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6 (월)

포드 7000명 감원…글로벌車업계 구조조정 한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글로벌 자동차업계에 구조조정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전기자동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 자동차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 위해 기존 자동차 회사들이 구조조정을 통해 사무직과 관리직을 중심으로 수만 명에 달하는 감원을 단행하고 있어 주목된다.

GM에 이어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자동차 회사인 포드는 전체 사무직 직원의 10%인 7000명을 감원하기로 했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짐 해킷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회사가 연간 6억달러의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오는 8월까지 구조조정 작업을 완료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포드는 이번주에만 900명 감원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실행에 옮길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조정 대상 인력은 해외 조직에 더 많고, 미국 내 조직의 감원은 2300명으로 약 3분의 1로 알려졌다.

해킷 CEO는 "포드가 이 산업에서 경쟁력을 지니고 빠르게 변모하는 미래에 입지를 찾기 위해 우리는 관료주의를 줄이고 의사결정을 빨리하도록 해야 하며 가장 가치 있는 작업에만 집중해 비용을 줄여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관료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위 관리직 감원폭도 20%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포드의 구조조정 조치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 자동차 기술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성장성이 높은 분야에 투자를 집중하기 위해 생산조직을 정비하고 있는 것이 글로벌 대표 자동차 업체들의 최근 추세"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중심축이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으로 옮아가면서 그동안 '내연기관차' 중심이었던 생산 조직을 바꾸고 있는 현상이 글로벌 완성차업계에서 두드러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더구나 세계 각국이 친환경 정책의 일환으로 202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가솔린·디젤 차량의 생산·판매 규제에 나서는 것도 완성차 업체들에 위기감을 더하고 있다. 예를 들어 노르웨이와 네덜란드는 2025년부터 경유는 물론 휘발유 등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차량의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의 '2019 전기차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차는 2040년까지 전 세계 승용차 판매의 57%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아직까지는 전기차 비중이 미미하지만 향후 성장성이 매우 높다는 전망이다.

이번 포드의 결정에 앞서 내로라하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잇달아 구조조정 계획을 내놓았다.

지난 3월 독일 자동차 업체 폭스바겐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 5년간 직원 7000명을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감원 대상은 관리직 직원으로, 폭스바겐은 이를 통해 확보되는 자금을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연구개발(R&D)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폭스바겐은 올해부터 전기차 분야에 공격적으로 진출할 예정이며 생산공정을 효율화해 생산성과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이를 위해 2023년까지 미래 혁신 부문에 총 190억유로를 투입한다. 관리직 직원을 감원하는 대신 전기차 관련 R&D 인력은 2000명을 충원할 예정이다.

GM은 지난해 11월 미국·캐나다 공장을 일부 폐쇄하고 직원 1만4000명을 줄여 총 45억달러의 '실탄'을 마련해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WSJ는 "지난해부터 세계 유수 자동차 회사들이 잇달아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며 "글로벌 차원에서 보면 감원계획 규모가 최대 3만명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전기차, 자율주행차로 연결되는 미래차 포트폴리오에서 단시간에 원하는 기술 혁신을 이루기 어려운 탓에 최근 라이벌 기업 간 협력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독일의 전통적 라이벌 업체인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의 모기업인 다임러가 지난 2월 자율주행차 개발 부문 등에서 협력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BMW와 다임러는 자율주행과 운전자 보조시스템, 자동주차 분야에서 2025년까지 실질적인 기술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장기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기로 했다. 일본 도요타와 세계 1위 차량 호출 서비스 업체 우버는 지난해 8월 자율차 개발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한편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감원 계획이 반드시 효율성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피터 카펠리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관리직은 조직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중요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라며 "신뢰할 만한 스토리 없이 이들이 회사를 떠난다면 모든 직원들이 '패닉'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 장용승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