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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미중 무역전쟁, 이대로 가면 9개월 안에 글로벌 경기침체 닥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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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지난달 13일 미국 뉴욕 주식시장 스크린에 다우존스 지수 하락이 표시돼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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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이 현재 추세로 무역전쟁을 확대할 경우 9개월 안에 글로벌 경기침체가 닥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투자자들이 무역전쟁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면서도 위험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체탄 아히야는 2일(현지시간) 내놓은 보고서에서 “미국이 남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이 보호조치를 통해 보복할 경우 3분기(9개월) 내에 경기침체를 맞이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앞서 지난달 2,0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나머지 3,250억달러어치에 대해서도 같은 조치를 취하겠다고 위협해왔다.

아히야는 무역전쟁이 초래할 잠재적 위협이 시장에서 간과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보고서에서 “최근 투자자들과 대화를 해보니 시장이 무역 갈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며 “무역전쟁이 여전히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 무역갈등이 글로벌 사이클에 미치는 영향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업의 비용 증가, 자본지출 감소와 수요 증가세 둔화가 경제 성장을 저해할 것”이라며 관세의 부정적 효과가 분명해진 뒤에 이뤄지는 정책 처방은 너무 늦다고 덧붙였다.

지금껏 제기된 다른 국제기구와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도 아히야의 전망을 뒷받침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달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미국과 중국이 상대 수출품 전체에 25% 관세를 부과하면 2021년까지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이 0.7%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통신도 최근 양국이 전체 교역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면 2021년까지 전세계 GDP가 6,000억달러(약 714조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실제 미중 무역갈등이 교착상태에 접어든 지난달 주식시장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미국 S&P500지수는 5월 한달 동안 6.6% 떨어졌고, 같은 기간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6.7%, 나스닥지수는 7.9% 하락했다. 이들 3대 지수가 월간 기준으로 하향세를 보인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에도 대화가 재개될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미국과 중국이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갈등만 심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다른 이들은 미국을 공정하게, 존중을 갖고 대해야 한다. 우리는 더 이상 과거의 바보가 아니다”라며 본인의 무역 정책을 옹호하는 발언을 늘어놨다. 중국 당국 역시 같은 날 발표한 무역협상 관련 백서에서 “미국이 최근 중국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한 것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양측 모두에 악영향을 준다”고 비난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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