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 대형 은행들의 점포 줄이기가 한층 속도를 낼 전망이다.

21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최대 은행인 미쓰비시UFJ는 오는 2023년까지 국내 점포 수를 애초 계획했던 것보다 1.8배 늘려 180개를 줄이기로 했다.

작년 3월 현재 이 은행의 국내 점포는 515곳이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앞으로 4년여 동안 점포 3곳 중 한 곳을 없애 330여곳만 남기게 된다.

미쓰비시가 점포 수를 대폭 줄이기로 한 것은 초저금리 장기화로 전통 수익원인 예대마진이 급감한 상황에서 인터넷 기반의 금융거래가 급성장해 인건비 등 운영비가 많이 드는 점포의 필요성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미쓰비시 등 5대 일본 은행그룹의 작년도(2018년 4월~2019년 3월) 영업이익은 전년도 대비 13.2% 감소한 1조7천916억엔이었다.

이 중 미쓰비시는 가장 큰 폭인 25.6%나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초저금리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시중은행들은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전력을 쏟고 있다.

미쓰비시 '셀프형 점포'(TV 창구) 모습 [출처: 일본 위키]

미쓰비시는 창구에서 이체 및 자산 운용 상담 서비스 등을 하는 기존 점포를 줄이는 한편 스마트폰 영향으로 애초 생각했던 것보다 수요가 늘지 않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점포는 물론이고 자동 상담용 TV 전화 등을 설치해 인력을 적게 두는 점포의 출점도 억제할 방침이다.

2017년 점포 체계를 재검토하고 2023년까지 약 6천명의 직원을 줄이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던 미쓰비시는 문을 닫는 점포를 늘리는 대신에 금융과 IT를 융합시킨 새로운 금융서비스인 핀테크 등에 주력할 방침이다.

미쓰비시 외에 미즈호FG도 이미 2017년 일본 전역의 약 500개 거점 점포 중 100개 정도를 2024년까지 폐쇄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최근 도쿄 등 대도시권에서 수십 곳의 점포를 추가 통폐합하기로 하는 등 일본 메가뱅크들의 몸집 줄이기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요미우리는 메가뱅크들이 점포 구조 조정을 가속하는 것은 디지털화의 물결이 원래 예상했던 것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도심부를 중심으로 점포를 배치해 온 비즈니스 모델이 큰 전환기를 맞고 있다는 것이다.

요미우리는 스마트 폰 등을 활용한 인터넷 기반의 금융거래가 보편화하면서 무인점포 수요조차 줄고 있다면서 메가뱅크들이 수익성이 떨어지는 신형 점포 신설도 억제하면서 기존 점포를 줄이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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