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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막걸리·어묵 이어 부탄가스까지…삼성SDI ‘혁신 공부’ 경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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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만드는 대기업이

‘품질관리 배우자’ 중소기업 찾아

삼성SDI 임직원 7명은 지난달 충남 천안에 위치한 부탄가스 제조업체 ‘태양’의 공장을 방문했다. 전기차 배터리를 만드는 대기업이 부탄가스를 만드는 중소기업을 찾아간 이유가 무엇일까.

삼성SDI는 지난 3월부터 혁신을 배우기 위해 새로운 캠페인을 도입했다. 생산하는 제품은 전혀 다르지만 ‘혁신’을 배울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 배우자는 캠페인이다. 이 같은 목적으로 찾은 곳 중 하나가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태양의 부탄가스 생산현장이었다.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와 부탄가스가 서로 다른 제품군이지만 제품 안전성 면에서 어떤 타협도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공통 분모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대기업의 방문 제안을 받은 태양에서는 ‘대기업이 우리한테 배울 게 뭐가 있을까’라며 의아해 했다는 후문이다.

태양은 1분에 부탄가스 1200개를 만들 만큼 초고속 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SDI 임직원들은 태양이 제조 공정상의 장애물들을 없애 공정을 단순화함으로써 라인 속도를 높이고 설비 멈춤도 줄일 수 있었다는 말을 들었다. 단순하면서도 확실한 제품 검사 방법들을 고안해 냈기 때문에 매우 낮은 불량률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삼성SDI가 찾아간 다른 업종의 혁신 사례는 대체로 ‘품질’이라는 관점으로 설명된다. 지평막걸리와 삼진어묵 등을 찾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막걸리나 어묵 모두 조금이라도 환경이 달라지면 맛이 달라질 수 있고, 그럼에도 대량 생산 공정을 거쳐 품질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을 찾아나선 것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21일 “태양을 보면 갈수록 고도화되고 복잡해지는 제품 생산 현장 속에서도 ‘단순화’라는 키워드가 중요하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도 국내외의 다양한 혁신 사례들을 벤치마킹해 소화시키겠다”고 말했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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