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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메가 조선사` 독점심사 연말께 결판…강성노조 고비도 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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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重 주총서 회사분할 승인 ◆

매일경제

현대중공업 노조가 5월 27일부터 닷새째 불법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는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 앞에 31일 오전 10시 30분께 주주총회 장소 변경에 대한 안내문이 세워졌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노조 점거로 주주의 주총장 입장이 힘들어지자 주총장을 당초 예정됐던 한마음회관에서 남구 울산대 체육관으로 긴급 변경했다. [울산 =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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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이 31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회사 물적분할을 승인하며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첫 관문을 넘었다. 이날 물적분할이 결의됨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중간지주사로 한국조선해양을 신설하고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지배구조를 갖추게 됐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의 실사를 마무리하고 국내외 경쟁 당국의 결합심사를 받아야 하는 등 큰 고비가 남아 있어 인수 완료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완료하면 전 세계 수주 점유율 20%에 달하는 초대형 조선사가 탄생하게 된다. 규모와 기술적 측면에서 경쟁력이 강화되고, 국내 시장이 빅2로 재편되면서 출혈 경쟁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이를 위해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 현장 실사를 완료해 인수 가치를 확정하고 국내외 당국의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KDB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은 5월 4월부터 대우조선해양 실사를 시작했는데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현장실사를 가로막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거제 옥포조선소 출입문을 지키며 현장실사단 진입을 감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안팎에서는 다음주부터 실사가 추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중공업그룹은 6월 둘째주까지 실사를 마무리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신고를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기업결합심사는 한국은 물론이고 유럽, 중국, 미국 등 전 세계 경쟁 당국의 심사를 통과해야만 한다. 초대형 조선사가 탄생한다는 점에서 독과점 논란이 불거질 소지가 있기 때문에 승인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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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은 한국을 시작으로 해외 10개국에 순차적으로 기업결합신고를 제출할 계획이다. 특히 최대 난관으로 꼽히는 유럽연합(EU)의 기업결합심사는 최근 자문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EU와 사전 실무협상에 돌입했다. 현대중공업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조영철 부사장은 최근 투자자 미팅에서 "내부 검토 결과 기업결합심사를 충분히 통과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며 "올해 말 심사를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라고 언급한 바 있다. 향후 노조의 반대 투쟁이 더 극렬해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번에 장소를 옮겨 주총을 개최한 것을 두고 금속노조에서는 법적 무효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현장실사 과정에서도 물리적 충돌이 우려된다.

이 같은 난관을 모두 극복하면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4개 조선 계열사를 거느린 세계 최대 조선사로 거듭난다. 분할 신설 회사인 현대중공업은 조선과 특수선, 해양플랜트, 엔진·기계 등 사업부로 구성되며 본사는 울산에 둔다.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본사를 서울에 두고, 조선 자회사의 컨트롤타워 역할과 함께 연구개발(R&D)과 엔지니어링 기능을 통합한 기술 중심 회사로 운영된다.

국내외 기업결합심사가 모두 통과되면 산업은행은 보유 중인 대우조선해양 주식 전량(56%)을 한국조선해양에 현물출자하고, 그 대가로 한국조선해양의 지분을 받아 한국조선해양의 2대 주주로 올라선다. 산업은행은 현물출자를 통해 1조2500억원 규모 한국조선해양 상환전환우선주와 보통주(지분율 약 7%)를 받게 된다. 이어 한국조선해양이 대우조선해양의 차입금 상환을 위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대우조선해양에 1조5000억원을 투입하면 인수 절차는 마무리된다.

영국 조선·해운 전문 분석기관인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수주 잔량을 합하면 글로벌 점유율은 19.73%로 2위 일본 이마바리조선(7.29%)과 비교가 어려운 수준으로 올라서게 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물적분할이 마무리된 만큼 앞으로 노사가 신뢰 구축에 전력을 기울여 이른 시일 내에 회사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고용 안정, 단협 승계 등 임직원과 약속한 부분을 이행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현대중공업 물적분할 승인에 대해 "우리나라 조선산업 전체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가와 지역경제, 고용 유지를 위한 필수적인 자구책"이라며 "국제적 절차를 고려할 때 시기적으로도 지체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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