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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韓성장률 2.6%서 2.4%로"...OECD, 두 달만에 또 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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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의 제언 “韓, 성장 둔화 탈피 위해서는 노동생산성 끌어올려야”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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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4%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지난 3월 2.8%에서 2.6%로 낮춘 지 불과 두 달 만이다. OECD는 글로벌 교역 둔화에 따른 수출 감소와 제조업 구조조정에 따른 투자·고용 위축 등으로 성장세 둔화가 심각하다고 지적해 정부의 경제 낙관론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특히 OECD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주 52시간 도입 등 노동비용 증가에 따른 노동생산성 제고를 가장 중요한 이슈로 제시하며 최저임금 인상 폭을 완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OECD는 21일 발표한 ‘경제전망(Economic Outlook)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2.4%로, 내년 성장률 전망도 올 3월 발표한 중간 경제전망 때보다 0.1%포인트 낮은 2.5%로 조정했다. 지난해 11월 예측치에서 6개월 만에 0.4%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반면 OECD는 미국이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성장률은 올해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미국은 2.6%→2.8%, 유로존은 1.0%→1.2% 등으로 지난 1·4분기 깜짝 실적이 반영됐다. 중국은 6.2%로 기존 관측을 유지했고 일본은 0.8%에서 0.7%로 소폭 낮아졌다. 세계 성장률은 올해 3.3%에서 3.2%로 낮추되 내년은 기존과 같은 3.4%로 내다봤다. OECD는 세계 교역이 지난해 3.9%에서 올해 2.1%로 대폭 위축될 것으로 내다보면서 오는 2020년에는 3.1%로 다소 회복할 것으로 기대했다. 세계 경제 주요 리스크로는 보호무역주의 심화, 브렉시트(Brexit) 관련 불확실성, 중국 경기둔화 등을 꼽았다.

OECD의 이 같은 전망은 대외여건 악화뿐 아니라 소비·투자·고용 등 우리 경제의 총체적인 문제를 고스란히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수출은 지난해 중반 반도체 경기가 정점을 찍은 후 둔화되면서 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정부소비 기여도는 높으나 민간소비가 이를 받쳐주지 못하는 실정이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역시 여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중국도 재정을 쏟아붓고 버텨왔는데 4월부터는 지표가 꺾이는 게 보여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취약한 국내 경기에 충격이 더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OECD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2년간 최저임금 29% 인상에 따라 저숙련 노동자들의 일자리 증가세가 저해됐다는 분석과 함께 노동생산성 향상에 가장 초점을 두고 최저임금 인상 폭은 완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OECD에 따르면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OECD 상위 50% 국가의 절반 수준이다. 2017년 기준 한국의 노동생산성(근무시간당 GDP)은 37달러로 미국 72.1달러, 영국 59.9달러, 일본 46.1달러, OECD 평균 54.7달러 등과 차이가 크다. 특히 제조업의 절반 수준인 서비스업 생산성 및 중소기업 생산성 제고가 중요하다는 게 OECD가 제시한 성장해법이다. 그간 장시간 노동으로 낮은 생산성을 보완해왔지만 주 52시간제 도입과 생산가능인구 감소 등을 감안할 때 생산성 향상이 필수적이라는 의미다. 이는 13일 ‘2019년 연례협의 보고서’를 통해 최저임금 인상률을 노동생산성 증가(4% 수준)와 연동해야 한다고 우리 정부에 권고한 국제통화기금(IMF)과 유사한 맥락이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다 주 52시간 및 주휴수당 문제가 한번에 터지면서 초단시간 근로자가 늘어나고 있어 정책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재정을 복지지출에 뿌리는 게 아닌, 신기술 투자로 부가가치를 높여야 노동생산성을 제고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미중 무역분쟁이 길어질 수 있어 정보통신기술(ICT) 업종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수출 감소세도 줄이기가 쉽지 않다”며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노동비용 문제가 커지고 있어 정부 정책의 궤도 수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OECD는 내년에도 재정확대 정책을 지속하고 통화정책 완화를 동반해야 한다며 이번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이 경제활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2020년부터는 확장적 재정정책 효과와 투자 회복에 힘입어 성장세가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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