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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끊이지 않는 고령운전 사고, 대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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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변상욱 앵커

■ 출연: 오찬호 / 사회학자·작가, 아비가일 알데레떼 / 방송인(파라과이 출신)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이슈들을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살펴보는 관점이 다른 저녁 시간입니다. 고령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가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래서 고령운전자 문제를 오찬호 작가와 그리고 특별히 자리해 주신 아비가일 씨와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반갑습니다.

지난 12일이었던가요? 통도사에서 벌어진 교통사고, 70대의 고령운전자가 운전 미숙으로 인해서 그대로 거기에 모여 있던 사람들을 그냥 치고 들어가서 사망사고까지 났습니다. 그래서 자진반납 제도를 확장시켜야 된다, 더 확대해야 된다, 이런 얘기가 커지고 있는데 자진반납 제도 확대하자. 그러면 나이든 사람들은 운전면허를 스스로 내려놓으라 이거 아닙니까?

[오찬호]

그렇습니다. 사실상 이제 고령화 사회니까 이런 문제점들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고 그래서 충분히 던질 수 있는 질문이라고 생각은 됩니다. 하지만 굉장히 또 신중하게 접근을 해야 되는 지점이기도 한 것이죠. 그러니까 그냥 단순히 교통사고의 문제로 볼 때는 신체기능이 노인이 되면 저하가 되니까 그런 어떤 제재가 필요하다라고 말을 할 수가 있지만 실제로 노인이 아니더라도 굉장히 운전을 난폭하게 하는 사람이 더 많죠. 실제적으로 과연 과속이라든가 곡예운전이라든가 이런 걸 하는 사람들을 제재하는 게 더 맞지 않느냐라고 질문을 던진다면 이 지점을 그냥 단지 나이가 많다고 운전을 못 하게 할 수 있느냐라는 질문으로 이어질 수가 있습니다.

결국 이제 나이에 따른 운전면허 제한이라기보다 어떤 운전의 자격요건을 더 강화시켜서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면허율이라고 그러죠. 그게 떨어질 수 있는 흐름으로 가야 되지 지금처럼 이것이 단지 노인에게만 이슈를 맞추게 되면 앞으로 우리가 살면서 또 노인이 운전사고를 내요. 그러면 봐라, 저래서 안 되는 것이다. 굉장히 큰 고정관념이 되는 거죠. 그다음 되면 인지능력이 없으니까 노인들 투표하겠냐. 인지능력 없는데 왜 자꾸 밖에 나오느냐. 이런 식으로 노인의 어떤 활동 반경을 굉장히 좁힐 수 있는 우려가 발생할 수가 있기 때문에 좀 신중해야 되죠.

[앵커]

계속 그렇게 가다 보면 그냥 쓸모 없는 얘기입니다마는 음주운전 사고로 사람이 자꾸 죽으면 운전면허를 갖고 있는 사람한테는 술 팔지 말아라 이런 것도 나올 수 있는 거긴 한데. 또 그걸 반대로 생각해 보면 사고가 나서의 문제가 아니라 누구를 다치게 했다는 문제가 아니라 노인 운전자도 숨지는 사고가 나기 때문에 뭔가 깊이 생각해 볼 그런 문제인 것 같습니다.

일본은 지금 연달아 몇 번 큰 사고가 있었습니다. 얼마 전에는 횡단보도를 건너던 모녀가 그때 아이가 3살 난 아이였기 때문에 아마 일본에서는 더 충격이 컸던 것 같은데 다른 나라에서는 이 고령운전자 문제를 어떻게 다루는지 아비가일 씨가 소개를 해 주씨죠.

[아비가일]

사실 얼마 전에 파라과이에서 비슷한 일이 일어났었는데요. 77세 고령운전자가 모녀를 들이받는 큰 사고가 있었는데요. 길을 건너가고 있는 모녀를 발견했지만 빨리 브레이크를 밟지 못하고 크게 사고를 낸 일이 있었는데요. 이러한 일들 때문에 고령운전자들의 운전면허증을 취소해야 되는 거 아닌가. 또 반납을 시켜야 되는 것 아닌가라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는데요.

사실 파라과이에서는 교통법에 따라서 65세 이상일 경우에는 운전자들이 1년에 한 번씩 면허를 재발급받아야 하는데요. 이 재발급 할 때마다 건강검진을 꼭 해야 된다고 하고요. 미국의 경우에는 고령운전자는 최소 1년에서 또 최대 6년을 주기로 적성검사와 함께 의사의 소견서를 제출해야 면허를 갱신할 수 있다고 하고요. 영국은 70세 이상의 운전자는 3년마다 면허를 갱신할 수 있고요. 교통안전교육을 이수할 경우에는 보험료를 할인해 준다고 합니다. 호주는 80세 이상의 운전자는 의료증명서를 필수적으로 제출해야 하고요. 85세 이상이라면 주행 시험을 봐야 된다고 합니다.

[앵커]

우리는 3년인 걸로 제가 알고 있는데 글쎄요. 그런데 이게 묘하단 말이죠. 적성검사 받았어요. 그래서 합격했어요. 그런데 노화라고 하는 게 속도가 언제 갑자기 빨라질지 모르니까 며칠 전에는 괜찮았는데 며칠 후에는 나이가 드신 분이 확 상태가 나빠졌다든가 이럴 수 있고. 여러 가지 생각하면... 일단 어떻습니까? 면허라는 걸 반납시키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보십니까?

[오찬호]

저는 좀 더 본질적인 질문을 우리 사회가 던져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예를 들어서 그런 식의 반납의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어떻게 나 밥 먹고살아. 이런 질문을 던지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아지는 거죠.

[앵커]

생업으로 하시는 분도 있고.

[오찬호]

우리가 사실상 도대체 무엇 때문에 노인들이 나이가 들어서도 운전대를 놓지 못하느냐. 이런 사회구조적인 측면에서 분명히 접근이 필요하다라는 거죠. 대한민국이 보통 이렇게 은퇴는 그러니까 퇴직은 빠르고 은퇴는 늦은 나라, 대표적인 나라죠.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주된 일자리에서는 빨리 퇴직을 하고 그때부터는 굉장히 낮은 급여로 오랫동안 일을 하거든요.

[앵커]

들으니까 되게 서럽네요.

[오찬호]

서럽죠. 그러니까 평균 은퇴 연령이 71세쯤 되는데 평균이라는 것은 75세, 80세가 되어서도 생계를 위해서 무엇이든지 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라는 것이죠. 그러면 결국 이 시스템은 사람이 40년, 50년 일을 하면 좀 노후를 안정적으로 보낼 수 있는 어떤 시스템을 갖춰놔야 되는데 여전히 무언가를 해야 되는 시스템 속에서 혹은 이동을 해야 되는 시스템 속에서 이런 사고는 많이 등장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우리 사회가 노인 자살률도 1등이고 노인 빈곤율도 1등이란 말이죠. 그러면 그런 지점들을 좀 체계적으로 정비를 해 나갈 때 이런 일들을 분위기를 형성시킬 수가 있는 거죠. 노인들이 꼭 운전대를 잡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만들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이런 교통사고는 줄어들 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지금 고령운전자 규제 얘기를 앞서서 했는데 이런 고령운전자의 배려에 대한 외국의 얘기는 어떻습니까?

[아비가일]

제가 태어난 파라과이 같은 경우에는 아직까지 이런 고령운전자들을 위한 배려 문화나 아니면 이런 제도들을 아직까지 안타깝게도 볼 수가 없는데요. 한국보다 고령화가 일찍 시작되는 일본 같은 경우에는 고령운전자의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대책들이 시행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고령운전자를 고려해 도로의 표지판의 크기를 20% 이상 키우고요. 시력이 떨어진 노인들을 위해 도로 조명을 밝게 하는 정비작업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는 1998년도부터 고령자 운전면허증 자진반납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요. 면허를 자진반납하면 대중교통 요금 할인 또 금리 우대, 식비 지원 등 다양한 생활대책들이 주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우리는 지자체에서 단발적으로 한 번 정도 뭔가 혜택이 잠깐 있을 거고 현금 지급이나. 그 이후로는 특별한 게 없는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그럼 결국 규제할 필요도 있어 보이고 그런데 또 배려하거나 사회구조나 시스템을 바꿔야 될 것도 있고. 그러면 이제 어떤 시각으로 정책을 펴나가는 게 좋겠습니까?

[오찬호]

사실상 이런 식의 지금으로 시점으로 계속 전개를 하다 보면 오히려 세대 갈등이 더 커질 지점들이 많이 보입니다. 왜냐하면 노인 입장에서 생각을 좀 해 보면 이런 것들이 어떤 거냐 하면 이제 나이 들었으니까 운전하지 마세요. 그런 의미를 가지는 거예요.

그러니까 뭐냐하면 나는 이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야. 이걸 국가적으로 승인을 얻게 되는 거죠. 그러니까 굉장히 패배감과 결핍의 대상으로 본인이 느껴질 수가 있으니까 여기에서 역설적으로 자신이 더 건재한 걸 증명하고 싶은 거예요. 나 아직 청춘이야, 운전 잘해. 그런 집착이 또 사고로 이어질 수가 있다라는 것이죠.

[앵커]

그러니까 이렇게 자진반납률이 적은 거군요.

[오찬호]

그러니까 이게 약간 우리가 이제 어떤 교통사고율을 줄여야되는 것은 국가의 의무죠. 사회 의무인데. 이렇게 특정 세대를 굉장히 홀대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까지 노인을 어떻게 대했습니까? 안티에이징 그런 말들. 당연히 사람이 늙어가는데 그런 걸 굉장히 혐오하는, 무조건 젊게 보여야 되고. 이런 것들 속에서 노인들은 자신의 굉장히 자연스러운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러니까 고립이 되고 그런 일들이 벌어졌다라는 것이죠. 이 문제의 핵심은 노인을 아무 쓸모 없는 사람으로 자꾸 묘사하려는 그 버릇, 이런 상태로 이것이 진행되면 굉장한 세대 갈등이 진행될 수밖에 없다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더군다나 그 인구규모가 엄청나게 커져가고 있는데 말이죠. 그러니까 어제의 주인공이었는데 오늘은 낙오자로 갑자기 밀려나고 60대 되니까 일에서 떠나십시오. 좀 있으니까 운전면허에서 떠나십시오. 서럽네요. 뭔가 좀 꼼꼼한 정책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두 분 오늘 고맙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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