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1 (토)

美 "사우디 공격 배후는 이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외교·국방장관이 최근 의회 보고를 통해 중동에서 벌어진 일련의 공격이 이란 정부 지시에 따른 행동이라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동해 인근 영해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유조선 등 선박 4척이 공격받은 데 이어 14일 사우디 아람코 송유관이 드론 공격을 받았고, 19일에는 이라크 바그다드 미국 대사관 인근에 로켓 공격이 발생 했다.

2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패트릭 섀너핸 국방장관 대행,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은 이날 상·하원에서 각각 비공개 브리핑을 하고 이란이 선박과 송유관에 대한 공격을 지시했다고 보고했다. 이들은 또 이란이 중동 지역의 미군과 미국 외교관에 대한 추가 공격을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증거를 제시했다.

이에 대해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전쟁의 초석을 마련하기 위해 정보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 소속 루벤 가예고 하원의원은 "우리가 이란에서 전쟁하기를 원하는 폼페이오 장관과 존 볼턴(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 등이 정보를 오역하고 잘못 전달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공화당 소속 마이크 매콜 공화당 하원의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과 그 지지세력이 19일 이라크 바그다드 미국 대사관 인근에서 벌어진 로켓 공격을 비롯해 수많은 공격의 배후에 있다는 신빙성 있는 근거를 제시했다"면서 "단 (트럼프 행정부에) 전쟁 의도는 없다는 것은 명백했다"고 맞받아쳤다.

섀너핸 국방장관 대행도 이날 국방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과의 전쟁설 진화에 나섰다. 그는 "이란이 경청하기를 바란다"며 "그 지역에서 우리가 대처해야 할 게 많지만, 이란과 전쟁을 하려는 건 아니다"고 못 박았다. 이어 "이란의 오판을 방지하는 데 가장 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우리는 상황이 고조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지금 우리가 하는 일은 전쟁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전쟁을 억지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미국에서는 전쟁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21일 발표된 로이터통신과 입소스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 중 51%가 미국과 이란이 수년 내 전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지난해 6월보다 8%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이란에 대한 선제 공격을 지지하는 응답자는 거의 없었지만 이란이 먼저 미군을 공격한다면 군사 대응을 해야 한다는 응답은 80%에 달했다.

[문가영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