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측 추산 103만명 모여…1997년 中 반환 후 최대
반중 인사·인권운동가 등 송환 가능성 우려
범죄인 인도 법안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들이 10일 홍콩섬 하코트 로드에서 경찰과 대립하고 있다. 이번 시위에는 홍콩 시민 7명 중 1명 꼴인 103만명(주최측 추산 기준)이 모였다.[AFPBB 제공] |
[베이징=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홍콩에서 100만여 시민이 참가한 대규모 시위가 9일 오후부터 10일 아침까지 이어지고 있다. 홍콩 시민들은 정부가 중국으로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는 법안을 추진하자 지난 1997년 중국 반환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시위를 열고 격렬하게 반대의 뜻을 표명하고 있다.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시위대는 전날 오후 3시부터 약 10시간 동안 빅토리아공원에서 시작해 애드미럴티의 홍콩 정부청사와 의회까지 행진을 벌였다.
홍콩 시내를 뒤덮은 시위대는 노란 우산을 들고 “범죄인 인도 조약에 반대한다”, “캐리 람(홍콩 행정장관)은 물러나라”는 구호를 외쳤다. 노란 우산은 홍콩 민주화 시위의 상징이다.
10일 오전 1시께에는 홍콩섬 중심부인 하코트 로드에서 경찰과 100여명의 시위대와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위대와 경찰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시위에 참여한 규모는 주최 측 추산 103만명, 경찰 추산 24만명에 이른다. 주최 측 추산대로라면 홍콩인 7명 중 1명이 시위에 참여한 꼴로 지난 1997년 중국으로 반환된 뒤 최대 규모이기도 하다.
이들은 중국 정부가 범죄인 인도조약을 통해 홍콩의 반중 인사나 인권운동가를 본토로 송환하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범죄인인도’는 외국에서 그 국가의 법을 위반한 범죄인이 도망해온 경우, 외국 정부가 요청한다면 범죄인을 체포해 인도할 것을 약속하는 조약이다. 지난 1997년 중국에서 주권을 반환하고 자치권을 획득한 홍콩은 범죄인 송환 국가를 일부 제한해왔다.
하지만 친중파인 캐리람 장관은 ‘범죄인 인도 법안’을 추진 하고 있어 12일 홍콩 입법위원회는 이 법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홍콩은 홍콩으로 숨어든 범죄인을 중국 본토나 대만, 마카오 등의 요구에 따라 인도할 수 있게 된다.
국제사회의 반대도 이어지고 있다. ‘범죄인 인도 법안’ 반대 시위는 영국 런던, 호주 시드니, 미국 뉴욕 등 세계 26개 도시에서 동시에 벌어졌다.홍콩의 마지막 총독을 지낸 영국의 정치인 크리스 패튼은 “홍콩의 범죄인 인도 법안은 홍콩의 안정과 안보, 국제적 무역 허브라는 위상에 끔찍한 타격을 줄 것”이라며 “홍콩의 법치주의와 공산주의 중국의 법적 개념 사이를 구분하는 방화벽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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