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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악인전' BA엔터 장원석 대표 "지치지 않고 꾸준히 달리고 싶다" [엑's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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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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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5월을 넘어 6월까지, 올 한 해 역시 누구보다 바쁘게 보내고 있는 이가 있다. 5월 15일 '악인전'(감독 이원태)에 이어 6월 19일 '롱 리브 더 킹:목포 영웅'(감독 강윤성) 개봉을 앞두고 있는 제작사 BA엔터테인먼트 장원석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최종병기 활'(2011), '내가 살인범이다'(2012),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2012), '끝까지 간다'(2013), '집으로 가는 길'(2013), '악의 연대기'(2015), '터널'(2016), '범죄도시'(2017), '대장 김창수'(2017), '기억의 밤'(2017), '성난 황소'(2018)에 이어 '악인전'과 '롱 리브 더 킹:목포 영웅'의 제작까지, 수많은 필모그래피가 1996년 '박봉곤 가출 사건'의 제작부로 영화계에 발을 딛은 후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한 길을 달려온 장 대표의 지금을 대변해준다.

장 대표를 5월 15일 '악인전' 개봉 하루 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그리고 지난 달 폐막한 제72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된 '악인전'의 공식 상영 다음 날인 23일 열렸던 한국 취재진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짧게 만나 근황을 물을 수 있었다.

장 대표는 개봉을 하루 앞두고 인터뷰를 진행하는 도중에도 쉴 새 없이 울려대는 휴대전화 속 연락들을 확인하며 "모든 영화 제작자들이 개봉 하루 전에는 똑같은 심정일 것이에요. 기도하는 마음이죠"라며 부득이하게 끊길 수밖에 없던 대화에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또 일주일이 지난 뒤 '악인전'의 공식 상영 다음날, 프랑스 칸 현지에서 국내 관객 200만 명을 돌파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는 "이제 한숨 돌렸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200만 명 정도였던 손익분기점을 살짝 언급하며 개봉 전에도 "개봉 때가 모든 과정을 통틀어 가장 힘들어요. 흥행은 귀신도 모른다고 하잖아요. '악인전'을 200만 명의 관객이 본다면, 저희는 웃을 수 있어요"라고 조심스러워하던 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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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석 대표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인 '악인전'을 언급하며 "사실 처음에는 15세 등급을 받고 싶었죠"라고 고백했다.

"시기적인 것도 있었어요. 5월이 가정의 달이잖아요. 보통 5월에는 가족들이 모두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들이 주로 소개됐는데, 그 영화들 중 유일한 청불 등급으로 차별성을 가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가정의 달 속 어른들을 위한, 어른들만을 위한 영화로 가는 것도 좋을 것 같았죠"라고 덧붙였다.

장 대표는 누구보다 영화를 관람하는 관객들, 소비자 입장에서 영화를 바라보기 위해 노력한다는 마음도 전했다. 필모그래피 속, 개성 있는 작품으로 흥행작들을 배출해낸 것에 대해 "노하우라기보다는, 예비 관객들에게 영화를 많이 보여주고 그 분들의 얘기를 청취해서 후반작업할 때 그 반응들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관객의 리액션은 항상 정확하다고 보거든요"라는 소신을 말하기도 했다.

'악인전'도 그런 장 대표의 고민과 노력의 결과물 중 하나다. 칸국제영화제 현지에서도 '악인전'을 소개할 때 끝없이 울려 퍼졌던, 영어 제목 'The Gangster, The Cop, The Devil'도 이원태 감독이 생각한 바탕 속, 장 대표의 아이디어가 더해지며 완성된 제목이다.

장 대표는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같은 영화를 좋게 봤었어요. 우리 영화가 갱스터와 형사, 연쇄살인마가 나오니까 그런 식으로 지어보면 어떨까 했고, 그래서 완성된 제목이죠. 제목이 정말 중요하잖아요. 촬영 중간에도 더 좋은 제목이 없을까 스태프들과도 작은 현상금을 걸기도 하면서 이렇게 저렇게 고민했었는데, 결국 '악인전'이 됐죠"라며 웃었다.

힘듦과 즐거움의 교차 속, 그래도 장 대표에게는 즐거움으로 더 기억하고 싶던 시간들이었다. 장 대표는 "이원태 감독님과 1박 2일로 시나리오 작업을 하러 갔을 때가 있어요. 그 때가 떠오르고, 또 마동석 선배님이 출연한다고 결정해줬을 때, 그 때가 정말 즐거웠죠"고 떠올리며 한 번 더 미소를 보였다.

'악인전'이 기존 한국 영화에서 소개됐던 작품들과 비슷한 결이라는 일각의 의견에 대해서도 장 대표만의 생각을 밝혔다.

'우리 영화는 보편적이고, 쉽게 따라갈 수 있는 이야기다'라고 말한 장 대표는 "그 말의 뜻은,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이야기라는 것이거든요. 물론 아주 새롭고 신선한, 그런 면에서는 조금 떨어질 수 있지만 관객 분들이 극장에서 주로 즐기는 범죄액션 영화이기 때문에 가볍게 보시기에 좋을 것 같았어요. 기획할 때부터 그런 면이 시장에서 어필할 수 있는 포인트라고 생각했죠. '지겹다'고 하는 분들의 의견도 받아들이지만 형사와 연쇄살인마, 갱스터가 한꺼번에 나온 영화는 아마 외국 영화에도 없을 것인데, 그 부분에서 분명히 새로운 지점이 있을 것이라 봤죠. '승부 해 볼 만하다'라는 표현으로 설명하는 것이 맞을 것 같아요"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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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대표의 바람대로 '악인전'은 개봉 후 3일까지 330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 꾸준히 상영 중이다.

제작자로의 자신의 역할 역시 확실하게 인지하기 위해 매 순간 생각을 되새기고 있다.

장 대표는 "사실 영화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어떤 커뮤니케이션의 문제가 생기지 않으면, 제작자로서 크게 나서거나 작품에 관여하거나 하는 일들이 많지는 않거든요. 시나리오, 캐스팅 단계까지 문제 없으면 촬영 때는 관여할 수가 없죠.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잖아요. 후반작업 때 이런저런 의견을 줄 수는 있지만요. 제작자는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고 그것을 책임지는 일이니까 책임 질 일이 생길 때 적극적으로 나서고 어떤 갈등이 생길 때 그것을 잘 봉합할 수 있어야죠. 그것들이 중요한 것 같고, 또 기본적인 약속이라는 것이 있잖아요? 촬영 기간이라든지 예산, 그런 약속들을 잘 지키려고 해요. 그래도 걱정이 생길때는 프로듀서와 대화를 많이 하려고 하죠"라고 말을 이었다.

빠르게 돌아가는 상황 속, 때로는 얼굴을 찌푸리고 언성을 높일 법한 일에도 늘 한결같은 감정을 유지하는 장 대표의 마인드컨트롤도 꾸준함에 한 몫을 더하고 있다. 지금까지 그랬듯이, 앞으로도 계속 영화와 함께 하는 삶을 이어가고 싶다는 마음도 변함없다.

장 대표는 "어떤 일이든 힘들지 않은 것은 없잖아요. 일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힘든 것이죠"라고 너털웃음을 지으며 "그렇게 받아들이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좀 더 수월하게 생각할 수 있게 돼요. 감내해야죠. 저는 저희 영화에 참여한 모든 분들, 크레딧에 나오는 모든 분들이 동료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역할의 크고 작음은 다를 수 있겠지만, 늘 고생하시고 수고했다는 마음은 똑같죠. 지금까지는 질리지 않고 있는데, 앞으로도 지치지 않고 계속해서 이 일을 하고 싶어요"라며 의지를 다졌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 박지영 기자,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키위미디어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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