 밴드의 공연도 볼만하다.

④모스크바의 신상 공원, 자라지예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의 중심부에는 이 나라를 대표하는 붉은 광장과 성바실리성당, 크렘린궁 같은 명소가 모여 있다. 대부분 도보 투어로 한 번에 둘러보는데 이때 추가해야 할 새 얼굴이 있다. 2017년 문을 연 자라지예(Zaryadye) 공원이다. 모스크바 강변에 현대적이고 자연 친화적으로 만들었다. 러시아의 다양한 식생을 옮겨놓았다는 숲과 산책로, 전망대, 콘서트홀과 야외공연장, 전시장까지 보고 즐길 거리도 많다. 모스크바강 위에 떠 있는 듯한 전망대는 공원을 찾는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장소. 전망대 오른편으로 성바실리성당과 크렘린궁, 반대편엔 스탈린 양식의 코첼니체스키 아파트가 보인다. 모스크바엔 스탈린이 세운 고딕 양식의 거대한 마천루 7개가 있다. 원래 모두 8개의 건물을 세울 계획이었지만 1953년 그가 사망하면서 8번째 건물은 건설이 중단됐다. 자라지예 공원은 바로 그 자리에 만들어졌다.

조선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⑤시민의 휴식처, 고리키공원

러시아의 대문호 막심 고리키의 이름을 딴 공원은 모스크바 사람들의 오래된 휴식처다. 모스크바강을 따라 조성된 공원의 면적만 100만㎡에 달한다. 걸어도 걸어도 끝이 없는 규모에 압도되는 건 여행자뿐이다. 모스크바 사람들은 오리배 또는 자전거를 타거나 잔디에 누워 햇살을 즐긴다. 한강 공원에서 치맥을 먹듯이 강가에서 친구, 연인과 맥주나 간식을 즐기기도 한다. 밤늦게까지도 북적이는 고리키공원에선 그들처럼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다. 고리키공원 선착장에선 유람선도 탈 수 있다. 여름에는 최대한 늦은 시각에 탑승해 유람선에서 일몰과 야경을 함께 눈에 담아야 한다. 선상에선 우아한 식사도 즐길 수 있다. 여름밤을 낭만적으로 보내는 방법이다.

⑥'백조의 호수'와 노보데비치 수도원

노보데비치 수도원은 여러 의미에서 찾아가 볼 가치가 있다. 16~17세기'모스크바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진 러시아정교회 수녀원의 독특한 건물들, 수도원을 둘러싸고 있는 평화로운 공원과 호수가 아름답다. 차이콥스키는 이 호수에서 백조를 보고 영감을 받아 '백조의 호수'를 작곡했다고 한다. 수도원 옆에는 노보데비치 묘지가 있는데 안톤 체호프와 니콜라이 고골리, 블라디미르 마야콥스키 등 러시아를 대표하는 작가들과 인류 최초의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이 잠들어 있다. 노보데비치 수도원과 멀지 않은 곳에 모스크바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참새언덕이 있다. 스탈린 양식으로 세워진 모스크바 국립대학교와 러시아월드컵 개막식이 열린 루즈키니 스타디움이 손에 닿을 듯 가깝다.

⑦러시아 메트로 투어

러시아에선 지하철을 꼭 타보길 권한다. 모스크바 지하철은 1935년 개통됐다. 지하철역은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독일군의 공습을 피하는 방공호 역할을 했고 냉전시대엔 핵 전쟁의 피란처로 설계되기도 했다. 지하철을 타기 위해 깊은 땅속까지 100m가 넘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는 경험이 색다르다. 엘리베이터가 길고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각 역마다 안전을 위해 직원이 모니터를 한다. 그 모습도 신기하다. 오랜 역사만큼이나 연식이 느껴지는 지하철도 만날 수 있는데 생김새와 달리 속도는 빠르다. 그만큼 소음이 심하다는 단점은 있다. 배차 간격이 짧으니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 러시아 지하철의 묘미는 역마다 다른 인테리어와 분위기다. 갤러리 같은 화려한 천장과 기둥 장식, 알록달록한 색감, 고전적인 그림, 조각 작품까지 저마다 개성이 뚜렷한 역들을 찾아가는 재미가 있다.

여행정보

조선일보

인천에서 모스크바까지 매일 직항 노선(대한항공·아에로플로트)이 있다. 비행 시간은 9시간 20여분.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는 4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직항 노선(대한항공)이 주 3회 운항하며, 6월 중순에서 9월 중순까진 주 5회로 늘어난다. 비행 시간은 9시간 40분. 한국과 시차는 6시간이다. 러시아는 대한민국 여권으로 비자 없이 입국 가능하다. 입국 때 발급해주는 이민카드는 숙소 체크인이나 검문이 필요한 경우에 여권과 함께 확인하므로 분실에 유의할 것. 입국일로부터 근무일 기준 7일 이상 체류할 경우 거주지 등록을 해야 한다. 거주지 등록이 가능한 숙소를 이용하거나 장기 체류에 필요한 서류 및 절차를 확인하고 출국해야 한다.

조선일보

‘유럽의 푸른 눈’ 노르웨이의 브릭스달 빙하를 보러 가도록 도와주는 ‘트롤카(지붕 없는 SUV 형태)’. /노르웨이관광청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노르웨이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여섯 가지 스톤 중 공간 조절 능력을 가진 '스페이스 스톤(테서랙트)'이 처음 발견된 곳이 바로 노르웨이다. 우주 행성 아스가르드를 지배하는 왕 오딘의 물건을 보관하기에 어울리는 원시의 자연을 가졌기 때문일 것이다. 피오르(fjord·빙하의 침식으로 만들어진 좁고 깊은 만)와 그 위에 웅장하게 놓인 빙하, 쏟아지는 폭포까지 노르웨이는 태초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그러나 즐기는 방법까지 원시적일 필요는 없다. 높은 걸 보고 무작정 걸어 올라가는 사람은 한국인밖에 없다는 말이 있다. 특히 여름은 피오르를 더욱 편안하게 감상하도록 해준다. 노르웨이 자연을 즐기는 일곱 가지 방법은 이렇다.

①베르겐의 '푸니쿨라'

피오르 관광의 시작은 노르웨이 제2의 도시 베르겐이다. '겨울왕국'에 나온 아렌델 왕국의 모델이 된 곳이다. 도시 중심에 있는 높이 320m의 플레엔산을 마법 없이 올라가는 가장 쉬운 방법은 산악열차 '푸니쿨라'다. 1918년 개통된 '블뢰이바넨역'에서 탄다. 26도 경사로 6분간 올라가면 정상에 닿는다. 그곳에서 도시를 내려다보면 14~16세기 한자(Hansa)동맹 시절 지어진 브뤼겐(옛 부두)의 목조 건물이 장난감처럼 보인다. 바다 쪽으로는 피오르가 펼쳐진다.

내려올 때는 걸어도 좋다. 유모차를 끌고 다닐 만큼 길이 잘 만들어져 있다. 얼음왕국 속 엘사의 기분을 느끼고 싶다면 항구 옆 '매직 아이스바'가 제격. 중세 마녀 같은 가운을 입고 칵테일을 마시는 곳이다. '렛 잇 고'를 흥얼거리고 싶지만 입김이 나올 정도로 추워서 오래 머물긴 어렵다.

②송네 피오르의 'RIB(고무보트)'

송네 피오르는 노르웨이에서 가장 긴 피오르다. 길이가 204㎞로 '피오르의 왕'이라 불린다. 왕의 위엄을 마음껏 즐기기 위해서는 고무보트(RIB)를 타면 좋다. 인구 2000명의 발레스트란 마을에서 시작한다. 우주복 같은 상하 일체형 방수복을 패딩 위에 입으라며 건네줬다. 날이 화창해도 시키는 대로 하자. 시속 92㎞가 넘는 속도로 달리기 때문에 꽤 춥다.

보트를 타고 송네를 거쳐 내뢰이 피오르를 가로지르다 보면 양옆으로 수백m 높이에서 폭포가 쏟아진다. 보트는 폭포 앞까지 가 그 장대함을 체감하게 해준다. 피오르 끝엔 바이킹 체험 마을 '구드방엔'이 있다. 바이킹 복장을 하고 통나무 과녁에 도끼를 던지거나 사슴 인형에 화살을 쏠 수 있다.

③로엔의 '스카이리프트'

피오르는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더 깊고 웅장하다. 발레스트란에서 차로 3시간 30분 달려 도착한 곳은 로엔 마을. 이곳엔 해발 1011m 호벤산을 5분 만에 오를 수 있는 '스카이 리프트(케이블카)'가 있다. 정상에서 내려본 피오르는 압도적이었다. 빨려 들어갈 것처럼 광활했다. 석양이 설산과 피오르를 물들였다. 북유럽 요정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발만 잘못 디뎌도 추락할 듯하지만 이곳엔 일부러 뛰어내리는 사람들도 있다. 특수 제작한 윙슈트를 입고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베이스 점핑'이다. 낙하산에 날개를 단 형태의 옷을 입고 뛰어내리기 때문에 배트맨같이 하늘을 나르는 짜릿함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비행기에서 뛰어내리는 '스카이다이빙'보다 더 위험한 익스트림 스포츠다.

조선일보

1 노르웨이 피오르의 보석 ‘게이랑에르’를 관통하는 페리. 좌우로 다양한 모습의 폭포가 장막처럼 펼쳐진다. 2 지그재그 모양의 독수리길을 따라 오른 정상에서 내려다본 게이랑에르 피오르. 깎아지른 절벽은 소셜미디어 인생샷 전용 촬영지다. /노르웨이관광청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④브릭스달 빙하의 '트롤카'

로엔 마을에서 차를 타고 남쪽으로 20㎞ 정도 달리면 유럽의 푸른 눈 '브릭스달 빙하'가 나온다. 빙하를 보려면 안내사무소 앞에 차를 세우고 30~40분쯤 산길을 더 걸어 들어가야 한다. 지붕 없는 SUV 형태의 '트롤카'를 타면 20분 만에 빙하 입구에 도착한다. 가는 길은 영화 '쥬라기 공원'의 한 장면 같다. 오픈카를 타고 산속을 달리는데 비가 오면 속수무책. 우비는 챙겨 가자.

트롤카에서 내려 10분 정도 걸어가면 산기슭과 꼭대기에 걸쳐 있는 푸른빛 빙하가 펼쳐진다. 원래는 더 웅장했지만 몹쓸 지구온난화로 크기가 많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빙하를 바라보며 녹은 물을 맛보는 것만으로도 신비로운 경험이다.

⑤게이랑에르의 '페리'

피오르의 보석이라고 불리는 '게이랑에르'를 즐기는 방법은 '페리'다. 휠레쉴트 마을에서 탑승해 게이랑에르 마을로 향하는 동안 노르웨이 피오르의 하이라이트인 '일곱 자매 폭포'를 볼 수 있다. 일곱 자매가 머리를 늘어뜨린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 맞은편에는 이들에게 청혼했다가 거절당한 총각이 매일 술만 마시다 폭포가 됐다는 '구혼자의 폭포'가 있다. 그래서인지 폭포가 술병을 닮았다. 이 밖에도 '면사포 폭포' 등 많은 폭포가 페리를 타는 동안 장막처럼 펼쳐진다. 그 폭포 밑엔 무지개가 목걸이처럼 걸려 있다.

⑥독수리 길 '전기차'

절벽과 폭포 아래 요새처럼 자리한 인구 200명의 게이랑에르 마을엔 피오르와 마을 경관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두 전망대가 있다. 프뤼달 협곡 바위 전망대와 외르네스빙엔 전망대다. 전망대까지 올라가는 길은 급격히 휘어진 지그재그 모양. 독수리가 많이 살아 '독수리길'로 불린다. 마을 중심가에서 2인승 전기차를 타면 15분 정도 걸린다. 아무리 밟아도 시속 60㎞를 넘지 않지만 크기가 작아서인지 속도감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이 길엔 소셜미디어 '인생샷'으로 유명한 프뤼달스유베 절벽이 있다. 뾰족한 절벽 끝에 걸터앉아 피오르를 즐기는 사진이다. 바람만 불어도 절벽에서 떨어질 것 같다. 사진만큼 실제로도 무섭다. 좀 더 올라가면 피오르 관광상품 개발에 사재를 털어 지원한 소피아 노르웨이 왕비를 기념하는 '여왕의 의자'가 있다. 여기에 앉으면 안전하게 여왕의 기분으로 피오르를 만끽할 수 있다.

⑦온달스네스의 '클라이밍'

피오르 관광의 종착지는 온달스네스. 이곳은 '클라이밍'의 성지다. 클라이머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수직 절벽이 가득하다. 절벽에 매달려 바다를 바라보면 산과 피오르를 함께 느낄 수 있다. 초보자 코스는 비아 페라타(암벽에 고정한 쇠말뚝이나 와이어에 의지해 등반하는 방식). 허리에 이중 안전장치(고리)를 달고 올라간다. 가장 쉬운 코스라고 해도 3시간 동안 절벽을 타고 오르니 만만하게 보면 큰코다칠 수도.

이렇게 노르웨이 서쪽 해변을 따라 올라온 후 다시 오슬로로 복귀하는 손쉬운 방법은 기차다. 5시간 정도 타고 가다 보면 양옆으로 휴대폰 바탕화면 같은 풍광이 펼쳐진다. 어머니 같은 노르웨이 자연이 주는 마지막 위안이다.

여행정보

조선일보

노르웨이까지 가는 정기 직항 노선은 없다. 터키 이스탄불 등을 경유해야 한다. 대한항공은 오는 6월 14일~8월 9일 매주 금요일 오슬로행 직항 전세기를 총 9회 운항할 예정이다. 비행시간은 10시간 30분. 한국과 시차는 7시간이다. 노르웨이는 비자 없이 입국 가능하다. 물가는 세계 최고 수준. 맥도널드 빅맥 세트가 119NOK(노르웨이 크로네), 약 1만6000원이다. 문의는 노르웨이관광청 서울사무소.

[모스크바·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강정미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