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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테마여행] 자동차로 여행하는 섬…다리 건너니 아찔한 절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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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시화나래 조력문화관 달전망대. [사진 제공 = 한국 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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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과 여름 사이, 우리는 지금 딱 거기에 있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인지라 계절 변화에 몸과 마음이 정직하게 반응한다. 싱그러운 무언가가 엄청나게 당긴다. 이럴 때 가끔 섬 여행을 떠올린다. 하지만 쉬 떠날 자신은 없다. 뱃멀미도 무섭고, 섬에 갇혀버릴지도 모르는 모험을 하고 싶지도 않다. 그래서 편법을 썼다. 찻길로 연결된 연륙도를 가는 것이다. 한국관광공사는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 전인 6월 가볼 만한 곳 테마로 '자동차로 여행하는 섬 7곳'을 선정했다.

수도권에서 가까워서 좋은 인천 영흥도

인천 영흥도의 장점은 수도권에서 한두 시간이면 닿는다는 점. 대부도와 선재도를 거쳐 영흥대교를 건너면 도착한다. 십리포해수욕장은 수평선 너머로 보이는 인천국제공항과 인천대교 풍경이 인상적이다. 물이 빠지면 갯벌 체험을 즐길 수 있고, 거대한 소사나무 군락지와 해안 산책로도 둘러볼 만하다. 국사봉 정상에 오르면 아름다운 풍경이 한눈에 담긴다. 선재도는 바닷물이 갈라지는 목섬과 측도가 유명하다. 선재대교 아래에 있는 소박한 벽화 골목도 가볼 만하다. 대부도 시화방조제를 건넌다면 시화나래조력문화관 옆에 세워진 달전망대에 들러보자. 서해와 시화호를 아우른 경관과 바닥이 투명한 유리 데크에서 아찔한 스릴을 맛볼 수 있다.

빛나는 '섬의 군락', 군산 고군산군도

고군산군도는 57개 섬으로 이뤄진 섬의 군락이다. '신선이 노닐던 섬'인 선유도를 대표로 장자도, 대장도, 무녀도 등 수려한 해변과 어촌 풍경을 간직한 섬이 이어진다. 최근 고군산군도를 여행하는 풍속도가 180도 바뀌었다. 최근에는 차를 타고 섬 깊숙이 들어선다. 대장도 대장봉(142m)에 오르면 고군산군도를 잇는 길과 다리, 섬과 포구가 한눈에 펼쳐진다. 교통이 개선된 것과 별개로 고군산군도는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둘러봐야 진가가 드러난다. 명사십리 해변의 '선유낙조'는 고군산군도의 으뜸 풍경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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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금도휴게소에서 바라본 거금대교. [사진 제공 = 한국 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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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너머 섬으로, 고흥 거금도

고흥 거금도는 2011년 길이 2028m 거금대교가 들어서며 자동차로 갈 수 있는 섬이 됐다. 거금대교와 같은 해 완공한 김일기념체육관은 이름 그대로 전설적인 프로레슬러 '박치기 왕' 김일을 기념하는 체육관이다. 익금해수욕장과 오천몽돌해변 같은 아름다운 해안, 섬 사이로 태양이 떠오르는 소원동산 전망대도 가볼 만하다. 거금도에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소록도, 소록도가 한눈에 들어오는 인공 섬 '녹동 바다정원'이 들어선 녹동항, 외관이 우주왕복선을 닮은 고흥우주천문과학관, 국내 최대 분청사기 가마터인 고흥 운대리 분청사기 요지(사적 519호)에 자리 잡은 고흥분청문화박물관도 들러볼 만하다.

4색 섬 여행, 신안 태도-팔금도-안좌도-자은도

압해도와 암태도를 잇는 천사대교를 건너면 가장 먼저 암태도와 만난다. 일제강점기인 1923년 일어난 소작쟁의를 기념하는 탑과 해안 지역에서 보이는 미륵 신앙 유적인 매향비가 볼거리. 기동삼거리에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 벽화도 인기다. 암태도에서 중앙대교를 건너 내려오면 팔금도다. 팔금도에서 신안1교를 건너면 안좌도로 간다.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라고 불리는 김환기 화백의 고택이 있는 섬이다. 안좌도의 또 다른 명물은 박지도와 반월도를 잇는 '퍼플교'. 보라색 꽃과 농작물이 풍성해 퍼플교라 불리는 나무다리다. 암태도에서 자은도까지는 은암대교를 이어진다.

뱃멀미 걱정 끝, 완도·고금도

섬의 고장 완도군에서 두 번째로 큰 고금도는 다리 세 개로 육지 혹은 주변 섬과 연결된다. 고금대교로 강진군과 이어지고, 장보고대교와 약산연도교를 통해 각각 신지도와 조약도(약산도)로 이어진다. 도서 지방 최대 고인돌 밀집지인 완도고금도지석묘군(전남기념물 231호), 산자락에 아기자기하게 조성된 덕암산꽃누리생태공원도 눈길을 끈다. 고금도에서 장보고대교를 신지명사십리해수욕장, 장보고 발자취가 담긴 완도 청해진 유적(사적 308호)에 이른다. 고금대교 너머 강진에 있는 고려청자박물관과 가우도까지 여정에 넣어도 좋다.

부산 끝 섬에서 시간 여행, 가덕도

가덕도는 통일신라 때 무역항이었고, 조선 시대에는 부산과 진해로 진입하는 전략적 요충지였다. 가장 가까운 역사는 러일전쟁과 일제강점기다. 외양포는 군사 보호구역이라 개발이 불가해 당시 흔적이 잘 남아 있다. 대항새바지에는 2차 세계대전 당시 강원도 탄광 노동자들이 판 일제 요새 동굴이 있다. 가덕도에서 가장 높은 연대봉은 거제도와 연결된 가덕도를 실감케 한다. 가덕대교를 건너 부산 시내로 나오는 길에는 을숙도에 들러보자. 지난해 개관한 부산현대미술관은 식물로 장식한 외벽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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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길이 열리는 사천 목섬. [사진 제공 = 한국 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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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주부전'의 토끼와 거북을 만나다, 사천 비토섬

경남 사천시 서포면에 위치한 비토섬은 토끼와 거북, 용왕이 등장하는 '별주부전' 전설이 깃든 섬이다. 바다와 갯벌이 공존하고, 섬이지만 차로 오갈 수 있어 편리하다. 연륙교인 비토교와 연도교인 거북교를 건너면 비토섬이고, 하루 두 차례 물이 빠지면 월등도와 거북섬, 토끼섬, 목섬 등 비토섬 전설의 주인공을 차례로 만난다. 산과 바다를 동시에 굽어보는 사천케이블카와 항공우주박물관, 임진왜란과 이순신 장군의 흔적이 남은 사천선진리왜성, 대방진굴항도 꼭 들러볼 명소다.

[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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