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을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 등으로 구속돼 신상정보 공개가 결정된 고유정(36)이 지난 7일 제주시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진술녹화실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 |
'제주 전 남편 살해사건'의 피해자 A씨(36)의 혈흔에서 수면제 일종인 졸피뎀이 발견돼 피의자 고유정(36)의 범행 수법과 관련한 실마리가 풀릴지 주목된다.
제주동부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고유정의 차량에서 채취한 전 남편 A씨 혈흔을 분석한 결과 졸피뎀이 검출됐다는 결과를 받았다고 10일 밝혔다.
그동안 왜소한 체격의 고유정이 180㎝가 넘는 전 남편을 어떻게 살해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 제기돼 왔다. 이에 이번 졸피뎀 검출로 살해 방법과 관련한 수사가 진척될 것으로 예상된다. 졸피뎀은 불면증의 단기 치료에 사용되며 효과가 빠른 약물이다.
고유정은 지난달 25일 제주도 무인펜션에서 A씨를 살해하고, 그의 시신을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그보다 8일 앞선 지난달 17일 고유정은 충정도 청원군의 한 병원에서 졸피뎀 성분의 수면제를 처방받고 인근 약국에서 해당 수면제를 샀다.
고씨가 전 남편을 계획적으로 살해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 증거는 다수 파악된 상태다. 고유정은 A씨를 만나기 사흘 전인 지난달 22일 밤 11시쯤 제주시 한 마트를 찾아 흉기와 청소도구 등을 구매한 모습이 CCTV에 포착된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고유정은 우발적인 살인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며 "피의자는 완전범죄를 꿈꿨으며 최대한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고 엄청난 노력을 했다"고 전했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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