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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연대 의대 교수 갑질 논란 "너는 멍들어도 싸" 수술기구로 수차례 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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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전경.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교수가 레지던트(전공의)들에게 '갑질'을 했다는 폭로가 나와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 병원은 문제의 교수와 레지던트들을 우선 분리 조치했다.

지난 5일 세브란스병원 등에 따르면 산부인과 4년차 전공의 12명 전원은 지난달 20일 A교수의 폭언과 폭행 등의 갑질 사례를 모아 탄원서를 학교에 제출했다.

이 탄원서에 따르면 A교수는 전공의와 전화 통화를 할 때 ‘바보 OOO’이라고 말하는 등 인격 모독성 발언을 일삼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A교수는 또 지난달 저녁 당직을 서던 한 레지던트가 환자 보고를 위해 전화했지만 받지 않았으며 이후 '지시 없이 환자에게 필요한 처치'를 했다며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도 확인됐다.

또한 전공의들은 이 환자를 레지던트 명의로 입원시키도록 하고 자신은 진료를 거부했다고 전공의들은 보았다.

A교수는 2015년 6월에도 전공의 폭행 사건으로 문제가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A교수는 수술기구로 전공의의 손을 수 차례 때리는 등 폭행과 폭언을 일삼았고 이에 교수회의가 열리기도 했다.

KBS가 입수한 다시 교수회의 회의록에서 이 피해 전공의는 "A 교수님 수술은 처음 들어가는 상황이어서 assist(보조)가 미흡하였고 수술 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수술 기구들로 손을 연속적으로 수차례씩 맞았다"라며 "그 와중에 수술 후반부엔 통증이 심하여 맞는 도중 손을 저도 모르게 피하게 되었는데 '너는 멍들어도 싸다'라는 말을 하며 때리기를 멈추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교수회의를 통해 A교수가 해당 전공의에게 사과할 것이 결정됐으나 A교수가 반발해 결국 다른 주임교수가 전공의들에게 대신해 사과의 마음과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이메일을 마무리됐다. 당시 피해자였던 전공의는 결국 수련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사건 이후에도 A교수의 폭언·폭행이 반복되자 전공의들이 결국 탄원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세브란스병원 측은 탄원서 접수 이후 A교수와 4년차 전공의가 수련과정에서 접촉하지 않도록 분리 조치했다고 밝혔다. 또 의과대학 차원에서 A교수에 대한 징계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뉴시스에 "탄원서가 제출된 것은 맞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병원 내 어디서든 전공의들과 교수가 만날 수 없게끔 지난달 31일부터 분리조치를 취했다. 탄원서는 분리조치 3~4일 전에 낸 것으로 보인다"며 "전공의들의 탄원서를 제출에 따라 (분리)조치가 취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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