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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유진박, 사기 모르고 있었다…'앵벌이한다' 제보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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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전자 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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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의 사기 피해를 추적한 MBC PD가 "유진박은 아무 것도 모르고 있었다"고 취재 후기를 전했다. 'MBC 스페셜'의 성기연 PD는 10일 MBC 라디오 '이승원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에 출연해 "유진박과는 지난 2013년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를 찍을 때 만났었다"면서 "이번에도 (유진박에 관련한) 다큐를 한다고 하니 (매니저 사기에 대한) 제보가 들어왔다"고 사건을 조명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성 PD는 유진박에게 사기 피해를 입힌 매니저에 대해 "매니저 활동으로만 본다면 워낙 잘했다"면서 "평판도 좋았고 유진박 본인은 불편함이 없었다"고 전했다.

유진박은 그런 매니저에게 의존했다. 매니저가 내민 서류가 어떤 서류인지도 모른 채 사인을 할 정도였다. 성 PD는 "매니저가 유진박 명의로 사채를 썼고 상속 부동산과 재산을 임의로 처분했다. 유진박이 직접한 것도 있고 대리로 한 것도 있다"면서 "유진박은 행정, 사무적인 것을 일체 모른다. 매니저가 필요하다고 하면 사인을 한 것이다. (유진박은) 무슨 서류에 사인을 했는지도 몰랐다"고 유진박의 피해 상황에 대해 이야기했다.

성 PD는 또 유진박이 조울증이 있어 법적·의료적 도움이 필요해 서울시 장애인인권센터와 공익법률법인에 도움을 청했다면서 "성년 후견인 신청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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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정확한 피해 규모는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확인된 자금 유용 규모만 7억원 이상이다. 성 PD는 "추가적으로 밝혀질 수도 있다"며 "(매니저) 본인이 기억하지 못해 규모가 어느정도 일지 모른다"고 설명했다. 성 PD는 "매니저가 순순히 잘못을 시인했다. 죗값을 달게 받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성 PD는 사기 피해를 조명하게 된 자신의 프로그램에 대해 "다큐멘터리 부서인데 내용이 'PD수첩'처럼 됐다"며 "(유진박 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휴먼다큐'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유진박의 삶이) '트루먼쇼'의 현실 버전 같더라"며 "본인은 자신이 (미디어에) 어떻게 노출되는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유진박은 아무것도 모르니 잘 살고있었다. '너의 세계는 가짜'라고 알려줘야하는데 굉장히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방송에서 제작진은 유진박이 '앵벌이'를 한다는 믿을 수 없는 제보를 받았다고 했다. 제보자들은 "지금 (유진박에게) 돈이 하나도 없다"며 새로운 매니저 밑에서 '노예 생활'을 하고 있다고 했다. 발신자는 "유진박이 공연을 하고도 출연료를 한 푼도 받지 못하고 노예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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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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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서울시장애인인권센터는 유진박의 현 매니저 김모(59)씨를 사기와 업무상 배임·횡령 등 혐의로 지난달 23일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 남부지검은 서울 강서경찰서에 수사를 지휘해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유진박은 미국 명문 줄리아드음대를 졸업하고 1990년대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로 불리며 국내외에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이후 우울증과 조울증을 앓는 등 심신이 쇠약해지면서 일부 업계 관계자들이 그를 폭행·감금하고 착취를 일삼았다는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이번에 고발 당한 매니저 김씨는 유진박이 1990년대 전성기를 누릴 때 그를 도왔던 인물로 알려졌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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