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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널뛰기 여론조사' 논란 리얼미터… 전문가들 "조사 방식 왜곡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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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 미세하게 조정했을 수도"

리얼미터 대표 "與 압력 없어"

정당 지지율 등이 널뛰기하듯 변동 폭이 큰 리얼미터의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둘러싼 논란이 17일 계속됐다. 여론조사 업체인 리얼미터는 지난 9일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지지율 격차가 1.6%포인트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가 16일에는 두 정당 격차가 13.1%포인트로 벌어진 조사 결과를 내놨다. 두 번째 조사 결과는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이상한 조사"라고 한 지 이틀 뒤에 나온 것으로, 한국당이 "비정상"이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리얼미터의 조사 방식에 대해 "왜곡이 있을 수 있다"고 봤다. 고려대 통계학과 허명회 교수는 "리얼미터 조사는 전화를 걸어 응답을 받는 시간대가 특정 시간대에 집중될 수 있다"며 "특정 계층이 응답을 잘하는 시간대에 조사가 집중되면 작은 여론 변화도 실제보다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이준웅 교수는 "리얼미터 조사는 성(性)·연령·지역별로 필요한 응답자 숫자를 채울 때까지 전화를 거는 방식이기 때문에 표집 오차를 아예 구할 수 없다"며 "언제 어떤 숫자가 나오든 이상하지 않은 엉터리 조사"라고 했다.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한규섭 교수는 여러 여론조사 기관이 발표하는 조사 결과를 종합해 '폴랩 지지율 지수'를 발표해 왔다. 기관마다 특정 정당 지지율이 높게 나오거나 특정 계층의 의견이 더 많이 반영되는 등의 특성이 있는데, 이를 통계적으로 제거해 실제 지지율에 가까운 숫자를 추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 교수는 지난 4월 초 지수 발표를 잠정 중단했다. 한 교수는 "다른 업체들은 '경향성'이 일정하게 유지되는데, 리얼미터는 일정하지 않아 통계적으로 처리할 수가 없었다"며 "업체가 결과를 미세하게 조정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는 본지 인터뷰에서 "민주당으로부터 어떤 압력도 받지 않았다"며 "정치인들의 여론조사에 대한 비판은 흔히 있는 일이기 때문에 그다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리얼미터 조사는 자동 응답(ARS) 방식과 전화 면접 조사가 이뤄지고 나면 복수의 연구원이 성, 연령, 지역별로 가중치를 줘 일치하는 결과가 나오면 발표되는 구조"라며 "인적(人的) 개입이 최소화된, 자동화된 시스템"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여당 지지자의 응답률이 상대적으로 높아 여당 지지층 여론이 과대 반영되고 있다면서도 "과거 정부 때에도 같은 기준으로 조사했기 때문에 비교를 위해 그대로 둘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경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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