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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칸영화제 ‘경쟁’ 2번 진출 ‘후발주자’ 봉준호의 수상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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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칸영화제 인연 적은 봉준호 감독, 국제영화제에서 늘 ‘화젯거리’…‘가족’과 ‘신자유주의’로 관객 사로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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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기생충'으로 황금종려상을 받고 주먹을 불끈 쥔 봉준호 감독. /칸=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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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가 세계 3대 영화제(칸, 베를린, 베네치아)에서 최고상을 받은 것은 2012년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베네치아영화제) 이후 처음이다.

25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칸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한국영화 100년’ 역사에 귀중한 이정표 하나가 세워졌다.

봉준호 감독은 칸영화제와 인연이 깊지 않다는 점에서 최고상 수상이 ‘의외’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 봉 감독이 칸 영화제에 수상이 중요한 경쟁 부문에 초청된 것은 2017년 넷플릭스 영화 ‘옥자’에 이어 이번 ‘기생충’이 두 번째이기 때문.

경쟁 부분 초청이 적다는 것은 그만큼 수상의 기회도 적다는 것이 지금까지 국제 영화제가 보여준 관례였다. 김기덕과 이창동 같은 감독들은 국제 영화제 인연도 그만큼 깊었다.

봉 감독은 그러나 2011년 제64회 칸영화제에 ‘의미 있는 자리’를 맡으면서 자타공인 내공 있는 감독으로서의 위상을 확립했다. 소위 ‘신인 감독’ 1명에게 상을 주는 ‘황금카메라’ 상의 심사위원장에 위촉된 것이다. 칸 영화제에 자주 드나드는 감독은 아니었으나, 한번 가면 화제에 오르는 무게 있는 감독으로 소문이 난 셈이다.

실제 그가 2006년 ‘괴물’로 칸영화제 ‘감독주간’으로 초청되거나 2009년 ‘도쿄!’와 ‘마더’로 ‘주목할만한 시선’으로 초청될 때 ‘경쟁’ 부문이 아니어도 심사위원 및 평론가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빠르게 번질 정도로 화제였다.

‘기생충’의 황금종려상 수상은 ‘터질 게 터졌다’는 게 중론이다. 영화계 관계자들은 “봉 감독은 칸 ‘경쟁’ 부문에 두 번밖에 출전하지 않은 후발주자”라며 “그럼에도 갈 때마다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감독”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칸영화제가 지난 몇 년간 보여준 선호 주제와 장르가 봉 감독 작품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가족과 신자유주의가 그것.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레즈비언 소재를 다룬 ‘가장 따뜻한 색, 블루’(2013) 이후 칸은 가족주의 테마로 옮겨가는 경향이 컸다”며 “이와 함께 양극화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신자유주의 비판 주제도 부쩍 관심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기생충’은 그런 면에서 칸영화제와 가장 부합하는 주제였다. 부유한 가족과 가난한 가족 사이의 자본 문제, 가난한 이들이 지닌 ‘따뜻한 가족애’가 재미와 감동으로 엮였다는 것이다.

전 평론가는 “봉 감독은 작은 가족 이야기를 사회적으로 공론화하는 보기 드문 재주를 지닌 감독”이라며 “‘기생충’은 사회적 문제의식을 장르와 결합해 종합적으로 평가받은 측면이 크다”고 강조했다.

김고금평 기자 dann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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