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대미접촉창구 명칭 변경, 美 군함 대만해협 항행 등 차이 총통 "대만과 미국간 외교적 진전" 중국 "美, 中 압박용 카드로 대만 문제 건드려" 반발
미국과 중국이 무역통상 이외에도 군사 안보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이 매우 민감하게 여기는 대만 카드를 잇달아 꺼내들며 중국을 압박하는 모습이다.
25일 대만 외교부는 데이비드 리 대만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총장이 이달 중순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과 회동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회동은 리 사무총장이 지난 13~21일 미국을 방문한 기간 이뤄졌다.
이는 미국이 1979년 중국과 국교를 맺으면서 대만과 단교한 이래 처음 열린 안보수장 회의라고 대만 중앙통신은 의미를 부여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성명에 따르면 리 사무총장은 방미 기간 미국 정부 관료와 함께 대만의 수교국인 파라오와 마셜군도 관료와도 만났다.
이밖에 성명은 대만의 대미 접촉창구 기구인 ‘북미사무협조위원회(Coordination Council for North American Affairs, CCNAA)’ 명칭을 ‘대만미국사무위원회(Taiwan Council for U.S. Affairs,TCUSA)’로 교체했다고도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대만과 미국간 관계의 긴밀함을 상징한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미국 쪽 카운터파트 기구인 미국주대만협회(AIT)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이는 대만과 미국간 외교적 진전"이라며 ‘대만’을 기구 명칭에 집어넣은 것은 양측간 양호한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중 갈등이 재차 증폭되고 있는 미묘한 시점에 대만 외교부가 이 같은 대만과 미국간 관계 진전의 획기적인 조치를 발표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로이터 통신은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대만을 지지한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홍콩 중평사는 미국이 이미 대만을 '준(准) 국가'로 보고 있다며 '하나의 중국'을 내세우는 중국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미국이 단순히 중국에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대만 문제를 건드리는 것"이라며 "명목 상으로만 대만·미국간 관계를 높인 것"이라고 의미를 폄하했다.
홍콩 경제일보는 미국과 대만간 이 같은 움직임을 중국의 마지노선 원칙을 건드리는 ‘불장난’ 행위로 묘사했다. 그러면서 중국 본토가 분명 이에 맞대응할 것이라며 이로써 대만 해협 정세는 더욱 위험해져 화약고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실 대만 독립 성향의 민진당 차이잉원 정권 출범 후 중국은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지 않는 대만에 대해 그동안 외교적, 군사적 압박을 가해왔다. 이로 인해 차이 정권 출범 3년차 대만은 벌써 수교국 5개를 잃으며 국제 외교무대에서 고립돼가는 형국이었다.
그런데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대만 지원책을 중국 압박용 카드로 적극 활용하자 중국은 강한 거부감을 표출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의회는 대만여행법을 통과해 미국-대만 고위층 교류를 허용한데 이어 지난 5월엔 대만에 대한 주기적인 무기 판매를 가능하게 하는 대만보증법도 통과시켜 중국의 강력한 반발을 샀다. 지난 23일엔 미국 군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해 항행하기도 했다. 올 들어서만 다섯 번째 이뤄진 항행이다. 이에 중국 외교부는 미국에 엄중한 교섭을 제기하며 강력히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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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baeinsu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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