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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아빠車의 진화 `코티나→스텔라→쏘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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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제공=현대차


[세상만車-117] 자동차 시장의 화두는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다. 2010년대 들어 이름에서 알수 있듯이 다목적 레저용에 머물던 SUV는 세단 못지않은 안락함과 주행 성능을 추가해 세단 시장을 공략하면서 영향력을 키우더니 결국 대세를 형성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글로벌 SUV 시장은 2010~2016년 연평균 17.7% 성장했다. 국내 SUV 시장도 2011년 20만대 수준에서 매년 16% 성장했다. 내수 점유율은 2012년 20%를 넘어선 뒤 2016년에는 30%를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35%까지 늘었다.

국토교통부 자동차등록 데이터를 바탕으로 차종별 통계를 산정하는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판매된 SUV는 57만7497대, 세단은 68만7966대다. SUV와 세단 판매대수 차이는 10만대 수준으로 줄었다. 이로써 올해 하반기에는 SUV가 세단을 제치고 자동차 시장 주도권을 장악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었다.

올 들어서도 세단과 SUV 격차는 더 줄었다. 올 1~4월 세단 판매대수는 21만226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9% 감소했다. 반면 SUV 판매대수는 19만5013대로 7.5%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SUV 대세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3월 세단 점유율은 40.3%, SUV 점유율은 40.1%로 두 차종 간 차이는 0.2%포인트에 불과했다. 하지만 4월에는 세단 점유율이 41.8%로 전월보다 상승했다. 이와 달리 SUV는 39.3%로 점유율이 떨어졌다.

세단 점유율 상승 배경에는 쏘나타가 지난달부터 본격 판매에 들어간 8세대 신형 쏘나타가 있다. 8세대 쏘나타는 지난 4월 6128대가 판매됐다. 기존 LF 모델을 포함하면 판매대수는 8836대로 2016년 6월 이후 2년10개월 만에 8000대 고지를 돌파했다. 동생인 현대 아반떼(5774대)를 제치고 형님이자 국산차 판매 1위인 현대 그랜저(1만135대)를 추격하고 있는 셈이다. 신형 쏘나타 누적 계약대수도 2만대를 돌파했다.

쏘나타의 부활은 '아빠차' 중형 세단의 부활을 의미한다. 사실 쏘나타는 코티나-스텔라로 이어지는 아빠차 계보를 잇고 있다. 경쟁 상대인 대우차(현 한국지엠)는 프린스-레간자-토스카-말리부, 기아차는 콩코드-크레도스-옵티마-로체-K5, 르노삼성은 SM5·SM6로 도전했지만 1985년 쏘나타가 나온 뒤에는 2·3인자에 머물렀다.

올 1~4월 판매대수도 쏘나타가 2만5093대로 압도적이다. K5는 1만3252대, SM6는 5735대, 말리부는 4524대에 그쳤다.

쏘나타는 글로벌 베스트셀링카이기도 하다. 7세대까지 858만4822대가 판매됐다. 그동안 판매된 쏘나타(길이 4.8m, 높이 1.5m 기준)를 일렬로 세우면 4만1207㎞로 지구 둘레 4만6250㎞에 육박한다. 수직으로 쌓으면 1만2877㎞로 에베레스트산(8848m) 1455개를 위로 포개놓은 것보다 높다.

쏘나타는 8세대에서 글로벌 판매대수 '1000만대 돌파'라는 대기록을 세울 가능성이 있다. 4~7세대 쏘나타 중 상대적으로 판매대수가 적었던 7세대 쏘나타(149만6295) 수준의 실적만 올려도 1000만대를 넘어선다

◆코티나

현대차가 처음 생산한 중형차로 쏘나타가 '국가대표 중형 세단'이 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국내에서 생산된 차량은 1966년 나온 2세대 모델인 코티나 마크Ⅱ다.

현대차는 포드 영국과 기술제휴를 맺고 1968년부터 조립 생산에 들어갔다. 코티나는 1.6ℓ 직렬 4기통 엔진을 달았다. 최고출력은 75마력이다. 당시 경쟁 상대였던 신진자동차 코로나보다 배기량과 시트가 커 인기를 끌었다.

판매 첫해인 1968년에는 566대, 1969년에는 5547대가 팔리면서 베스트셀링카 대열에 합류했다. 택시로도 인기를 끌었지만 비포장도로가 많은 국내에서 잦은 고장을 일으켰다.

코티나로 시행착오를 겪은 현대차는 1971년 뉴 코티나(마크Ⅲ)를 생산하기에 앞서 포드에서 3대를 먼저 가져온 뒤 비포장 주행시험을 통해 국내 실정에 맞도록 개선시켰다. 코니타는 성공한 사업가나 부자들의 자가용으로 국내에서 자리 잡았다. '부자 아빠차'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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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 /사진제공=현대차


◆스텔라

코티나 바통을 이어받은 아빠차다. 스텔라는 현대 포니에 이어 두 번째 고유 모델이자, 중형차로는 첫 번째 고유 모델이다. 코티나 마크Ⅴ 섀시를 기반으로 현대차가 차체를 독자 개발했다. 당시 국산차 회사들은 플랫폼을 독자 개발할 능력이 없어 코티나 섀시를 보강하고 수정해 신차를 개발했다. 디자인은 포니를 디자인했던 조르제토 주지아로가 맡았다.

현대차는 스텔라 개발로 독자 제품 개발 계획을 시스템화시킬 수 있는 초석을 마련했다. 포니 개발을 위해 협업했던 미쓰비시의 힘을 빌리지 않고 독자적으로 진행했다는 점에서 현대차의 기술력 자립에 자신감을 부여했다.

스텔라는 1400cc 및 1600cc 엔진으로 출시됐다. 인기는 1400cc 스텔라가 많았다. 세금이 적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배기량이 적은 만큼 힘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현대차는 이에 1500cc 엔진을 적용한 스텔라를 내놨다.

스텔라는 택시 시장에서도 잘 팔렸다. 당시 택시 시장을 장악한 모델은 소형차인 포니다. 그러나 88올림픽을 앞두고 고급스럽고 좌석이 넓은 중형 택시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스텔라가 택시로 출시됐다. 스텔라는 성공한 중산층을 위한 패밀리카로 인기를 끌면서 판매 90일 만에 1만대가 팔렸다. '중형차=아빠차'라는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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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대 쏘나타 /사진제공=현대차


◆1세대 쏘나타

쏘나타가 첫선을 보인 1985년, 당시 한국은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삶의 질을 추구하는 소비의 시대가 열렸다. 높아진 소득수준은 자동차 구입에도 영향을 줬다. 자신의 사회적 지휘를 표출하는 수단이기도 한 자동차도 포니, 엑셀 등 소형차보다 더 크고 넓은 세단을 선호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현대차는 이에 스텔라에 1800cc와 2000cc SOHC 엔진과 5단 변속기를 탑재한 '쏘나타'를 출시했다. 스텔라의 고급형 모델로 등장한 셈이다.

쏘나타는 'VIP를 위한 고급 승용차'라는 콘셉트에 걸맞게 자동 정속 주행장치, 파워핸들, 파워브레이크, 자동조절 시트, 전동식 리모컨 사이드미러 등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첨단 사양을 적용했다. 당대 인기배우 신성일이 첫 번째로 계약해서 화제를 낳기도 했다.

쏘나타는 '소나 타는 차'라는 별명이 생기자 출시 이듬해에 차명을 '쏘나타'로 변경했다.

◆2세대 쏘나타

1세대 쏘나타가 인기를 끌자 자신감이 붙은 현대차는 도요타 캠리, 혼다 어코드 등 수입차 브랜드들과 겨루기 위해 수출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1988년 6월 출시된 2세대 쏘나타는 철저하게 '수출 전략형 중형차'로 개발됐다. 2세대 쏘나타는 국내 최초로 자체 디자인한 모델이다. 기존 각진 디자인에서 벗어나 공기 역학을 중시한 에어로 다이내믹 디자인을 도입했다.

당시 중형차의 상징이었던 후륜구동 대신 전륜구동 방식을 채택했다. 눈과 빙판길이 많은 한국 기후를 감안해서다. 1988년 11월 쏘나타 3277대가 미국행 배에 선적되면서 국산 중형차 최초로 미국에 수출되는 기록을 세웠다. 1·2세대 판매대수는 67만6576대다.

◆3세대 쏘나타Ⅱ·Ⅲ

1993년 5월 등장한 3세대 쏘나타Ⅱ는 역대 쏘나타 시리즈 중 디자인이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1996년은 쏘나타 역사에서 한 획을 그은 해였다.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인 디자인이란 찬사를 받았던 부분변경 모델인 쏘나타Ⅲ가 나왔다. 전투기 분사구를 연상시키는 라디에이터 그릴 등 다이내믹한 전면부 디자인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같은 해 모스크바 모터쇼에서 최우수 자동차에 선정되는 등 국제적으로도 상품성을 인정받았다. 쏘나타Ⅲ는 1996년 완공된 현대차 아산공장에서 본격적으로 생산됐다.

쏘나타 출시 11년 만에 누적 판매대수 100만대를 돌파한 해도 1996년이었다. 총 판매대수는 107만1696대다. 쏘나타Ⅲ는 이후 그랜저의 전신인 마르샤를 탄생시키는 밑거름이 됐다.

◆4세대 EF 쏘나타

국산 중형차의 기술 독립을 선언하며 1998년 3월 출시됐다. 독자기술로 개발한 175마력의 2500cc 델타 엔진과 인공지능 하이벡(HIVEC) 4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국산 중형차의 기술력을 뽐냈다.

EF 쏘나타는 날카로운 사이드 캐릭터 라인과 볼륨감과 날카로움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클래식한 리어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었다. 쏘나타 앞에 붙은 'EF'는 차량의 프로젝트명으로 'Elegant Feeling(우아한 느낌)'이라는 뜻이다.

출발은 힘겨웠다. IMF 구제금융 여파로 판매가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듬해 2월부터 2000년 8월까지 19개월간 연속으로 판매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2001년에는 전장을 35㎜ 늘려 준대형급 차체를 갖춘 부분변경 모델인 뉴EF 쏘나타가 출시됐다. 2004년 미국 JD파워가 선정하는 신차품질조사(IQS)에서 중형차 부문 1위를 차지하는 쾌거도 일궈냈다. 총 판매대수는 162만5301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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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F 쏘나타 /사진제공=현대차


◆5세대 NF 쏘나타

현대차가 46개월 동안 순수 독자 기술로 개발한 2.0·2.4 세타 엔진을 탑재했다. 세타 엔진은 초기 현대차에 엔진을 공급했던 미쓰비시를 비롯해 자동차 종주국인 미국의 크라이슬러에 역수출될 만큼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전장×전폭×전고는 4800×1830×1475㎜로 기존 모델보다 전장은 55㎜, 전폭은 10㎜, 전고는 55㎜가 늘어나 동급 최고 수준의 차체 크기를 확보했다. 3.3 람다 엔진의 고배기량과 2.0 디젤 엔진을 탑재해 선보이는 등 라인업 확충에도 힘썼다.

미국 앨라배마 공장이 준공되면서 2005년 5월부터는 '메이드 인 아메리카'로 북미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들어갔다.

2007년 11월에는 2세대 세타 엔진을 얹은 부분변경 모델 '쏘나타 트랜스폼'이 출시됐다. 이 엔진은 최고출력 163마력으로 기존보다 19마력이 높아졌다. 총 판매대수는 158만8069대다.

◆6세대 YF 쏘나타

2009년 9월 출시된 6세대 YF는 현대차의 디자인 정체성 '플루이딕 스컬프처'를 처음으로 적용했다. 이전 모델과 다르게 쿠페 스타일을 접목해 역동성을 강조했다.

차체자세제어장치(VDC)가 전 모델에 기본 사양으로 장착돼 안전성도 강화됐다. 파노라마 선루프, 버튼 시동장치 등 고급 사양 및 첨단 사양도 적용됐다.

2.0 세타Ⅱ 엔진과 2.4 세타 GDi 엔진을 적용해 엔진 성능도 향상시켰다. 6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돼 변속효율 및 연비 향상을 실현했다. 이후 세타 엔진을 누우 엔진으로 대체했다. 2.0 세타Ⅱ 터보 GDi 엔진이 2.4 GDi 엔진을 대체하며 강력한 성능을 확보했다. 가족형 세단으로 30~50대 폭넓은 연령대 고객층에게 인기를 끌었다.

YF는 중국에서 현대차 중형 모델로는 최초로 10만대 판매를 돌파하고, 북미 지역의 각종 자동차 전문지 및 조사기관의 패밀리 세단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글로벌 베스트 중형차로 자리 잡았다. 2011년 5월에는 국내 최초 중형 하이브리드카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등장했다. 총 판매대수는 212만6885대로 역대 쏘나타 중 가장 많다.

◆7세대 LF 쏘나타

기존 YF보다 더 커지고, 넓어지고, 힘세졌다. 트렁크 용량은 동급 최대인 462ℓ로 골프백 4개와 보스턴백 4개가 모두 들어간다.

디자인도 한층 정제됐다. 외관은 고급스러운 느낌의 신규 헥사고날 그릴을 적용한 전면부, 한층 정제된 선과 조형을 통해 모던함을 강조한 측면부, 볼륨감을 잘 살린 리어 범퍼 디자인으로 안정감을 극대화한 후면부를 통해 세련되면서도 역동적인 고급 중형 세단의 이미지를 추구했다. 또 사용자의 편의성과 감성만족을 높이는 인간공학적 설계(Human-Machine Interface, HMI)를 실내공간에 적용했다.

현대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능·디자인 대비 부족하다고 평가받던 안전성도 강화했다. 일반 강판 대비 무게는 10% 이상 가벼우면서도 강도는 2배 이상 높은 초고장력 강판을 기존 21% 대비 2.4배 향상된 51%로 확대 적용한 게 대표적이다.

2017년 3월에는 부분변경 모델인 쏘나타 뉴라이즈가 나왔다. 총 판매대수는 149만6295대다.

◆8세대 DN8 쏘나타

기존 모델인 뉴라이즈보다 전장은 45㎜ 늘어나고 전고는 30㎜ 낮아졌다. 휠베이스는 35㎜ 늘었다. 늘씬하면서 역동적으로 바뀐 셈이다. 여기에 보닛을 낮추고 엔진룸을 줄여 젊고 역동적인 '4도어 쿠페' 스타일을 구현했다.

공기역학 성능도 향상했다. 트렁크 리드는 각을 세워 리어 스포일러 역할을 담당한다. 리어 램프 윗부분에는 6개의 에어로핀(돌기)을 달았다. 도요타가 자주 쓰는 부품으로 F1(포뮬러원)에서 유래했다. 주행안전성과 공기역학적 성능을 향상시켜준다.

카카오와 협력 개발한 음성인식 대화형 비서 서비스도 최초로 채택했다. 차로 유지 보조, 전방 충돌방지 보조,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 안전 하차 보조(SEA), 후석 승객 알림(ROA) 등 차급을 뛰어넘는 안전사양도 갖췄다.

8세대 쏘나타는 외모뿐 아니라 구매층도 젊어졌다. 40·50대 아빠차를 거쳐 20·30대를 공략하는 오빠차가 되고 있다. 실제로 신형 쏘나타 돌풍에는 20대가 한몫하고 있다. 사전계약 개인 구매자 중 20대 비중은 14%로 기존 7세대 때보다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최기성 디지털뉴스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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