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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5 (토)

크레인, 교각 지나 침몰현장 도착… "9일 선체 인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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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체에 와이어 감는 작업 끝내야 크레인으로 인양할 수 있어… 한국인 실종자 시신 11구 수습

지난달 29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한국인 33명을 태우고 침몰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호의 선체 인양이 임박했다.

7일(현지 시각) 헝가리 대테러청(TEK)은 선체를 끌어올릴 수상(水上) 크레인 '클라크 아담호'를 이날 오후 3시(한국 시각 오후 10시)쯤 사고 지점인 머르기트 다리 밑까지 이동시키는 데 성공했다. 클라크 아담호는 지난 5일 사고 지점에서 북쪽으로 5㎞ 떨어진 곳까지 왔지만, 다뉴브강 수위가 높아 머르기트 다리의 상류 방향에 있는 아르파드 다리를 통과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날 헝가리 측은 아르파드 다리의 타원형 교각 아래에서 가장 공간이 많이 확보된 지점을 정확하게 클라크 아담호가 지나갈 수 있도록 예인선이 유도하는 방식을 사용해 무난하게 통과시켰다. 한국 측 신속대응팀은 "큰 기대 없이 시도해봤는데, 생각보다 무리 없이 진행되자 곧바로 머르기트 다리까지 이동시켰다"고 했다.

가장 큰 난제로 꼽힌 수상 크레인 이동이 해결됨에 따라 인양에 속도가 붙게 됐다. 헝가리 대테러청은 오는 9일 허블레아니호 선체를 들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클라크 아담호는 200t을 들어올릴 수 있다. 허블레아니호 선체는 52t이며 내부에 가득 찬 물까지 합쳐 70~80t 정도다.

클라크 아담호가 현장에 도착했는데도 곧바로 인양할 수 없는 이유는 허블레아니호 선체에 와이어(강철 케이블)를 감는 작업에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7일 헝가리 잠수요원들은 와이어 작업을 진행하기에 앞서 선체 밑에 파이프 4개를 집어넣었다. 이후 9일까지 파이프 안쪽으로 두꺼운 강철 케이블을 넣어 선체를 감는 작업을 마칠 계획이다. 선체를 들어올리는 순간 빠른 물살에 의해 유실물이 생기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허블레아니호 출입구에 그물을 설치하는 작업은 8일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양국 공동 구조대는 선체를 인양하면 곧바로 바지선에 올려놓은 뒤 내부 수색을 통해 시신을 수습할 예정이다.

6일까지 한국인 실종자 중 11구의 시신이 수습되면서 전체 한국인 승선자 33명 중 25명의 생사가 확인됐다. 사망자가 18명, 실종자는 8명이다. 나머지 7명은 사고 당일 구조됐다. 7일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 시신 4구에 대해 유가족들이 현지에서 화장(火葬)을 하기 시작했다. 화장을 끝낸 가족들은 유골과 함께 9일쯤 귀국할 예정이다.





[부다페스트=손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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