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열린 2020년도 최저임금 심의 관련 공청회에서 이동훈 한국노총 금융노조 금융안전지부 위원장(가운데)이 발언하고 있다.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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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앞두고 열린 공청회에서 노동자와 영세자영업자 모두 어려움을 호소했다. 노동자들은 최저임금 인상 효과가 현장에 제대로 나타나지 않는다고, 자영업자들은 지불능력에 점점 한계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들은 입을 모아 최저임금 정책을 보완할 수 있는 정부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5일 서울 장교동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열린 '2020년 최저임금 심의 관련 공청회'에서 노동자들은 최저임금 인상이 현장에서 저소득 근로자들에게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서 증언했다.
신입이 선배보다 많이 받는 역전현상
금융산업노조 한국금융안전 지부장 이동훈씨는 "직원들이 지난해 최저임금 16.4% 인상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산입범위가 개편되면서 상여금으로 기본급을 메우고, 갓 들어온 직원의 임금이 고연차 호봉제 직원보다 높아지는 역전현상까지 나타났다"며 "최저임금 인상을 환영하지만 후속 대책이 동반되지 않으면 피해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씨는 "최저임금은 노동자에게 최소한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시행하는 정책인데 노동자의 피해가 계속 발생하면 취지와 맞지 않고 노동자가 더 반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무작정 최저임금을 올릴 게 아니라 하도급 업체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정부의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마트에서 일하는 박상순씨는 "최저임금은 올랐지만 인력이 줄어들어 죽어라 일하기 때문에 월급이 인상됐다는 느낌이 없다"며 "그나마 직영 노동자는 노조가 있어서 최저임금 인상 무력화 꼼수의 피해를 덜 받지만, 협력업체에서 일하는 분들은 인력 줄이고, 무급 휴게시간을 늘리는 등의 피해를 입는다"고 말했다.
아직 최저임금액이 저소득 근로자들에게 충분한 수준이 아니라는 주장도 나왔다. 잠시 쉬는 알바노동자라고 소개한 박종우씨는 "같이 일하는 알바생들에게 물어보면 하나 같이 적정한 최저임금으로 1만원대를 얘기한다"며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돈을 모아 짧게라도 여행을 갈 수 있겠다고 꿈꾸듯이 얘기할 정도로 여유 없는 분들이 많다"고 전했다.
편의점 200만원도 못 번다
반면 편의점가맹정협회에서 나온 신상우씨는 "대외적 비용이 증가하고 경쟁이 심해지면서 월평균 소득 200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편의점이 많다"며 "지방의 경우 주휴수당 지급이 어렵다고 근로자와 얘기를 나눴음에도 근무중 주휴수당 미지급에 대해 고소·고발사건이 벌어지는 게 일상화가 됐다"고 토로했다.
신씨는 "이렇다보니 사용자는 주 15시간 이상 고용할 경우 범죄자가 될 각오를 해야한다"며 "사용자와 근로자의 불신을 넘어 사회적 갈등이 커지는데 이게 최저임금 부담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신씨는 "자영업자에게 건물주가 프랜차이즈 본사가 문제라면 최저임금 인상과 별개로 갑질을 제재하는 게 순서"라면서 "순서를 지키지 않고 최저임금 부작용이 발생하니 전체적인 문제로 말하는 건 논점을 일탈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근재 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은 "올해 4~5월 소상공인과 근로자들에게 물어봤더니 3곳 중 1곳의 사업장이 근로자를 줄이고, 근로자 중 절반도 근로시간이 줄었다고 답했다"며 "최저임금이 지속적으로 오를 것에 대비해 사업주 7.1%가 인력 감축을 고려하고, 21.5%가 가족경영 등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민중"이라고 전했다.
사업주 양극화…실습생마저 기피
조옥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근로개선지도과장은 "서울청에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현장 대응방향 간담회를 열어보면 숙박업 등에서 근로시간을 조정하고 가족노동으로 대체하거나, 편의점에서 주휴시간 지급 의무가 없는 15시간 미만 쪼개기 알바를 고용하는 경우가 보인다"며 "매출이 낮아도 최저임금과 임대료가 오르면서 신규직원과 경력직의 임금 차이를 유지하기 어렵기에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방청객에 앉아있던 오모씨는 "저도 사용자측 입장이지만 아들딸 같은 사람들 급여 많이 올려주고 싶은데 지불능력에 한계기 있다"며 "사업주들 역시 대기업과 소상공인으로 양극화됐다"고 말했다. 오씨는 "더개 대기업과 연매출 5억 미만의 작은 업장을 함께 최저임금을 올리는 게 문제"라며 "지급능력이 부족한 소규모 업장은 사회적으로 임금을 보장해줘야 사업주가 최저임금 실습생을 기피함으로써 생기는 고용률 저하를 막을 수 있다"고 바라봤다.
공청회를 둘러본 박준식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은 "공청회를 통해 들은 다양한 현장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를 깊이 새겨 듣고, 앞으로 있을 최저임금 심의에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최우영 기자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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