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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7 (화)

이슈 화웨이와 국제사회

美, '화웨이 거래제한' 일부 완화… 中, 희토류 카드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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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미국 상무부는 20일(현지시간)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거래제한 조치를 일부 완화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화웨이와 68개 계열사에 대한 거래제한 조치가 취해진 지 5일만에 ‘예상치 못한 결과’에 대한 후속조치가 이어진 것이다.

미 상무부는 이날 화웨이가 기존 네트워크 보수·점검이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을 위해 미국산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오는 8월 19일까지 90일간 임시 일반면허 발급 형태로 허용했다. 미 언론은 와이오밍주와 오리건주처럼 인구가 적은 지역의 인터넷 접속 및 휴대전화 서비스 공급자가 이번 임시면허 발급 조치의 수혜자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새 제품 제조를 위한 화웨이의 미국산 부품 구매는 여전히 제한된다. 이미 인텔, 퀄컴, 자일링스, 브로드컴 등 미국의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화웨이에 제품을 공급하지 않기로 했다.

미국 기업들이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한 것과 달리 유럽의 주요 반도체 업체들은 화웨이에 계속 부품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반도체 기업 인피니온 테크놀로지는 화웨이에 판매되는 제품 대다수가 미국의 거래 제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 공장에서 만들어진 일부 제품만 거래 제한 대상이라는 것이다. 오스트리아 반도체 기업 AMS도 화웨이에 대한 제품 인도를 중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세계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任正非)는 21일 중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화웨이의 5G(5세대 이동통신)는 절대 영향받지 않을 것”이라며 “5G 기술 면에서 다른 기업은 우리를 2∼3년 안에는 결코 따라잡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정치인들의 현재 행동은 우리의 힘을 과소평가한 것”이라면서 “미국의 ‘90일 임시 면허’는 우리에게 큰 의미가 없다. 우리는 이미 준비가 잘 돼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이날 사평(社評)에서 “미국의 주요 기업들이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했지만, 화웨이의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상품과 관련 서비스는 중국 시장에서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히려 이번 조치가 미국 상업계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무너뜨려 미국 기업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모든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관세 부과를 위한 준비절차에 들어간 가운데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 170여개 신발 소매업체들이 관세품목에서 신발을 제외할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냈다고 미 CNBC 방송이 전했다. 이들 업체는 서한에서 “신발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국 소비자와 기업, 미국 경제에 재앙이 될 것”이라며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끝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신발에 25%의 관세가 부과되면 미 소비자들이 연간 70억달러(약 8조3650억원)의 추가 비용을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일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가운데)이 20일 장시성 간저우시를 방문, 희토류 산업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베이징 신화=연합뉴스


한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은 20일 미·중 무역 협상 총책인 류허(劉鶴) 부총리를 대동하고 장시(江西)성을 시찰하면서 미국의 아킬레스건인 희토류와 관련된 산업 시설을 둘러봤다. 희토류는 각종 전자제품, 스마트폰, 전기차, 군사 장비 제조에 쓰이는 필수 원료다. 세계 생산량의 90%를 차지하는 중국이 수출을 중단할 경우 미국도 타격이 불가피한만큼 이번 희토류 산업시설 시찰은 미국에 대한 경고의 성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베이징=정재영·이우승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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