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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3 (일)

[속보] 고유정 前 남편 혈흔서 '졸피뎀' 검출…"수면제 먹인 뒤 계획 범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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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지난달 28일 오후 3시 25분쯤 고유정이 제주의 한 마트에서 표백제와 배수관 세정제, 박스테이프 등을 환불하고 있다. /제주동부경찰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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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전(前) 남편 펜션 살해 사건’의 피해자 강모(36)씨의 혈흔에서 수면제 성분이 검출됐다. 피의자 고유정(36)이 경찰 조사에서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던 것과 배치되는 증거가 또 나온 것이다.

제주동부경찰서는 10일 ‘제주 전(前) 남편 펜션 살해 사건’의 피해자 강씨의 혈흔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다시 분석한 결과 수면제의 일종인 ‘졸피뎀’ 성분이 검출됐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고유정이 제주에 들어오기 전날인 지난달 17일 충북 청원군 한 병원에서 감기 증세로 수면제를 처방받고, 인근 약국에서 수면제를 구입한 사실을 확인했다.

앞서 경찰은 피의자의 차량에서 압수한 이불에 묻어 있던 피해자의 혈액을 국과수로 보내 약독물검사를 요청했다. 그러나 혈액이 미량이라 약독물이 검출되지 않는다고 국과수는 1차 의견을 냈다. 이후 경찰이 재감정을 의뢰했고, 국과수가 정밀 재감정을 진행해 수면제 성분이 혈액에 있었음을 확인한 것이다.

당초 경찰은 고유정과 강씨의 체격 차이가 커 고유정이 범행 전 약독물을 사용해 강씨를 무력화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고유정은 키 160cm, 몸무게 50kg가량인 반면, 강씨는 키 180cm, 몸무게 80kg의 건장한 체격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고유정은 범행 전 자신의 휴대폰으로 ‘니코틴 치사량’ 등을 다수 검색했다는 점에서 약독물을 이용해 강씨를 살해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에 힘이 실렸다. 하지만 1차 검사에서는 약독물이 검출되지 않아 범행 경위에 대한 의문이 증폭됐었다. 하지만 재분석 결과 졸피뎀 성분이 검출됨에 따라 강씨가 사전에 수면제를 먹인 뒤 거구의 전 남편을 계획 살인했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경찰 관계자는 "고유정은 감기 증세로 수면제를 처방 받고 구입한 사실은 있다고 하면서도 그 후 사용처 등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피해자의 혈흔에서 수면제 성분이 나온 것으로 봐서는 피해자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고유정은 그동안 경찰조사에서 "(피해자인 전 남편이) 성폭행하려고 해 우발적으로 저지른 일"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범행에 앞서 제주시의 한 마트에서 범행도구를 구입하는 폐쇄회로(CC)TV 영상이 확인됐고, 피해자의 몸에서 수면제 성분까지 검출된 만큼 경찰은 ‘계획범죄’에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고유정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오는 12일쯤 사건을 검찰로 넘길 방침이다.

[제주=오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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