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4 (토)

文 "한미, 절제된 발사체 대응으로 대화 모멘텀 유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본관 인왕실에서 열린 한미 군 주요 직위자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이 인사말을 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시계 방향으로 문 대통령,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 서욱 육군참모총장,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박한기 합창의장, 정경두 국방부 장관. [이충우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 양국은 긴밀한 공조와 협의 속에 차분하고 절제된 한목소리를 냄으로써 북한이 추가적인 도발을 하지 않는 한 대화 모멘텀을 유지해나갈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21일 한미 군 주요 직위자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열고 "한미 동맹의 공고함과 한미 양국 간 긴밀한 공조는 최근 북한 단거리 미사일을 포함한 발사체 발사에 대한 대응에서도 아주 빛이 났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한미 동맹은 한반도뿐 아니라 동북아시아 전체 평화·안정을 위해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한미 동맹의 힘으로 한반도 평화가 구축되더라도 동북아 전체 평화·안정을 위한 한미 동맹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은 이날 오찬에서 "우리(한미)는 함께할수록 더 강력해진다고 생각한다"며 "한국 군은 역사적 수준의 투자를 단행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한미 동맹의 전반적 능력이 강화되고, 미래의 잠재적 위기와 여러 위협에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한미 군당국 최고책임자만을 선별 초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과 대화가 냉각기에 들어갔고 6월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을 앞두고 이런 행사를 열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날 오찬에는 한국 측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 박한기 합참의장, 최병혁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서욱 육군참모총장, 심승섭 해군참모총장, 원인철 공군참모총장, 이승도 해병대 사령관이 참석했다. 주한미군에서는 로버트 에이브럼스 사령관, 케네스 윌스바흐 부사령관, 제임스 루크먼 기획참모부장, 토니 번파인 특수전사령관, 패트릭 도나호 미8군 작전부사령관 등 한미 군당국 최고책임자들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한미 동맹의 공고함과 한미 양국 간 긴밀한 공조는 최근 북한의 '단도 미사일'을 포함한 발사체의 발사에 대한 대응에서도 아주 빛이 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문 대통령이 '탄도미사일'이라고 언급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와 파문이 일었다. 정부 방침이 기존 '단거리 미사일 추정 발사체'에서 '탄도미사일'로 바뀐 것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오찬 간담회가 끝난 직후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에게 '단거리 미사일'을 '단도 미사일'이라고 잘못 발언했다고 정정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지난 9일 북한이 쏜 발사체의 최대 사거리는 약 420㎞여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분류할 수 있다고 보고 있지만 정부는 이렇게 단정하지 않고 있다. 북한이 쏜 것을 탄도미사일이라고 규정하는 순간 유엔 결의 위반으로 인정될 수 있고 대화가 단절되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군사적 평가로는 탄도미사일이지만 북한과 대화를 계속해야 하는 안보전략상 탄도미사일이라고 공개적으로 시인하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남북 정상 간 핫라인(직통전화)이 사용된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남북 정상 핫라인은 지난해 4월 20일 청와대와 북한 국무위원회 사이에 연결됐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3월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 과정에서 핫라인을 사용한 적이 없다고 밝힌 적은 있었지만 청와대가 이를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4·27 판문점 선언에 '직통전화를 통해 민족의 중대사를 수시로 진지하게 논의한다'는 약속을 명시했다. 이 총리가 국회에서 이런 사실을 확인한 것은 지난 3월 20일이었다. 이후 두 달이 흘렀지만 여전히 핫라인은 가동되지 않고 있음을 청와대가 확인한 셈이 됐다.

다행스러운 것은 사드와 초계기 도발 관련 갈등으로 얼어붙었던 한중·한일 군사교류에 해빙 조짐이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국방부는 다음달 초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외교안보회의인 '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한중·한일 국방장관 회담을 추진 중이다. 회담이 성사된다면 한중 장관회담은 2017년 10월 이후 19개월 만에, 한일 장관회담은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만에 열리게 된다. 또 한중 양국은 사드 갈등으로 사실상 중단됐던 국방부 간 '핫라인'을 복원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중 간 공식 대화 채널도 하나둘 재개되고 있다. 양국은 지난해 5월 서울에서 2년4개월 만에 제16차 국방정책 실무회의를 열고 실무급 채널을 재가동했다.

[박용범 기자 / 안정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