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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트럼프"이란경제 계속 파탄날것"…로하니"우리 선택은 오직 저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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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이란 정책이 '협상'과 '강공' 사이를 오가며 혼선을 거듭하고 있다. 이 가운데 미국과 이란 정상들은 서로 상대방을 맹비난하며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본인 트위터를 통해 "가짜뉴스들이 알지도 못하면서 미국이 이란과 대화하려고 한다는 뻔한 거짓 보도를 했다"면서도 "이란은 준비를 하고 우리에게 전화할 것이다. 그동안 그들 경제는 계속 파탄 나고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이란 협상설을 부인함과 동시에 대화 여지를 남긴 셈이다.

같은 날 오후 트럼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차 백악관을 떠나기 전 기자들에게 "이란이 뭔가를 저지르면 엄청난 힘(great force)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부르짖었다. 하지만 "이란이 전화한다면 우리는 분명히 협상할 것"이라면서 "그들에게 달린 문제다. 그들이 준비됐을 때만 전화하기를 바란다"고 또다시 대화 여지를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공 발언을 두고 같은 날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국영방송 IRNA에 출연해 "나는 대화와 외교가 더 좋지만 오늘 상황만큼은 대화에 적합하지 않다"면서 "우리 선택은 오직 저항하는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 여지를 운운한 데 대해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교차관은 미국 CNN방송과 인터뷰하면서 "지금 그(트럼프 대통령)는 우리가 전화를 걸길 바라는가? 이건 미친(crazy) 대통령"이라고 비난했다. 아미르압돌라히안 차관은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혼란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란은 미국에서 많은 시그널을 받고 있는데 도대체 누가 백악관 주인인지 모르겠다"면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은 전쟁광(warmonger)이지만, 트럼프가 균형을 못 잡는다. 그의 트위터는 자기모순(self-contradictory)"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 노선이 혼란스럽다는 지적은 이란 측 주장만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연방 상원의원(공화당·사우스캐롤라이나)은 20일 볼턴 보좌관에게 보고를 받은 후 본인 트위터에 "이란이 미국 이익에 맞서는 위협을 한다면 우리는 이를 압도할 만한 군사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 대통령이 단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작 겉으로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 한편으로는 대화를 원하되, 미국이 나서서 이란과 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이란이 먼저 나서기를 원하는 혼란스러운 상태라고 현지 언론들은 분석한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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