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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日자위대, 미국 지원 받아 인도양까지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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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新군사동맹 시대] [下]

美·호주·프랑스와 공동 훈련… 일본판 해병대 '수륙기동단' 참가

일본 자위대가 미국을 등에 업고 군사활동 영역을 동북아에서 세계로 확대해가고 있다. 해상자위대는 지난주 처음으로 인도양에서의 군사훈련에 돌입했다. 미국·호주·프랑스의 해군과 공동 훈련을 실시 중이다. 미국의 미사일 구축함 10척, 프랑스의 핵 추진 항공모함 샤를 드골, 호주의 잠수함이 참여한 대규모 훈련이다. 일본은 이 훈련에 전장 300m의 항공모함으로 개조 예정인 호위함 이즈모를 보냈다. 4개국은 수마트라 열도 서쪽 공해에서 대(對)잠수함 및 탑재 헬기의 공동 운용 훈련을 했는데, 이번 훈련엔 일본판 해병대인 육상자위대의 수륙기동단 대원들도 참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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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해 10월 14일 자위대의 날에 사이타마현 아사카 육상자위대 기지에서 사열하고 있다. 일본의 올해 방위비는 5조3000억엔으로 아베 총리 집권 초기인 2013년에 비해 5000억엔 이상 증가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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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일 해상자위대는 지난 2일부터 1주일간 미국·인도·필리핀 해군과 함께 중국이 영해화하려는 남중국해에서 합동 항행훈련을 실시했다. 당시엔 일본의 이즈모함에 참가국의 전함 사령관들이 옮겨 타는 훈련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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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아베 총리가 제안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 중인 인도·태평양 전략하에 제국시대의 '대양해군'을 다시 구현하려 시도하고 있다. 일본의 잠수함이 중국이 안방처럼 여기는 남중국해에서 떠오르고, 항공모함으로 개조 예정인 대형 호위함이 인도양을 누비는 것은 이제 낯선 일이 아니다. 최근 일본이 영국, 프랑스 해군 함정을 불러서 훈련한 것도 일본이 장기적으로 활동 공간을 전 세계 차원으로 넓히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영준 국방대 교수는 "일본은 미·일 동맹을 바탕으로 군사 훈련의 파트너를 영국·프랑스·인도·호주 등으로 넓히고 있다"며 "아베 정권은 동북아를 넘어서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는 데 미·일 동맹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위비(군사비)도 이에 맞춰 해마다 증강하고 있다. 아베 총리 체제 출범 이듬해인 2013년의 방위비는 4조7538억엔이었다. 올해는 방위비가 5조3000억엔으로 6년 만에 5000억엔 이상 늘었다. 올해부터 5년간 소요될 방위비 총액이 28조엔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렇게 늘어난 일본 방위비의 상당 부분은 미국으로부터 최신 무기를 구입하는 데 들어갈 전망이다. 일본이 2023년까지 적용하는 5년 단위의 '중기 방위력 정비 계획'에서 신규 무기 및 장비 획득에 17조엔을 배정한 것은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일본은 이 계획에서 기존의 전통적인 전쟁 외에도 사이버·우주·전자파 3개의 새로운 전장(戰場)에 대한 대응 능력도 지속적으로 구축해나가겠다고 했다. 이는 미·일 동맹의 지원이 없으면 불가능한 것이다. 일본은 최근 외교·국방 장관 2+2회의에서 우주·사이버 공간에서의 협력을 합의했으며 우주 관련 군사 업무를 담당하는 우주부대 창설 계획도 수립했다. 일본은 앞으로 F-35 스텔스 전투기를 총 140대까지 늘리고,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도 들여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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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양에서 미국·호주·프랑스 해군과 공동 훈련하고 있는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이즈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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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비 증강과 미국 무기 구매 확대에 대해 일본 내부에서 비판적인 여론도 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미·일 동맹 강화를 바탕으로 일본을 '글로벌 플레이어'로 만들겠다는 생각이 확고하다. 이는 과거 일본의 군국화를 연상시켜 주변국의 우려가 본격적으로 대두될 가능성도 있다.

[도쿄=이하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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