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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원유 선물 투기가 유가 변동성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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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한고은 기자] [투기거래-유가 상관계수 3년새 2배↑…"세계 5위 원유수입국 韓, 시장분석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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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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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선물시장에서 투기적 거래 비중이 늘면서 국제유가 변동성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5위 원유수입국인 한국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아 해당 시장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 조사국 안시온 과장, 박상순·유민정 조사역은 19일 발표한 '해외경제포커스:글로벌 원유 선물시장의 현황 및 유가와의 관계' 보고서에서 "2010년대 들어서도 유가 변동성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원유 선물시장의 비상업 순매수포지션과 유가 간 동행성이 매우 뚜렷해진 모습"이라고 밝혔다.

비상업 순매수포지션은 원유생산자 등 가격 변동위험 분산 목적의 상업거래자와 달리 투기를 목적으로 하는 비상업 거래자에 의한 거래를 말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대 이후 국제유가는 3차례 상승기와 2차례 하락기를 거쳤다. 상승기에는 유가가 평균 28.0달러 오르고, 비상업 순매수포지션은 31만2000계약 늘었다.

반대로 하락기에는 유가가 평균 49.7달러 떨어지고, 비상업 순매수 표지션은 25만3000계약 줄었다. 비상업 순매수포지션 증감에 따라 유가가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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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 이후 유가 상승기·하락기 및 원유 선물시장 비상업 순매수포지션과 유가 간 상관관계 분석./자료=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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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유가 상승률과 비상업 순매수포지션 증감률을 기준 측정한 두 변수 간 상관계수는 최근 3년사이 2배 수준으로 높아졌다. 분석에 따르면 2010년 1월~2016년 2월 기간중 0.278 수준이었던 두 변수 간 상관계수는 2016년 3월~2019년 4월 기간중 0.555로 상승했다.

보고서는 "비상업 순매수포지션과 유가 간 강한 동행성은 순매수포지션 조정을 초래하는 투기성 자금의 잦은 유출입이 유가 변동폭을 키움으로써 발생했다"고 말했다.

원유 선물시장은 1980년대 유가 변동위험을 분산(헤지)하기 위해 도입됐는데, 헤지펀드 등 비상업 거래자 거래규모가 커지면서 유가 변동성이 오히려 더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가 지속되고 글로벌 유동성이 크게 늘어나면서 투기성 자금이 원자재 선물시장에 대규모로 유입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 결과 유가가 기초 수급여건과 괴리돼 움직였고, 원유 선물가격을 통한 중장기 유가 예측력도 낮아졌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한국은 세계 5위 원유수입국으로 유가 변동이 성장, 물가 등 거시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원유 선물시장에 대한 모니터링과 분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근 세계경제 성장률 둔화, 미중 무역갈등 심화, 이란·베네수엘라 등 산유국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등 수급 불안요인도 잠재하고 있다며 ㅣ장 상황에 대한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고은 기자 doremi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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